상사 추행에 “자리 한 칸 옮겨라”…피해 키우는 직장내 성폭력
[앵커]
앞서 본 두 사건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같은 회사를 다녔던 한 때 직장 동료가 스토킹 가해자가 됐단 겁니다.
전주환은 피해자의 현 근무지 정보를 회사 전산망에서 알아내 범죄에 이용하기도 했죠.
직장 내 성폭력은 이렇게 2차 가해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회사의 미온적 대응으로 피해가 커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어서 정해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 모 씨는 입사 두 달도 안돼 지우고 싶은 경험을 했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상사가 부적절한 접촉을 해온 겁니다.
[이○○/직장 내 성추행 피해자/음성변조 : "손이랑 이렇게 다리를 계속 번갈아 가면서 만졌어요. 제 목덜미 이렇게 끌어당기면서 입맞춤을 두 번..."]
고민 끝에 사측에 알렸지만, '재택 근무' 제안이 사실상 해결책의 전부였습니다.
가해자인 상사는 피해자의 자리를 한 칸 옆으로 옮기라고 제안했습니다.
이 씨는 결국 퇴사했습니다.
[이○○/직장 내 성추행 피해자/음성변조 : "조치를 해야될텐데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았으니까 퇴사 의사를 밝혔고."]
상사에게 성폭행 당할 뻔 했다고 회사에 신고한 대한항공 직원 A 씨.
사측은 징계위도 열지 않고 가해자를 조용히 퇴직 처리했습니다.
A 씨는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1,2심 모두 이겼지만, 사측은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긴 소송전이 진행되는 동안, A 씨는 2차 피해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대한항공 피해자/음성변조 : "제가 품행이 나쁜 직원으로 낙인이 찍혀서 (동료들이) 같이 어울리는 거 자체를 회사의 눈치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직장 내 성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즉시 분리하기 어렵고 사내 소문 등 2차 피해의 우려도 큽니다.
하지만 현행 스토킹 방지법에는 사업주가 근무 장소를 변경할 수 있다고만 돼있을 뿐, 의무 규정은 없습니다.
[최수영/서울여성노동자회 고용평등상담실장 : "직장 내 성희롱이 우리 회사에서 발생하면 안된다는 회사의 의지가 있어야 되는데 개인의 일탈로 발생한 성희롱 사건으로 보고..."]
직장갑질 119 설문조사 결과, 직장 내 성희롱을 경험했다는 260명 중 신고했다는 사람은 8명 뿐.
신고하지 않은 이유의 63%가량은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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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주 기자 (sey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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