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우주 보냈던 러 액체엔진 기술, 이번엔 북한 전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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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한 정상회담에서 북한 군사정찰위성 개발을 돕겠다고 밝히면서, 북-러 위성 협력이 어떻게 이뤄질지 관심을 모은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14일 "북한이 우주발사체에 이상이 생겨 지난 5월, 8월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했는데, 러시아 기술자가 북한에 가서 우주발사체 기술 지도를 해주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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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한 정상회담에서 북한 군사정찰위성 개발을 돕겠다고 밝히면서, 북-러 위성 협력이 어떻게 이뤄질지 관심을 모은다. 러시아 기술진이 방북해서 우주발사체 기술을 전수하거나, 위성용 고성능 카메라를 제공해 위성 본체의 성능 향상을 돕는 등의 방법이 거론된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14일 “북한이 우주발사체에 이상이 생겨 지난 5월, 8월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했는데, 러시아 기술자가 북한에 가서 우주발사체 기술 지도를 해주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성을 싣고 우주 궤도까지 밀어올리는 우주발사체에는 대부분 액체 엔진을 사용한다. 러시아는 세계적인 수준의 액체 엔진 기술을 갖고 있다.
지난 13일 김정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시찰하면서 ‘안가라’ 로켓의 조립 과정, 발사 원리 설명을 받아 적고 질문도 여러 차례 했다. 러시아가 안가라 로켓을 북한에 제공할 수도 있지만, 북한이 2차례 군사정찰위성 발사 때 자체 개발한 ‘천리마 1형’ 발사체를 사용해, 로켓을 러시아로부터 도입할 가능성보다는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안가라 로켓은 2013년 발사에 성공한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의 1단과 같은 엔진이다. 2002년 한국이 우주로켓 개발에 나섰지만 미국은 외면했다. 당시 경제형편이 어려운 러시아가 돈을 받고 우주 기술을 한국에 넘겨줬다. 당시 한국은 액체로켓 엔진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러시아 연구소를 찾아 액체로켓 설계 기술을 자문받고, 완성한 13톤 액체 엔진을 러시아 연구소에 가지고 가서 연소실험도 했다. 지난해 6월 발사에 성공한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의 75톤 로켓 엔진은 러시아의 액체로켓을 사실상 리버스엔지니어링(부품을 해체해 역설계)한 결과였다.
러시아가 지난 20년간 한국에 알려준 우주발사체 관련 기술과 관련 시험설비, 운영 노하우 등을 이번에는 북한에 넘겨준다면, 남북이 러시아 우주기술을 공유하는 셈이 된다.
하지만 위성용 우주발사체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기술적으로 동일해, 북한에 이 같은 기술 지원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위반이라는 국제사회의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북한의 정찰위성 본체 성능 향상을 도울 수도 있다. 위성용 카메라는 대북제재 위반의 정치적 부담이 우주발사체보다는 덜한 만큼, 러시아가 정찰위성에 사용하는 고성능 카메라 등을 북한에 제공할 수도 있다.
우리 군은 지난 5월 북한 정찰위성 발사 실패 이후 서해에 추락한 북한 위성 본체(만리경 1호)를 인양해 분석한 뒤, “탑재된 사진기 성능이 떨어져 정찰위성으로서의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고 평가한 바 있다.
러시아가 이참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북한에 줄지는 분석이 엇갈린다. “러시아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의 유지, 강화를 핵심적 국가이익으로 규정하고 있고 단기적 관점에서 북한에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직접 지원할 가능성은 미미하다”(지난 8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보고서)는 의견이 있다. 이와 달리 신승기 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하고 있는 러시아가 북한을 이용해 동북아 안보 불안을 해소하려면, 북한에 대륙간탄도미사일 재진입 기술을 넘겨줘 미국을 견제하려고 할 것”이라고 짚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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