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자 55.6%가 외국인 가사근로자 자격으로 경력 중시"
노동부, 외국인 가사인력 도입 시범사업 앞서 설문조사 실시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국민 10명 중 5명 이상이 외국인 가사근로자를 고용할 때 경력을 우선시하고, 평균적으로 외국인 가사서비스 활용도를 높게 본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코리아데이타네트워크는 지난달 10∼22일 외국인 가사근로자 시범사업에 참여할 의향을 가진 19세 이상 기혼자 1천44명을 상대로 외국인 가사 인력에 대한 현장 수요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가사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나 이용할 때 불편한 점을 해결하는 데 외국인 가사서비스가 도움이 되겠느냐는 질문에 미이용자는 5점 만점에 평균 3.56점, 이용자는 평균 4.06점을 줬다.
외국인 가사근로자에게 가장 중요한 자격요건을 물었을 때는 '가사근로자 경력'이라는 응답이 55.6%로 가장 많이 나왔다. '직무 관련 자격증 소지 여부'(22.1%), '한국인 이용자와의 언어소통 능력'(17.2%), '학력 수준'(5.1%) 등도 언급됐다.
구체적으로는 '3년 이상' 경력이 있고 '고졸' 이상 학력을 보유한 외국인 가사근로자를 희망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 78.2%는 중급 이상 한국어 능력을, 응답자 72.0%는 중급 이상 영어 능력을 요구했다.
서비스 분야별로 보면 '청소·세탁·주방일 등 가사 관리'에 대한 수요가 60.5%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가사 관리와 보호·양육을 결합한 서비스'(29.3%), '아이 돌봄 등 보호·양육'(10.2%) 순이었다.
지불의사 가격에 대한 질문에는 시급을 기준으로 1만∼1만2천원이 35.1%로 가장 많았다. 이어 1만4천∼1만6천원이 27.0%, 1만2천∼1만4천원이 25.9%였다. '1만원 미만'은 선택지에 없었다.
가장 선호하는 외국인 가사근로자 출신 국가로는 필리핀(37.4%)이 꼽혔다. 베트남(30.3%), 태국(14.8%), 중국(9.1%)이 뒤를 이었다.
특정 국가를 선호하는 이유를 묻는 말에는 '해당 국가 출신자가 많아서 익숙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47.8%로 가장 많았다.
'영어 등의 의사소통 가능성이 높기 때문'(28.6%)이라거나 '해당 국가 출신자가 이미 해외에서 가사근로자로 많이 일하고 있기 때문'(21.1%)이라는 응답도 있었다.
외국인 가사서비스를 활성화하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는 '신원 검증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응답이 52.4%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서비스 품질 확보를 위한 직무·언어교육이 선행돼야 한다'(22.5%), '서비스 불만족·사고 발생 시 대응 및 책임 소재가 명확해야 한다'(17.0%)는 의견도 있었다.
윤건영 의원은 "(가사근로자를 고용할 때 발생하는) 가계 부담을 얼마나 덜어주느냐가 관건"이라면서 "(외국인 가사서비스가) 현장 수요가 절실한 곳에 제대로 적용될 수 있도록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앞서 노동부는 올 하반기 중으로 외국인 가사근로자 100명을 서울에 시범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가사근로자는 국내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최저임금을 적용받는다.
외국인 가사근로자는 고용허가제를 통해 비전문 취업비자(E-9)를 발급받아 국내로 들어올 예정이다.
다만 가사·육아에 대한 경력과 지식이 있고, 한국어나 영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 국내로 들어올 수 있으며, 정신질환자, 마약류 중독자, 범죄 이력이 있는 사람은 선발되지 않는다.
외국인 가사·육아 근로자 도입이 검토되는 것은 육아 부담은 계속 증가하는데, 한국인 가사 도우미 종사자는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한국인 가사·육아도우미 취업자는 2019년 15만6천명에서 작년 11만4천명으로 26.9% 감소했다. 남은 종사자 가운데 92.3%가 50대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감소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조만간 (가사서비스 제공) 인증기관을 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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