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분양권 못 파나…또 멀어진 실거주 의무 폐지

나원식 2023. 9. 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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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 국토위 소위에 상정…논의는 어려울 듯
"여야 평행선 여전"…오는 11월 소위 재상정 가능성
전문가 "혼란 초래…정부, 야당 설득 노력 지속해야"

올해 초 정부가 공언한 분양 아파트 실거주 의무 폐지 방안이 사실상 물 건너 가는 분위기다. 관련 법안이 국회에 상정됐지만 논의가 지지부진한 영향이다. 여야 이견이 커 연내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관련 기사: '역전세'에 실거주 폐지 또 '보류'…둔촌주공 등 실거주해야 하나(5월 31일)

이에 따라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등 일부 단지들은 분양권 전매제한은 풀리지만 실거주 의무 제도가 유지돼 거래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애초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막겠다며 규제 완화를 약속한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야당을 설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본격 논의조차 못해…여야 평행선 여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과 공공재개발사업 일반분양 주택의 실거주 의무 폐지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이 오는 20일 법안소위에 상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법안은 상정하지만 실제 논의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다.

앞서 국토위는 지난 13일 법안소위를 열어 1기 신도시 등 노후계획도시 정비를 위한 특별법 제정안과 수해 대책 후속 법안으로 상정한 건축법 개정안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하지만 두 법안 모두 소위 통과가 불발하면서 20일 법안 소위에서 재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위 관계자는 "주택법 개정안의 경우 상정이 되긴 하겠지만 다른 현안이 많아 의미 있는 논의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아직 실거주의무 폐지와 관련해 여야의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론이 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일 법안소위에서 통과하지 못하면 오는 11월로 다시 논의가 미뤄지게 된다. 하지만 워낙 여야 이견이 커 연내는 물론 내년 총선 전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많다. 앞서 정부는 부동산 경착륙 완화 등을 위해 이 방안을 내놨지만, 야당 측은 거주 의무 폐지가 갭투자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보였던 더불어민주당의 부동산 정책 기조 등을 고려하면 실거주 의무 폐지 방안을 선뜻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어 그때까지 본격적인 논의가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연말 전매제한 풀리는 둔촌주공 분양권 거래 '불가'

앞서 정부는 올해 초 수도권 기준으로 최대 10년이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공공택지·규제지역과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3년, 과밀억제권역 1년, 그 외 지역 6개월로 완화한 바 있다. 이는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주택법 개정을 추진해 실거주 의무도 폐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거주 의무 폐지 방안이 국회에 계류되며 사실상 물 건너 가면서 이런 정부 공언을 믿고 분양 받은 이들은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당시 정부는 분양 시장 활성화하겠다며 이 방안을 내놨다. 청약 수요를 늘리겠다는 의도였다.

이에 따라 당장 올해 연말에 전매제한이 풀리는 분양권은 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의 경우 12월에 전매제한은 풀리지만 실제 거래는 막혀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 더욱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여론과 야당을 설득해 국민들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 공동대표는 "정부가 여론과 야당을 설득해 발표한 정책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정책의 신뢰도가 떨어져 국민들의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국회와 정부가 시장에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정부가 다소 섣부르게 입법이 필요한 정책을 추진한 면이 있지만, 이미 발표한 방안인 만큼 실제 폐지가 될 수 있도록 더 적극적으로 움질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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