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허위 인터뷰 의혹’ 뉴스타파·JTBC 압수수색… 尹대통령 명예훼손 혐의
백준무 2023. 9. 15. 06:05
기사 작성 기자 주거지 등 포함
본사 사무실 등 4곳 자료 확보
檢 ‘허위 인터뷰’ 보도 경위·공모 여부에 초점… 수사 속도전
대선 전 악의적 의도로 보도 판단
김만배·신학림 명예훼손 혐의 추가
양측 주고받은 금품 대가성 수사도
뉴스타파 기자 정보통신망법 적용
압수물 분석 이후 소환 조사 방침
김용진 “민주국가서 유례 없는 폭거”
본사 사무실 등 4곳 자료 확보
檢 ‘허위 인터뷰’ 보도 경위·공모 여부에 초점… 수사 속도전
대선 전 악의적 의도로 보도 판단
김만배·신학림 명예훼손 혐의 추가
양측 주고받은 금품 대가성 수사도
뉴스타파 기자 정보통신망법 적용
압수물 분석 이후 소환 조사 방침
김용진 “민주국가서 유례 없는 폭거”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씨의 ‘허위 인터뷰’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뉴스타파와 JTBC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은 이들 매체가 20대 대선에 개입하려는 목적에서 허위 보도로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부장검사)은 14일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울 중구 뉴스타파 사무실과 서울 마포구 JTBC 본사 사무실 등 4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압수수색 장소에는 해당 기사를 작성한 뉴스타파 한상진 기자와 봉지욱 기자(전 JTBC 기자)의 주거지도 포함됐다.
이번 압수수색은 20대 대선 직전인 지난해 2~3월 뉴스타파와 JTBC의 윤 대통령 관련 보도에 대한 경위와 공모관계 등을 확인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게 검찰 설명이다. 이들 언론사는 “윤 대통령이 2011년 검사 시절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수사 당시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에게 커피를 타 주고 범죄 혐의를 임의로 덮어줬다”는 취지로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김씨가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과의 인터뷰 직후 1억6500만원을 건넸다는 사실과, 당시 JTBC 소속으로 근무했던 봉 기자가 조씨로부터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이 없다’는 설명을 직접 듣고도 보도에 누락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도 배경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끝내는 대로 한 기자와 봉 기자 등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허위 인터뷰 당사자인 김씨와 신씨에 대해서도 기존 배임수·증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더해 명예훼손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공소시효(6개월)가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로 피해자의 처벌 의사가 확인돼야 기소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수사와 공판 과정에서 피해자 의사를 충분히 확인하고 수사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관련 법리나 적용 혐의에 대해선 수사팀에서 충분히 검토하고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한 기자와 봉 기자에 대해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드러내 명예훼손을 했다’는 정보통신망법 제70조2항을 적용했다. 검찰은 해당 보도가 대선에 개입할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조항이 적용되려면 ‘비방할 목적’이란 악의가 인정돼야 한다. 검찰은 이들이 ‘윤석열 커피’ 가짜뉴스의 진원지인 김씨 등 대장동 민간업자들을 인터뷰하거나 제보를 받은 뒤 윤 대통령을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퍼뜨렸다고 본다.
저지 뉴스타파 직원들이 14일 오전 ‘김만배 허위 인터뷰 의혹 사건’과 관련해 서울 중구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위해 회사를 찾은 검찰 직원들과 대치하면서 ‘지키자 뉴스타파’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언론의 기능에 대해서 전혀 무시하고 수사하는 게 아니다”라며 “해당 보도가 대선 직전에 악의적인 부분을 갖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대선 사흘 전인 지난해 3월 6일 뉴스타파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김씨는 “자신이 조씨에게 박영수 전 특검을 소개해줬고, 박 전 특검을 통해 검찰 수사를 무마시켰다”는 취지로 말했다. 당시 대검찰청 과장이었던 윤 대통령이 조씨에게 “네가 조우형이야?”라고 물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JTBC도 같은 해 2월 21일 대장동 민간업자인 남욱씨의 검찰 진술 조서 내용을 바탕으로 “2011년 2월 조씨가 검찰 조사를 받을 때 주임검사였던 윤 대통령이 커피를 타줬다”고 보도했다.
진입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여론조작사건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부장검사)이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한 마포구의 JTBC 사옥 1층 로비 안으로 사람들이 보이고 있다. 뉴스1 |
검찰은 이들 보도가 가짜뉴스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별수사팀 발족 직후 수사 당시 기록 등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당시 대장동 부분은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김씨 또한 검찰 조사 과정에서 “조금 센 사람처럼 보이려고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말했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JTBC 보도 근거가 된 남씨 역시 “당시 진술은 김씨로부터 들은 내용으로, 착각이었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개로 검찰은 김씨와 신씨가 주고받은 금품의 대가성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전날 신씨 저서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혼맥지도’를 출판한 A사 대표 박모씨와 감사 정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출판 과정에 대해 조사했다. 신씨는 A사 지분 23%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한편 이날 뉴스타파는 “언론 자유를 침해한다”며 검찰의 압수수색에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이 영장 집행을 시도하자 뉴스타파 직원들이 건물 출입구를 막고 대치하는 바람에 검찰은 2시간20분 만에야 건물 내부로 진입했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영장 집행 직전 “민주국가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폭거”라며 “무도한 윤석열 정권과 정권을 보호하는 정치검찰이 얼마나 악랄하게 언론을 탄압하는가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역사에 영원히 남을 치욕적인 언론 현장의 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봉 기자는 전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조씨가) 자기에게 불리한 얘기는 대부분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조우형의 인터뷰를 모든 걸 실어줘야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백준무·유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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