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시간 기다려 간신히 타”…철도노조 총파업 첫날 승객들 ‘발 동동’
“포항행 표 없어 동대구 가서 버스 타야”
대란 없었지만 곳곳서 “너무 불편” 호소
일부 지하철 지연… “한참 지나도 안 와”
“2시간을 기다려야 돼요. 이게 무슨 시간 낭비예요.”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총파업 첫날인 14일 서울역에서 만난 권모(83)씨는 전광판을 보며 허탈해했다. 전광판에는 오후 1시30분부터 오후 2시 사이 출발이 예정된 열차 6개 중 4개에 빨간 글씨로 ‘중지’라고 적혀 있었다.
권씨는 평소 서울에서 포항으로 KTX를 타고 간 뒤 포항에서 영덕으로 무궁화호를 탔지만, 이날은 표가 없는 탓에 우선 KTX를 타고 동대구로 간 다음 동대구에서 시외버스를 타야 했다. 권씨는 “뉴스를 보고 철도노조가 파업한다는 걸 알고 있긴 했지만, 너무 불편하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노조의 입장이 이해된다는 반응도 있었다. 병원 방문을 위해 서울을 찾은 김모(70)씨는 “아들이 갑자기 열차가 취소됐다고 알려줘서 표를 반납하고 다시 끊었다”며 “3시간 넘게 기다리고 있는데 노조와 회사가 소통을 잘해서 국민을 편하게 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북 정읍행 열차를 기다리는 70대 이모씨는 “서울에 사는 남편에게 반찬을 가져다주려고 일주일에 한 번은 기차를 탄다”며 “자주 있는 일도 아니고 다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기다려야지 별 수 있나”라고 말했다.
서울로 출장을 가려 했던 한 시민은 표가 취소돼 발을 동동 굴렀다. 김모(51)씨는 “열차표가 취소돼 대체 교통을 찾고 있는데 회의 시간에 못 맞출 것 같다”고 했다. 일부 시민들은 열차 운행 중단 소식을 듣고 황급히 역사를 빠져나갔다. 곽모(71)씨는 “가족 행사가 있어 대전에 왔다가 집에 가려는데 진주까지 기차가 안 간다고 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딸과 통화 중”이라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수서행 KTX 도입 △4조 2교대 전면 시행 △성실 교섭 등을 요구하며 이날 오전 9시부터 18일 오전 9시까지 총파업한다. 노조는 이날 낮 12시 지하철 1호선 서울역 3번 출구 앞 세종대로에서 노조 추산 5000명(경찰 추산 3500명) 규모의 집회를 열고 “수서행 KTX는 시민 절대다수의 요구라는 점에서 철도노동자의 총파업은 정당하다”며 “정부 정책이라며 명분 없는 파업이라고 왜곡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희연·박유빈·김나현 기자, 대전=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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