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스쿨존 사망’ 버스기사에 징역 6년

신호위반 우회전… 8세아 숨져
재판부 “엄벌로 사회에 경종”

지난 5월 경기도 수원의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신호를 어기고 우회전해 초등학생 조은결(8)군을 숨지게 한 50대 버스 기사에게 징역 6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대낮 스쿨존 사망사고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했으나, 유족은 “강력한 실형 선고가 필요하다”며 항소 의지를 밝혔다. 이번 사건의 법률상 형기는 3∼30년이지만, 법원은 가중 요소를 고려해 징역 4∼8년을 선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황인성)는 14일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어린이 보호구역 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시내버스 기사 A(55)씨에게 이처럼 형을 선고했다.

지난 5월 11일 경기도 수원시의 한 사거리에 전날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시내버스에 치여 숨진 초등학생 조은결 군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놓고 간 꽃과 장난감 등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재판부는 “피고인은 해당 노선을 3년이나 운행했고 사고 지점이 우회전 신호가 설치된 어린이보호구역으로 평소 초등학생의 통행이 잦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서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죄질이 안 좋다”고 판시했다.

이어 “대낮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가 사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공동체에 공포감과 자괴감을 느끼게 했다”면서 “죄책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을 해 사회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과실범인 점과 동종 사건의 양형 등을 참작해 양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족과 피고인 모두 형량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라며 “유족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A씨는 올해 5월10일 낮 12시30분쯤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의 한 스쿨존사거리에서 시내버스를 몰며 신호를 어기고 우회전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조군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조군의 부모 등 유족은 오열하며 형량에 불만을 토로했다. 조군의 아버지는 “(나머지) 자녀들은 사고 이후 상담 치료를 받다가 그마저 너무 힘들어 중단된 상태”라며 “더 강력한 실형이 필요하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사건이 재발한다면 저희 아이가 선례가 돼 이게(징역 6년) 최고형이 될 것 같다. 현실에 안주해 법이 집행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재판부가 양형 이유를 설명하는 동안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렸고, 선고 직후 “정말 죽을 죄를 지었다”며 유족을 향해 허리를 굽혔다. 검찰은 지난 7월 결심 공판에서 A씨가 앞차가 서행한다는 이유로 무리하게 차선을 바꿔 사고를 유발했다며 징역 15년을 구형한 바 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