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째 포렌식 중인 검찰…김만배·신학림 주장 뒤집을 '스모킹건' 찾을까

김근욱 기자 2023. 9. 15.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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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허위 인터뷰'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언론사 압수수색에 착수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일 '제보자'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을 압수수색한 지 약 2주 만의 강제수사다.

한 권당 5000만원이 넘는 책값이 사회 통념상 상당한 액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신 전 위원장 측근들의 시각도 있다.

다만 해당 출판사는 신 전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제본만 맡았을 뿐 판매엔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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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허위 인터뷰 의혹' 수사 속도…언론사도 강제수사
"1억6500만원은 책값"…검찰, CCTV·문자 등 '물증' 찾아야
대장동 개발 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9.1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김만배 허위 인터뷰'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언론사 압수수색에 착수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일 '제보자'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을 압수수색한 지 약 2주 만의 강제수사다.

화천대유대주주 김만배씨와 신 전 위원장 사이에 1억6500만원이 오갔고, 신 전 위원장이 대통령 선거 직전 언론사에 녹취록을 넘기는 등 여론조작을 위한 의도적인 보도였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그러나 압수물 포렌식이 지연되고 있는 탓에 두 사람 사이에 오간 1억여원을 '청탁의 대가'로 입증할 만한 증거는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이 1억여원의 돈을 '책값'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검찰이 이를 뒤집을 수 있는 스모킹건(핵심 증거)을 찾아낼 수 있을지가 이번 수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 검찰, 2주째 압수물 포렌식…"분석은 아직"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지난 14일 "신 전 위원장의 휴대폰과 PC 등 압수물에 대한 포렌식 절차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물리적 시간이 소요되고 있어 압수물 분석은 시작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신 전 위원장은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2021년 9월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2과장이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무마했다"는 내용이 담긴 김씨와의 대화를 몰래 녹취했다. 해당 녹취록은 대통령 선거 3일 전인 2022년 3월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됐다.

검찰은 두 사람이 여론을 조작하려는 목적으로 사적 만남을 가장해 허위 인터뷰를 꾸며냈다고 의심하고 지난 1일 수사에 착수했다. 두 사람이 '책값' 명목으로 주고받은 1억6500만원이 '청탁의 대가'라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를 허위 인터뷰하고 1억65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7일 오전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2023.9.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 검찰, CCTV·문자 등 '스모킹건' 찾아야

대장동 민간사업자와 언론인 사이에 거액이 오갔고, 신 전 위원장이 인터뷰 녹취록을 약 6개월간 갖고 있다가 대선 직전 뉴스타파에 넘긴 점 등은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다만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돈을 '청탁의 대가'로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신 전 위원장이 집필한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혼맥지도'(혼맥지도) 3권을 구입한 비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혼맥지도는 한국사회의 정계·재벌·언론의 혼맥을 보여주는 책으로 신 전 위원장이 언론노조 위원장 임기가 끝난 후 약 10년간 집필했다. 1000쪽에 가까운 분량으로 인쇄소 제본이 불가해 정식 출판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권당 5000만원이 넘는 책값이 사회 통념상 상당한 액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신 전 위원장 측근들의 시각도 있다. 정관계 로비를 일삼던 자산가 김씨가 필요에 의해 샀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 '혼맥지도' 출판사 대표도 조사

신 전 위원장은 "내가 집필한 책을 팔고 받은 돈"이라며 허위 인터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씨 역시 "1억6500만원의 가치가 있어 판권을 구매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책의 값어치는 향후 재판에서도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결국 검찰이 이들의 주장을 깨기 위해선 범행을 사전 공모한 CCTV와 메시지 등 '핵심 증거'를 찾아내는 것이 관건이다.

검찰은 지난 13일 출판사 관계자를 불러 제작 배경 및 금액 산정 배경에 대해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출판사는 신 전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제본만 맡았을 뿐 판매엔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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