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른다" 마을 통째로 사던 광풍…'리먼'은 그렇게 무너졌다[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리먼의 파산은 2000년대 초부터 서서히 가까워지고 있었다. 1990년대 연 5~6%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던 미국의 IT(정보기술) 열기가 2000년대 초 급랭하면서 경제성장률은 0.3%까지 주저앉았다. 여기에 2001년 9·11테러, 같은 해 10월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이어진 아프가니스탄 전쟁, 2003년 이라크 전쟁까지 이어지면서 미국 경제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은 경기부양을 위해 '초저금리' 정책에 나섰다. 시민들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받아 집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심지어 은행은 신용도가 낮은 저소득층 중심의 '서브프라임'(Subprime) 등급의 이들에게도 대출을 내주며 집을 살 수 있게 했다. 서브프라임의 전체 모기지 비율은 9%에 불과했다. 당시 금융권의 분위기상 집값은 꾸준히 오를 것이며 이에 따라 채무자들이 대출금을 못 갚을 일은 없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부동산은 점차 과열됐다. 많은 이들이 대출이 손쉬운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통해 투기에 뛰어들었고, 한 마을을 통째로 사버리거나 집을 둘러보지도 않고 사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미연방 주택기업 감독청에 따르면 2002~2006년 미국 전역의 집값 상승률은 50%를 넘었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100%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리먼이 파산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지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당시 고위험·고수익 투자 국가였던 한국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투자 위험도가 높은 국가에 투자한 돈부터 회수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진 것이다.
리먼이 파산한 9월15일은 당시 한국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이었다. 파산에 따른 충격파에 16일 세계 증시는 9·11 테러 이래 최대 폭락을 기록했다. 우리 증시도 이날 코스피가 90포인트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50원 급등하며 '검은 화요일'을 연출했다. 이후 같은 해 10월16일 코스피 지수는 126.50포인트 폭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11년 만에 최대인 133원 폭등했다.
사태 여파가 대규모로 번지면서 이후 세계적인 기업 및 금융사들이 침체나 파산 위기를 겪을 경우 'XX판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불리는 사례가 많아졌다. 실제 2021년 중국 2위의 부동산 개발기업 헝다그룹은 227억 달러(약 30조4000억원) 규모의 해외 채권을 갚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했고, 이후 경영난에 빠지면서 '중국판 리먼 사태'로 불렸다. 지난해 5월 발생한 가상자산(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과 세계적인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 신청 역시 '코인판 리먼 사태'로 불린 바 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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