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ETF 상폐 안한 이유는…" 아픈 손가락 살려둔 미래운용 왜
中사드보복 7년 끝 볕뜰날 맞은 TIGER 3형제
"단체관광 반짝 수혜? 2019년 절반만 와도 대박"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아픈 손가락’으로 중국을 손꼽는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7년간 이어지면서 화장품과 여행·레저 관련주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가 투자자들에게 외면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애물단지’와도 같은 ETF지만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본부장은 “상장 폐지는 한 번도 고려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래를 예견했던 것인지 보복은 영원하지 않았다. 지난달 10일 중국 정부는 한국으로 단체관광 재개를 허가했다. 9월 말부터 10월 초로 이어지는 국경절에 ‘유커(중국 단체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급증하리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중국 소비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종목을 묶어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찾던 투자자들의 자금이 TIGER 중국 관련 테마 ETF에 자연스럽게 모이고 있다. TIGER 화장품과 TIGER 여행레저, 그리고 TIGER 중국소비테마가 주인공이다. 아픈 손가락이 이제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이란 기대다.
이 본부장은 중국 테마 ETF에 대해 장기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강조한다. 그는 “코로나19 오면서 여행레저 ETF가 급락했지만 시기의 문제일 뿐, 중국 소비 수요가 언젠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큰 틀의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며 “정책적인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해소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중국 관련 섹터 중에서도 특히 소비 관련 섹터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 본부장은 “정부 정책 수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실제로 중국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8을 기록했다. 연중 최저지만 올 들어 한 번도 50 밑으로 간 적이 없다.
지난달에는 54가 넘었다. 반면 제조업 PMI는 49.7로 50 밑으로 떨어졌다. 이 본부장은 “중국 내부에서 가전제품을 사거나 하는 소비는 막혀 있지만 서비스업에는 계속 돈을 쓰고 있다는 소리”라며 “중국 정부가 부동산 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등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 영향”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600만명에서 800만명에 달했던 2014년부터 2016년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를 보면 10만원부터 40만원까지 빠르게 올랐다. 연간 화장품 매출도 20%에서 25%씩 매년 상승했다.
이 본부장은 오는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이어지는 중국 국경절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기준 국경절에 여행을 떠나는 중국인은 약 6억명이었으며 해외 여행객은 약 600만명,여행 비용은 약 79조원에 달했다. 이 본부장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다시 돌아오면 자연스럽게 해당 산업들 매출 증가도 이뤄지고 주가도 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국발 단체관광이 반짝 수혜에 그칠 거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반박했다. 이 본부장은 “더 나빠질 것도 없다. 통계를 보면 2019년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600만명 정도였다”며 “작년은 23만명으로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지금부터는 무조건 플러스 알파다. 2019년 절반만 들어와도 대박”이라고 말했다.
중국 테마 ETF 3개 종목 중 첫 수혜자는 TIGER 화장품 ETF가 될 것으로 봤다. 이 본부장은 “화장품 산업에서 중국 비중이 컸기 때문”이라며 “북미와 중국 시장을 두 축으로 성장해 왔던 화장품 업체 입장에서는 지금껏 꺾여 있던 날개가 다시 붙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면서 중국 내에서 반일 불매 운동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점에서 반사이익도 기대했다. 한국관광공사 외래 관광객 실태 조사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목적 1위는 쇼핑이고 주요 쇼핑 물품 1~2위가 향수 및 화장품인 만큼 선호가 명백하다는 게 이 본부장의 설명이다.
중국 시장의 매력이 ‘정책 리스크’ 때문에 반감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본부장은 “중국 정부를 믿을 게 아니라 경제 상황을 믿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중국 내수 소비가 안 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소비를 진작하려고 여행도 풀어주고 금리도 내리고 있다”며 “이 상황을 믿는다면 중국에 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편안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발 소비 수혜가 기대되는 ETF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를 묻자 이 본부장은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를 소환했다. 투자를 판단하는 기준인 ‘수익비’를 언급하면서다. 그는 “수익비는 내 생각이 맞으면 얼마나 돈을 벌고, 내 생각이 틀릴 때 얼마나 돈을 잃을지를 나타내는 지표”라며 “지금 중국인 관광객이 들어오면 무조건 이 상품은 수익이 난다. 반대로 중국 관광객이 안 들어온다 해도 여기서 더 빠질 게 없다”고 강조했다.
이정환 본부장은...
△1981년 부산 출신 △금융공학 석사 University of Michigan-Ann Arbor △경제학 학사 University of Minnesota-Twin Cities
△2009~2018 한화자산운용 ETF운용팀 △2018~2021 NH-Amundi자산운용 ETF운용팀장 △2021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
김보겸 (kimkij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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