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대맛] 색색이 탐스럽다, 알알이 달콤하다…‘포도’의 세계

서지민 2023. 9. 15. 05: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맛대맛] (47) 포도
국내 포도 삼대장
‘캠벨얼리’ 향 좋고 당도도 높아 호평
‘거봉’ 알맹이 크고 실해 꾸준한 인기
‘머루포도’ 과육 연하지만 저장성 강해
예쁜 색감·진한 풍미 차별화
‘샤인머스캣’ 대표 품종으로 자리매김
붉은 ‘루비로망’ 연두·보라 ‘바이올렛킹’
이색 모양으로 눈길
반으로 자르면 하트 선명한 ‘마이하트’
가지처럼 생김새 길쭉 ‘블랙사파이어’
‘레드클라렛’ 사과같은 빨간 껍질 매력
바야흐로 포도의 계절이다.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린 포도송이는 바라만 봐도 좋다. 여름 무더위를 뒤로하고 가을을 맞이하면서 맛보는 잘 익은 포도는 이맘때 누리는 호사다. 특히 최근엔 포도 종류가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 짙은 보라색을 띠는 익숙한 포도부터 알이 하트 모양인 포도, 길쭉하면서도 아삭아삭한 식감이 일품인 포도까지 가지각색이다.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포도의 세계로 들어가본다.

주렁주렁 실한 포도알이 가득 달린 포도송이는 500∼700g으로 꽤 묵직하다. 포도를 살 때는 꼭지가 파랗고 알 크기가 고른 것을 집으면 실패가 없다. 껍질에 흰 가루가 묻은 것이 당도가 높은데, 이는 ‘과분’이라 해서 포도 알 내부에서 나온 물질이다. 포도송이를 들어 올렸을 때 알이 우수수 떨어지면 수확 후 시간이 한참 흘렀다는 뜻이니 구매 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포도에는 포도당(포도에 많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을 비롯해 비타민·칼륨·수분·전해질이 풍부해 기력을 찾는 데 도움 된다. 또 소화흡수가 잘되고 노화를 늦추고, 동맥경화·심장병 등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도 탁월하다. 특히 보라색·붉은색 포도 껍질에는 안토시안 성분이 풍부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안구건조증을 완화해준다. 청포도를 꾸준히 먹으면 체내 염증이 낫고 나트륨이 배출되는 효과가 있다.



국내 포도의 역사가 된 삼총사

‘캠벨얼리’는 미국인 육종가 캠벨(Campbell)이 품질이 우수한 유럽종과 환경 적응성이 뛰어난 미국종을 교배한 것이다. ‘샤인머스캣’이 인기를 끌기 전까지만 해도 전국 포도 재배면적의 약 70%를 차지할 만큼 대표적인 품종이었다. 지금은 ‘샤인머스캣’에 1위 자리를 빼앗겨 출하 비중이 두번째로 높다. 경북 김천·상주, 충북 영동 등이 주산지이고, 경기 화성시 송산면에서 난 ‘송산포도’는 서해의 해풍을 맞아 유달리 당도가 높다. 이달 중하순 추석 무렵 출하되는 ‘캠벨얼리’는 포도 고유의 향은 물론 당도가 제대로 올라 반응이 좋다.

캠벨얼리

‘거봉’은 큰 봉우리라는 뜻이다. 이름만큼이나 알이 크고 실하다. 1945년 일본에서 개발돼 1968년 우리나라에 들어왔고, 지금도 변함없이 큰 사랑을 받는다. 주산지로 잘 알려진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에선 이달 16∼17일에 ‘입장 거봉포도 축제’를 개최한다. 자줏빛 껍질을 벗기면 씨 없는 탱글탱글한 알맹이가 나오는데 생과로 먹어도 좋고 와인으로 가공해 마셔도 좋다.

거봉

‘머스캣베일리에이(MBA)’는 일명 ‘머루포도’로 통한다. 산머루향이 나는 포도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얼핏 보면 ‘캠벨얼리’와 비슷하지만, 바로 옆에 두고 비교해보면 알 크기가 훨씬 작다. 과육이 연하고 단맛은 18브릭스(Brix)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저장성이 좋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

‘머루포도’로 통하는 ‘머스캣베일리에이(MBA)’


아름다운 빛깔과 풍미로 차별화하는 포도

가격은 비싸지만 그만큼 진한 풍미로 사랑받는 포도가 있다. 2021년부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포도인 ‘샤인머스캣’이 그중 하나다. 17∼22브릭스의 높은 당도와 단단하면서 아삭한 과육, 망고같이 달콤한 향, 껍질째 먹는 간편함 덕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988년 일본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가 개발했다.

샤인머스캣

이름처럼 붉은 루비 빛깔을 띠는 ‘루비로망’은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개발해 2007년 품종 등록을 마쳤다. 이곳에서는 매년 7월 최상급 ‘루비로망’으로 경매 쇼를 여는데 올해는 1㎏짜리 한송이가 무려 160만엔(1450만원)에 낙찰됐다. 국내에선 특상품 한송이가 6만원 이상에 팔린다. 한알 무게가 20g이 넘을 만큼 크고 당도도 18브릭스 이상이다.

루비로망

한송이에 2만5000원을 거뜬히 넘는 포도인 ‘바이올렛킹’은 껍질이 연두색과 보라색으로 오묘하게 그러데이션을 이뤄 선물용으로 각광받는다. 2008년 일본 야마나시현에 있는 포도 종자회사 ‘시무라포도연구소’에서 보라색 포도인 ‘윙크’와 연두색 ‘샤인머스캣’을 교배해 개발했다. 껍질째로 한입에 먹을 수 있는데 ‘알사탕 포도’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당도가 높다.

바이올렛킹


특이한 모양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포도

입에 넣기 전 특이한 모양으로 매료시키는 포도를 만나보자. ‘마이하트’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포도 알이 하트 모양이다. ‘바이올렛킹’과 마찬가지로 시무라포도연구소에서 ‘윙크’와 ‘샤인머스캣’을 교배해 2013년 개발했다. 20브릭스 이상의 높은 당도를 자랑한다. ‘마이하트’를 반으로 자르면 하트 모양이 더 잘 보인다. 비스킷 위에 크림치즈와 자른 ‘마이하트’를 올려 ‘하트 카나페’를 만들어보자.

마이하트

‘블랙사파이어’는 길쭉한 모양의 보라색 포도다. 생김새 때문에 ‘가지 포도’ ‘마녀 손가락 포도’라고도 불린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2004년 개발됐다. 신맛은 적으면서 당도는 20브릭스 정도로 높다. 씨가 없고 껍질이 얇아 통째로 먹을 수 있다. 미국산이 많지만 경북·제주 등에서 재배 중이다.

블랙사파이어

짙붉은 껍질에 싸인 크고 굵은 알맹이가 매력적인 ‘레드클라렛’은 껍질만 얼핏 보면 사과 같다. 경북도농업기술원에서 외국산 품종에 대항하고자 10년 동안 연구해 내놓은 신품종이다. 껍질이 얇아 통째로 먹어도 식감이 좋다. 과육이 치밀하면서도 풍부해 갈증 해소에도 제격이다. 당도는 20브릭스 정도이며 씨는 없다. 끝 맛에 은은하게 퍼지는 머스크향이 매력적이다.

레드클라렛

당도가 높다고 알려진 신품종 포도를 구매했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임동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농업연구사는 “‘마이하트’ ‘바이올렛킹’ ‘루비로망’ 등 적색계 신품종 포도는 면적당·나무당 착과량이 ‘샤인머스캣’이나 ‘캠벨얼리’보다 적어야 품종 고유의 맛을 낼 수 있다”면서 “생산자 정보 등을 파악해 구입하는 것도 요령”이라고 조언했다.

엄석희 농업경제지주 포도담당 상품기획자(MD)는 “몇년 전부터 인기를 끄는 ‘샤인머스캣’부터 꾸준히 사랑받는 ‘캠벨얼리’, 이색적인 ‘바이올렛킹’ ‘마이하트’까지 다양한 포도가 이달부터 본격 출하되고 있다”면서 “최근 제철을 맞아 당도가 제대로 오른 프리미엄 포도는 이번 추석 선물로 적극 고려할 만하다”고 추천했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