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함께 떠나요! 세계지리 여행]사우디서 시작된 이슬람… 수니파-시아파로 구분돼요
한때 유럽에 오스만 제국 설립… 2개의 종파로 갈려 사이 안 좋아
국내서도 빠르게 늘고 있는 무슬림
생소한 문화로 갈등 존재하지만, 다문화사회 속 시야 넓힐 필요도
이 사건을 계기로 대중들의 이슬람에 대한 이미지가 더욱 악화하였습니다. 9·11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가 이슬람 단체였기 때문입니다. 일부 언론은 “모든 이슬람 신자가 테러리스트는 아니다. 하지만 테러리스트는 대부분 이슬람 신자다”라는 자극적인 기사를 내보내며 이슬람에 대한 대중의 혐오를 부추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슬람이 테러리즘을 권장하는 폭력적인 종교라면 1400여 년의 역사와 오늘날 20억 명이 넘는 신도가 믿는 세계 종교로 성장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동시에 이슬람이 테러리즘과 관련이 깊은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세계 지리 이야기는 익숙한 듯 생소한 종교, 이슬람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그리고 지정학적 이슈를 살펴봅니다.
● 아라비아반도에서 시작된 이슬람
610년경 오늘날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에서 이슬람교는 시작됩니다. 선지자로 불리는 무함마드가 알라신으로부터 받았다는 계시를 바탕으로 이슬람을 전파하기 시작한 겁니다. 오늘날 이슬람은 기독교와 사이가 나쁘기로 유명하지만, 비종교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이슬람과 기독교는 모두 유대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유대교나 기독교 모두에서 쓰는 ‘샬롬(shalom)’이라는 인삿말은 이슬람(Islam)과 동일 어근에서 나온 말입니다. 둘 다 신 앞에서의 복종과 평화를 의미합니다. 뿌리가 같다 보니 두 종교는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유일신을 신앙의 대상으로 한다는 점, 사랑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이 그러합니다. 심지어 기독교의 유일신인 예수 그리스도는 이슬람에서 존경받는 예언자입니다.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을 무슬림이라 부릅니다. 무슬림들은 경제 정책과 정복 전쟁을 통해 세력을 확장하고 오스만과 같은 거대한 제국을 완성합니다. 정복 활동의 과정에서 기독교 세력과의 충돌은 불가피했으며 십자군 전쟁을 비롯한 인류사의 굵직한 비극들이 이슬람의 역사와 함께 흘러왔습니다. 이슬람 하면 떠오르는 전쟁이라는 이미지는 이렇게 만들어져 온 것입니다.
● 이슬람끼리도 앙숙이다
이슬람은 그 성장 과정에서 크게 두 개의 종파로 구분됩니다. 이슬람의 4대 지도자인 알리를 중심으로 그 이전 지도자들의 정통성을 인정하는 수니파와 알리 이전의 지도자들은 정통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시아파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전 세계 무슬림의 83%가량이 수니파에 속하며, 이란을 중심으로 한 17% 정도의 무슬림이 시아파에 속합니다. 둘은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은 지정학적인 문제로 연장되었습니다. 수니파의 수장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의 수장인 이란은 아랍 지역의 패권을 두고 사사건건 갈등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니파의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력과 가까운 반면, 시아파의 이란은 서방 세력과 갈등을 빚습니다. 두 나라 모두 이슬람 협력기구라는 동일 국제기구에 속해 있지만 앙숙입니다.
이슬람의 교리에는 무슬림이 따라야 할 5대 의무가 있습니다. 첫째, 알라신을 유일신으로 인정하는 신앙 고백입니다. 둘째, 하루 5번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를 향해 기도하는 예배 의식입니다. 셋째, 라마단이라고 부르는 음력 9월 한 달간 해가 떠 있는 동안 행하는 금식입니다. 넷째, 가난한 자에게 베푸는 자선입니다. 다섯째, 일생에 한 번 성지인 메카를 방문하는 성지순례입니다. 다른 일반적인 종교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이슬람에는 극단주의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모든 인류가 무슬림이 될 때까지 ‘성스러운 전쟁(지하드)’이 진행 중인 상황이고, 전쟁이나 테러와 같은 폭력적인 행위를 통해 이슬람의 반대 세력을 제거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 안의 무슬림
한국인 무슬림은 이미 6만 명이 넘었습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이슬람 중앙사원을 비롯해 전국에 16개의 사원이 있으며,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무슬림까지 합치면 26만 명 정도입니다. 국내의 무슬림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이슬람에 대한 의식은 아직 포용적이지 못합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테러 등을 일으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슬람의 여러 율법과 문화가 우리에게 생소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슬람에 대해 우리는 조심스럽게 다가갈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시선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나아가는 우리 사회에 그것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일 것입니다.
안민호 마포중 교사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러 “푸틴, 방북 초청 수락”…김정은·푸틴, 서로 카빈총 선물
- 美, 러시아 지원 기업 등 150여 곳 무더기 제재
- [사설]리먼 사태 15년… ‘위기 탈출 우등생’ 韓 가계빚 눌려 열등생 되나
- [사설]정부는 안 한다는데, “민영화 반대” 파업 나선 철도노조
- [사설]건축안전센터 정상운영은 대상 지자체 140곳 중 33곳뿐
- 이재명 단식 언제까지…“이젠 밥 먹는 정치를” vs “YS보다 길어질수도”[중립기어 라이브]
- 尹대통령 부부, 부산 활어직판장 찾아 격려…“갈수록 나아질 것”
- 이재명 단식 천막서 50대 여성 흉기 난동…경찰 2명 부상
- 윤 대통령 “서울·부산 두 축 작동해야 발전”…지방시대 선포
- 1000만개 팔린 영·유아용 이유식, 알고보니 함량 속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