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함을 그린 과묵했던 화가는 목소리 잃는 후두암으로 떠났다
덴마크 화가 빌헬름 함메르쇼이(1864~1927년)는 실내와 뒷모습을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코펜하겐에 위치한 스트란가드 30번지(Strandgade 30)에 작업실을 차리고, 집 안 풍광과 사람 뒷모습을 소재로 60개 이상의 그림을 그렸다. 작품 제목에 스트란가드30이 나오는 이유다.
그가 37세에 그린 <내부. 피아노와 검은 옷을 입은 여인과 함께. 스트란가드 30>은 아파트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을 묘사했다. 그에게 창문은 세상과 접하는 통로다. 검은 옷을 입은 여인은 등을 돌리고 있고, 기둥처럼 아무런 움직임도 없다. 어떤 표정인지 알 수 없다. 여인과 덮개가 열려 있는 피아노는 마치 실내 가구처럼 보인다.
미국의 정신의학자는 미국의사협회지에 함메르쇼이 작품에 대한 의학적 평론을 쓰면서 그의 작품이 우울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전달하며, 개인의 고독과 고립을 말하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함메르쇼이는 동시대 사람들에게 과민하고 과묵한 사람으로 묘사되었다. 미술평론가이자 그의 친구는 그를 ‘덴마크 최초의 신경쇠약증 화가’라고 불렀다. 정신의학자는 감정적으로 불안한 실내 그림은 보는 이에게 가벼운 신경 쇠약 초기 느낌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신경쇠약증에도 불구하고 함메르쇼이는 평생 동안 생산성을 유지했으며 말년까지 아내와 함께 여행을 다녔다.
함메르쇼이는 후두암으로 죽음을 맞았다. 후두암은 남성에게 압도적으로 많아, 여자보다 약 17배 많다. 환자의 90% 이상이 흡연자다. 담배를 오래 피울수록, 술과 같이 했을수록 발생 위험이 커진다. 환자는 60대에 가장 많다. 조기 발견하면 후두와 목소리를 살릴 수 있다. 주형로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원장은 “마취나 식사 상태와 상관없이 하는 후두 내시경 검사로 1분이면 후두암 진단이 가능하다”며 “흡연자라면 40세 넘어 1년에 한 번 이비인후과에서 후두 내시경 검사를 권장한다”고 말한다. 오래 살려면 뒷모습보다 몸 안 모습을 들여다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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