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집단지성의 힘과 합리적 해법이 필요한 의료문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의과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명문대학 중도탈락자와 N수생 비율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녀를 둔 40대 직장인이 퇴근 후 수능 특강문제를 풀고 있으며 거듭되는 N수를 통해 지방의대에 합격한 경우에도 또다시 수도권 의대에 입성하기 위해 자퇴나 반수를 통해 재도전하는 의대광풍이 지방의료 쇠퇴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의대광풍 현상에도 의사들의 필수의료 기피와 지방의료 이탈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의과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명문대학 중도탈락자와 N수생 비율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녀를 둔 40대 직장인이 퇴근 후 수능 특강문제를 풀고 있으며 거듭되는 N수를 통해 지방의대에 합격한 경우에도 또다시 수도권 의대에 입성하기 위해 자퇴나 반수를 통해 재도전하는 의대광풍이 지방의료 쇠퇴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국내 대학 입시제도는 시험횟수나 고등학교 내신에 관계없이 수능 고득점만으로 누구나 희망하는 의대합격이 가능하므로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위해 시간과 비용부담을 감수하더라도 반복적인 시험을 통해 점수를 올리는 고시낭인과 유사한 수능낭인이 발생하는 고질적인 문제점이 표출된다. 우리나라의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끌어온 이공계 인재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의대광풍 현상은 대다수 현직 의료인이 심각하게 우려하는 사회현상이다.
인도나 미국은 최고의 인재들이 공대를 지원해 미래 먹거리인 우주항공분야와 반도체를 이끄는 CEO가 되어 수십, 수백만 명에게 일자리를 부여하고 국가적 발전을 추구하는 반면 이공계의 발전으로 경제선진국으로 도약한 우리나라는 IMF 외환위기 이후 경제적인 처우가 의대에 비해 불안정한 과학분야를 기피하고 안정적인 삶이 보장되는 의대 선호가 과거 어느 때보다 과열됐다. 과학기술을 선도한 국가가 세계의 발전을 주도했고 앞으로는 AI와 우주개발을 선점하는 국가가 최고의 강국이 될 것이다. 의료기술 발전은 과학적 기술개발에 기반을 두므로 이공계 인재들이 기초과학에 투입되지 않는다면 국내 의료도 결국 낙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의대광풍 현상에도 의사들의 필수의료 기피와 지방의료 이탈은 심각한 수준이다. 수도권의 피부미용분야는 의사가 넘쳐나고 지방과 의료원의 필수의료분야는 의사들이 부족한 현실을 타개할 해법이 시급하다. 체력적으로 힘들고 긴 시간이 투여되는 필수의료와 달리 전공의 과정 없이도 진료할 수 있고 의료과실 위험도가 낮고 비급여 시술이 가능한 피부미용 파트를 선택하는 개인의 선택권을 민주주의 사회에서 강제로 막을 수는 없다. 의료 전반의 제도보완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과학 선진국의 꿈과 선진 의료가 동반붕괴할 위험에 직면했다.
저수가문제와 의료과실 처벌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수의료 붕괴를 해결하는 실마리란 점은 계속 논의됐다. 분만수가가 미국의 10분의1이고 초진료가 8분의1 수준으로 저렴한 반면 병상과 MRI 설치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KTX로 일일생활권이 돼 고혈압약조차 서울에서 처방받을 정도로 의료접근성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러한 편리함으로 인해 환자들이 서울로 이탈하면서 의료진 이탈도 동반되고 결국 지방의료 낙후화로 이어지면서 지방의 필수의료 붕괴가 발생하는 도미노 현상이 가속화한다.
야간당직까지 하면서 의료사고에 직면하기 쉬운 고난도 시술이나 수술을 시행하는 의료진의 시간투자와 위험감수에 따르는 상대적 보상이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필수의료를 개인의 선택에만 전가할 수 없다. 위험도가 높은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 합당한 수가가 설정돼야 하며 의료 취약지역의 지원과 고의성이 없는 의료과실은 의료사고 처리특례법 지정 등의 제도보완을 해야 필수의료를 선택하는 의료진을 양성하고 지방의료의 붕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전공선택 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전공을 선택하라고 개인적으로 권고하고 싶다. 중증환자분이 퇴원하고 외래진료 때 건강하게 오시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필수의료를 전공하는 의사로서 누릴 수 있는 보람되고 감사한 부분이다. 많은 의료진이 필수의료와 지방의료에 참여할 수 있는 합리적인 해법을 도출하도록 정부와 의료계가 한마음으로 협조하는 정책을 기대해보고 싶다
천은미 이화여대 의과대학 호흡기내과 교수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바람난 공무원 아내와 이혼…남편 "연금 분할 가능할까요" - 머니투데이
- 국까·반미·韓 여자 까던 유튜버 실체…'나솔' 16기 상철 과거 논란 - 머니투데이
- 한고은, 남편 신영수와 첫만남 회상…"옷 너무 야하게 입혀" - 머니투데이
- 백종원 "골목식당, 결국 건물주 좋은 일"…예산시장 상가 산 이유는 - 머니투데이
- '종이컵' 달라더니 아이 오줌을…"그 엄마 얼굴 안 잊힌다" - 머니투데이
- 한국까지 끌어들여 '언플'…"또 트럼프" 속타는 대만, 중국 때리는 이유 - 머니투데이
- 의대증원 첫 수능에 'N수생' 21년만에 최대..졸업생 16만명이 온다 - 머니투데이
- 레드향 썩고 뿔소라 삐쩍…11월 반팔 입는 제주 '기후변화 폭탄' [르포] - 머니투데이
- 벤, 출산 6개월 만에 이혼…"전남편 거짓말로 신뢰 무너져" - 머니투데이
- '연인 토막살해' 현역 군 장교는 38세 양광준…머그샷 공개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