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리먼 사태 15년… ‘위기 탈출 우등생’ 韓 가계빚 눌려 열등생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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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이 오늘로 15년이 됐다.
15년 전 위기 탈출의 우등생으로 꼽혔던 한국 경제는 천문학적 가계빚과 저성장의 늪에 빠져 열등생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 금융위기 충격으로 2009년 성장률이 0%대로 반짝 추락했지만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 특히 고환율 정책을 통한 수출 확대로 조기에 위기를 극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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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금융위기 충격으로 2009년 성장률이 0%대로 반짝 추락했지만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 특히 고환율 정책을 통한 수출 확대로 조기에 위기를 극복했다. 하지만 15년이 흐른 지금 대형 위기가 없는데도 올해와 내년 2년 연속으로 1%대 저성장이 예상된다.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잃어버린 20년’의 일본보다 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충격적 전망까지 나왔다.
그동안 중국 시장과 반도체 특수에 기댄 채 구조개혁을 등한시한 ‘수출 한국’의 약점이 복합위기 속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수출이 부진하면 내수가 버텨줘야 하지만 정부도, 가계도 빚에 짓눌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15년 동안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중은 2배 이상으로 급증해 경기 부양의 버팀목이 될 재정 여력이 약화됐다.
무엇보다 1860조 원을 돌파한 가계부채는 언제 터질지 모를 뇌관이 된 지 오래다. 15년간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35%포인트 이상 늘었는데, 이는 세계 주요국 중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경기 침체 확률을 높이는 임계치를 한참 벗어났고, 금융위기 직전의 미국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은행도 어제 보고서에서 “가계부채가 디레버리징(축소) 없이 늘어 거시경제와 금융 안정을 저해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한국 경제가 직면한 난기류가 일시적 상황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으로 고착화될 위험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반도체 산업은 압도적 우위를 기대하기 힘들고, 중국은 부동산발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가계빚을 억제하려면 강도 높은 통화 긴축에 나서야 하지만 저성장 고착화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 빚에 허덕이는 가계가 늘수록 소비가 위축되고 경제 활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의 위기 신호를 구조개혁을 서두르고, 가계빚을 억제하라는 또 한 번의 경고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잃어버린 20년’은 곧 우리의 현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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