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7000만원을 확보하라..불붙은 KLPGA 시드 경쟁

주영로 2023. 9. 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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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7000만원을 확보하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드 유지를 위한 상금이 점점 증가해 올해 처음으로 1억 5000만원 벽을 넘어설 전망이다.

총상금 규모가 100억원 수준이었던 2013년(131억5000만원) 이전까지는 한 시즌 5000만원의 상금만 벌어도 시드를 유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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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32개 대회 중 23개 대회 끝나
9개 대회 남기고 상금 60위 경쟁 뜨거워져
올해 1억7000만원 안팎서 시드 유지 전망
2019년 사상 처음 '억원 연봉' 시대 돌입
이채은.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1억 7000만원을 확보하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드 유지를 위한 상금이 점점 증가해 올해 처음으로 1억 5000만원 벽을 넘어설 전망이다.

KLPGA 투어는 15일 인천 클럽72 하늘코스에서 개막하는 OK금융그룹 읏맨 오픈(총상금 8억원)을 포함해 11월 12일 막을 내리는 SK쉴더스·SK텔레콤 오픈까지 9개 대회를 남겨두고 있다.

32개 대회 중 23개 일정을 끝내며 시즌 막바지로 접어든 KLPGA 투어에선 상금왕 경쟁과 함께 내년 시드 확보를 위한 60위 경쟁도 뜨겁다.

9개 대회를 남긴 14일 현재 상금 60위 이채은은 1억 1389만1488원을 벌었다. 61위 리슈잉(중국)도 1억 849만6212원의 상금을 획득했고, 68위 홍진영(1억58만9878원)까지 모두 68명이 1억원 이상 벌어 60위 사수를 위한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현재를 기준으로 올해 시드 유지를 위한 마지노선은 역대 처음으로 1억 5000만원을 넘어 1억7000만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게 선수들의 예상이다.

KLPGA 투어의 시드 유지 조건은 상금랭킹 60위다. 해마다 상금 규모가 커지면서 시드 유지를 위한 상금도 증가했다.

총상금 규모가 100억원 수준이었던 2013년(131억5000만원) 이전까지는 한 시즌 5000만원의 상금만 벌어도 시드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0년대 후반부터 총상금 규모가 200억원대를 넘어서면서 상황이 조금씩 달라졌다. 2016년 9929만 9550원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는 9849만 4762원으로 9000만원대 후반을 유지했고, 그 뒤 2019년에는 처음으로 시드 유지를 위한 상금규모가 1억원을 넘어섰다. 그해 60위 이기쁨은 1억 235만1667원을 벌어 다음 시즌 시드를 확보했다.

이후 상금 증가 속도는 더 가파르게 올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정상적인 시즌 일정을 소화하지 못한 2020년을 제외하고 2021년은 안송이가 1억 2538만9143원, 2022년은 정지민이 1억 4335만4547원을 벌어 60위 턱걸이로 시드를 지켰다.

KLPGA 투어는 올해도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다. 32개 대회에 걸린 총상금 318억원으로 역대 최다 규모다.

상금랭킹 60위 안에 들지 못하면 내년 시드 확보를 위해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시드순위전으로 밀려나야 한다. 드림 투어, 그리고 시드전 예선을 통과한 선수들과 겨뤄 20위 이내에 들어야만 초청과 전년도 상금, 각종 랭킹에 따라 출전권을 부여하는 일부 대회를 제외한 나머지 대회에 나올 수 있는 출전권을 받는다.

상금 순위에서 하위로 처진 선수들은 지옥의 레이스를 피하려고 시즌 중 드림 투어 병행이라는 이중생활도 하고 있다.

KLPGA 정규투어 상금랭킹 78위 문정민은 13일 끝난 드림 투어 13차전에서 우승해 드림 투어 상금랭킹 5위로 올라서 20위까지 주는 내년 정규투어 출전권 확보가 유리해졌다.

문정민은 “드림 투어 1승을 거두고 상금순위 20위 안에 들어 정규투어에 직행하는 것이 원래 목표였다”라며 “이번에 우승을 거둔 만큼 드림 투어 상금왕으로 정규 투어에 가고 싶다”고 새로운 목표를 밝혔다.

시드전만은 피하자는 게 하위권 선수들의 마지막 보루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연속 시드전을 다녀왔던 유효주는 올 초 두산건설과 후원 계약식에서 “시드전은 누구도 가고 싶어 하지 않는 곳이다. 거기는 공기부터 우울하고 삭막하다”고 두려움을 엿보이기도 했다.

주영로 (na187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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