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관련 150개 단체 대규모 제재... 동맹국 기업도 안봐줬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 관련 개인·단체에 대한 약 170건의 대규모 신규 제재를 발표했다.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이 되면 미국 내 자산은 모두 동결된다. 별도의 면제 절차 없이는 미국 기업이나 개인과의 거래도 금지된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14일(현지 시각) 러시아의 올리가르히(재벌), 산업기반, 금융기관, 기술 공급처 등 100여 개 대상을 제재 목록에 추가했다. 국무부는 이와 별도로 러시아의 에너지 생산, 수출 역량 확대나 금속·광업 분야 운영에 관여하거나 러시아의 국제 제재 회피를 도운 단체와 개인 등 100여 개 대상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특히 재무부의 이번 제재에는 나토(NATO) 동맹국인 튀르키예와 핀란드 기업, 프랑스와 폴란드 국적자도 포함됐다. 미국은 자국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 단체들과 거래를 하는 단체나 개인에게도 ‘2차 제재’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오늘 제재로 미국은 러시아 군의 공급망을 겨냥하고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야만적 전쟁을 벌이는 데 필요한 장비, 기술, 서비스를 박탈하기 위한 끈질긴 작업을 계속하게 됐다”며 “(우크라이나) 침공이나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과의 근접성에서 이익을 얻는 개인과 단체에 책임을 물을 것이란 점을 우리는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엘리트와 군 관련 기업 제재
OFAC은 우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권력 기반을 유지하는 러시아 엘리트들을 집단 제재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재벌인 안드레이 레모비치 보카레프, 보카레프의 아내 올가 블라디미로브나 시로바츠캬야가 제재 대상이 됐다. 또 보카레프의 비즈니스 파트너인 또 다른 재벌 이스칸다르 카흐라모노비치 마흐무도프와 그의 아들 자한기르 이스칸다로비치도 제재 목록에 포함됐다.
보카레프는 러시아의 철도 차량 제조업체 트랜스마시홀딩의 회장이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비롯한 여러 고위 당국자 및 그 가족과 개인적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보카레프는 현재 돈세탁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가 경영 중인 트랜스마시는 지난해부터 러시아 보병 전투차량의 부품 생산을 맡고 있다. 마흐무도프는 이미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우랄광업금속가공회사(UMMC)의 창업주다.
알렉세이 유리예비치 크리보루치코 러시아 국방부 차관도 제재를 받게 됐다. 재무부는 또 러시아군을 위해 순항미사일과 군용 수송기 엔진을 만들어주는 러시아 기업 소유즈 항공엔진과학기술그룹을 제재했다. 러시아의 자동차 제조기업 아브토바즈, 가즈그룹도 러시아 산업 기반을 약화시키기 위해 제재 대상이 됐다.
◇러시아와 거래한 핀란드·튀르키예 기업도 대상
핀란드의 해외 전자기기 수송회사인 시베리카와 루미노르는 무인기(드론) 카메라와 고성능 광학 필터, 리튬 배터리 등을 러시아에 보낸 혐의로 제재를 받게 됐다. 시베리카의 사주로 프랑스 국적인 가브리엘 테민도 제재 대상이 됐다.
러시아 국방부와 관련된 제재 대상 선박의 수리를 돕고 민수용이지만 군용으로도 전용될 수 있는 ‘이중 용도 물품’의 이전을 지원한 튀르키예 기업들도 미국의 제재를 받는다. 그중 튀르키예 기업 ‘마르기아나 건설 국제 교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수 있는 군용 무인기(드론)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공급한 혐의로 제재 대상에 올랐다. 또 다른 기업 ‘데미르치 정보 기술 교역 산업’은 역시 군용으로 쓰일 수 있는 센서와 측정 장비를 러시아에 수출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서방 동맹들은 러시아에 대한 집중적 제재를 하고 있지만, 흑해의 이웃 국가 튀르키예를 포함한 일부 교역 거점의 대러 공급망은 열려 있다. 미국은 일부 국가에서 이 통로를 이용해 러시아에 화학 물질, 반도체와 전투에 동원될 수 있는 다른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고 보고 거듭 제재 위반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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