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부촌’ 족쇄 드디어 풀린다…압구정 재건축 쉬워진다는데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 2023. 9. 14.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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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구단위계획 전환
업무용 땅에 주거시설 가능
목동 ‘미니 신도시’도 확정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경.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서울시가 강남구 압구정아파트지구를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전환한다. 과거 도시 관리 기법을 현재 기준으로 바꿔 재건축 사업이 보다 쉽게 진행되도록 한 것이다.

14일 서울시는 전날 열린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압구정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아파트지구는 1970년대 고도 성장기에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대규모 아파트를 짓는 데만 초점을 맞춰 다양한 주거 수요를 유연하게 품지 못했다. 가령 주택용지 필지에 상가를 짓거나 보행 길을 내는 게 금지됐다.

재건축 정비계획과 연계성도 떨어져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하자 서울시는 작년 말부터 아파트지구를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속속 전환하기 시작했다. 압구정아파트지구에서도 압구정 2~5구역이 재건축 속도전을 펼치고 있어 신속한 전환이 필요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이번 전환을 통해 재건축을 추진하는 대규모 주택 단지는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됐다. 기존 아파트지구에서 상업 기능을 담당하던 중심시설용지는 주거용도로 도입이 가능해졌다. 다만 주거용도를 허용함에 따라 발생하는 개발이익의 5~10% 범위는 공공기여를 해야 한다. 개발잔여지에도 기존에 허용하지 않던 비주거용도의 건축이 가능해졌다.

서울시는 이날 1980년대 건설된 목동 신시가지 1~14단지(약 437만㎡ 규모) 일대를 미니신도시급인 약 5만 3000가구 규모로 탈바꿈하는 개발 청사진도 고시했다. ‘목동지구 택지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 결정안’을 확정 고시한 것이다. 작년 11월 서울시 심의 문턱을 넘은지 10개월 만이다. 통상 확정 고시가 심의 이후 한두 달 안에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늦은 셈이다. 이는 목동 1~3단지 주민들의 반발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용도가 제2종 일반주거지역인 목동 1~3단지는 재건축 과정에서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종상향을 추진하고 있다. 주민들은 2004년 주거지역 용도가 세분화될 때 1~3단지만 억울하게 하향 조정됐다는 입장이다. 원래대로면 3종 일반주거지역이니 종상향에 따른 공공기여가 부당하단 것이다. 반면 서울시는 현행법상 용도를 올려주면 반드시 공공기여를 받게 돼 있다며 민간임대주택을 지으라고 조건을 걸었다.

입장 차이가 계속되자 최근 양천구가 공공기여로 공공녹지를 조성하자고 중재하고 나섰다. 국회대로공원과 안양천을 연계한 가칭 목동 그린웨이를 만들자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를 고려한 듯 이날 고시에 ‘세부개발계획 수립 시 심의를 통해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에 대한 지침 변경 가능’이라는 글귀를 추가했다. 공공기여로 공원을 받는 방안에 대해 열린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미 3종 일반주거지역인 4~14단지도 용적률을 현재 120~130% 수준에서 최고치인 250%까지 올릴 수 있도록 했다. 사실상 용적률이 2배 가량 높아지며 목동 1~14단지는 최고 35층까지 변신이 가능해졌다. 서울시는 창의 혁신 디자인을 도입하면 높이를 더 유연하게 풀어줄 방침이다. 실제 목동 대다수 단지들이 40층 이상 재건축 계획안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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