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나온 군인도, 수출업체도 발동동…첫날 이런데 나흘 버티라고?
광역 전철 75%, KTX 68%
화물 열차 운행도 절반 이하로
“주말 되면 피해 더 커질 것”
이날 서울 용산역 승차권 변경·반환 창구는 많은 시민으로 북적였다. 철도노조 파업이 본격화하면서 열차 시간표가 변경·취소된 승객들이었다. 70대 여성 A씨는 “친구들과 함께 계획한 춘천 당일치기 여행이 파업으로 좌석이 취소됐다”면서 “경기도 부천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1시간을 더 대기하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들은 더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용산역에서 만난 외국인들은 갑자기 예매한 표가 취소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외국 여행객을 위한 안내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태국에서 한국으로 열흘간 휴가를 왔다는 케이트 이자벨 씨(34)는 “가평 남이섬으로 가려는데 전광판에 열차가 줄줄이 취소됐다는 안내가 떠서 깜짝 놀랐다”며 “어떻게 된 사정인지 물어봤지만 언어소통이 안돼 파업이란 걸 겨우 이해했다”고 말했다.
대구역에서 휴가를 나온 B 장병은 “휴가를 위해 열차표를 예매했었는데 취소가 돼 매우 당황했다”며 “계속 예매를 재시도해 겨우 입석 표를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산업 현장에서도 철도노조 파업으로 ‘물류 동맥경화’가 현실화되는 모습이 역력했다. 부산 지역 철도 물류 거점 역에는 열차 운행률이 뚝 떨어지며 수송에 차질을 빚었다. 부산 화물열차 종착역인 부산신항역과 부산진역은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부산신항역과 경기 의왕 오봉역을 오가는 화물열차 운행 횟수는 평상시 13회에서 절반 이하인 5회로 뚝 떨어졌다. 국내 주요 수출항만이 있는 노선으로 주로 국제 컨테이너 운반이 많이 이뤄진다. 부산신항역의 하루 운송량은 평균 1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이상이었지만 이날은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퇴근길 불편은 그나마 최소화되는 분위기였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가 공동 운행하는 서울지하철 1·3·4호선 운행횟수를 18회 늘렸다. 운행 횟수 증편으로 약 3만6000명 추가 운송이 가능했다. 사전 대비로 출·퇴근 시간대 열차 운행률을 평소 대비 90% 이상 유지했다. 실제로 이날 아침 청량리역·종로3가역·서울역 등에서 출근길 대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회사원 정 모(31)씨는 “강남으로 출근해야 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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