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저커버그 격투장 대신 의회서 만났네…함께 외친 내용은

강계만 특파원(kkm@mk.co.kr) 2023. 9. 14.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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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 슈머 미 상원 원내대표가
AI규제 논의위해 비공개 개최
“몇 달안에 AI법안 마련할 것”
딥페이크문제 즉각 조치해야
격투기 대결놓고 신경전 펼친
머스크-저커버그, 의회서 대면
샘 올트먼, 젠슨 황, 빌 게이츠등
빅테크 CEO, AI규제 한목소리
美의회 AI 포럼 참석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 = 연합뉴스]
미국을 대표하는 빅테크 최고경영자(CEO)이자 억만장자들이 13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규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미국 의회를 한꺼번에 찾았다. 이들은 안전한 AI 사용을 위한 정부차원의 규제를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이날 미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에서 비공개로 ‘AI 인사이트 포럼’을 개최한 가운데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 등 AI 산업을 주도하는 핵심 인물들이 참석했다. 또 격투기 대결을 놓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자리를 함께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공동창업자와 사티아 나델라 CEO,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CEO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또 노동·시민단체, 크리에이티브 산업을 대표하는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했다. 미국 상원의원 60명도 배석했다. 블룸버그는 올해 AI 기술주 상승에 힘입어 총 5500억 달러에 달하는 순자산을 보유한 빅 테크 거물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고 평가했다.

美의회서 AI 포럼 개최한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AP = 연합뉴스]
이날 회의는 오전과 오후 세션으로 나눠서 진행됐다. 슈머 원내대표는 이번 포럼과 관련해 “의회가 통과시킬 수 있는 초당파적 AI 정책 기반을 구축하는 거대하고 중요한 작업을 시작한다”며 “매우 복잡한 AI는 거의 모든 삶의 영역에 영향을 미치면서 진화하기 때문에 앞으로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이 자리에서 “AI는 양날의 검”이라며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문명에 대한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테슬라와 같은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해 걱정할 게 아니라 ‘더 심화된 인공지능’(deeper AI)를 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간의 뇌를 모방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도록 하는 AI의 딥 러닝에 대해 문제제기한 것이다.

또 머스크 CEO는 우주에서 보일 정도로 큰 데이터센터가 고도의 지능을 갖고 있는 만큼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그는 스포츠와 비유하면서 “AI를 규제할 심판을 둬야 한다”면서 AI문제에 사전대응할 수 있는 연방 담당부서가 연방항공청(FAA)이나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유사하게 운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美의회에 소집된 구글·메타 CEO [ AFP = 연합뉴스]
오픈소스 AI 모델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저커버그 CEO는 오픈소스 AI 모델이 비즈니스 혁신을 몰고 온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는 AI에 대한 두 가지 문제로 안전과 접근방식을 언급하면서 “연구발표, 학계와의 협력, AI모델 사용 정책 수립 등을 통해 제품 출시방법을 신중히 고려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AI는 새로운 기술이고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며 궁극적으로 미국 회사들이 정부와 협력해서 표준을 만드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머스크와 저커버그는 이날 타원모양의 긴 테이블 양쪽 끝에 각각 앉는 바람에 대화할 기회를 갖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 CEO는 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저커버그 CEO와의 격투기 대결에 대해 “그가 원한다면”이라고 언급해 여지를 남겼다.

빌 게이츠는 AI가 세계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피차이 CEO는 AI 개발을 위한 의회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연구개발 투자와 혁신인재 유치, 정부차원의 AI 사용 확대, 암 발견같은 어려운 문제에 AI 적용, 모두에게 도움되는 노동력 전환 등을 의회에 제안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포럼장에서 참석자들에게 “정부가 AI 규제에 역할을 해야 하는가”라고 물었고 모두 손을 들어서 찬성의사를 보였다.

슈머 원내대표는 오전 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AI법안을 몇 년이 아니라 몇 달 안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벼운 AI 규제가 올바른 접근 방식인지, 새로운 기관이나 기존 기관이 AI를 감독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고 부연설명했다. 또 그는 AI기술로 얼굴 이미지를 바꾸는 딥페이크, AI 콘텐츠에 디지털 표식을 넣는 워터마킹과 관련해 내년 11월 대선 전에 즉각적으로 조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눴다고 전했다. 앞으로 슈머 원내대표는 국가안보, 사생활 주제를 포함해 AI 인사이트 포럼을 8차례 더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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