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분 우천중단, 원태인 3번째 우천강판은 없었다→17QS-시즌 7승, 불펜이 지킨 승리..갈길 바쁜 KT 발목 잡았다[대구 현장리뷰]

정현석 2023. 9. 14.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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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전에서 7승째를 거둔 원태인.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9회 김현준 적시타 때 홈을 밟는 이재현.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가 71분 간의 우천 중단 후 재개된 경기에서 투-타에 걸쳐 집중력을 잃지 않고 리드를 지키며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14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시즌 14차전에서 10대4 대승을 거두며 연승을 달렸다.

선발 원태인이 우천중단 직전인 6이닝 까지 6안타 6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시즌 17번째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시즌 7승을 수확했다. 9월 첫 승이자, 지난 8월15일 LG전 이후 3연승.

최근 두차례나 우천 중단으로 조기강판되는 불운을 겪었지만 이날은 자신의 임무를 다 마친 뒤 우천 중단되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이승현(1이닝 무실점) 우규민(⅔이닝 무실점) 김태훈(1⅓이닝 무실점) 등 불펜진이 원태인이 승리를 굳게 지켰다.

김현준 김성윤 테이블세터가 쐐기 3타점을 합작했고, 이재현이 2안타, 1볼넷, 희생플라이 타점 등으로 활약했다. 강민호도 2안타 2타점으로 개인 통산 3300루타를 달성했다.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SSG와 KT의 경기, 5회말 2사 만루 KT 강백호가 만루홈런을 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9.08/

▶'돌아온 천재타자' 강백호, 50일 만에 선발 출전, '햄스트링' 오재일 대신 '콜업' 김태훈 1루수

삼성은 김현준(중견수)-김성윤(우익수)-구자욱(좌익수)-강민호(포수)-호세 피렐라(지명타자)-류지혁(3루수)-이재현(유격수)-김호재(2루수)-김태훈(1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외야수 김태훈이 지난 8월6일 이후 19일 만에 콜업돼 선발 출전했다. 12일 대구 KIA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된 오재일은 출전하지 못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당초 다음 주 선발투수들을 콜업하려고 했는데 오재일 선수가 바로 뛰기 어려워 야수들을 콜업했다"며 "오재일 선수는 통증이 없다고 해서 말소하지 않았다. 당장 이번주는 힘들고, 다음 주부터 대타 출전 정도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하루하루 상태를 지켜보면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T는 김민혁(우익수) 강백호(지명타자) 알포드(좌익수) 박병호(1루수) 배정대(중견수) 장성우(포수) 이호연(2루수) 장준원(3루수) 김상수(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강백호가 지난 7월 26일 수원 LG전 이후 50일 만의 선발 출전.

KT위즈 이강철 감독은 "최근 타이밍이 괜찮다. (박)병호가 1루수 수비로 나갈 수 있어 지명타자로 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한달 여 만에 1군에 돌아온 강백호는 8일 SSG전에 교체 출전해 만루 홈런까지 날렸지만 포지션이 마땅치 않아 대타로만 출전해왔다. 박병호가 종아리 통증에서 회복돼 1루 수비에 들어가면서 마침 지명타자 자리가 비었다.

한편, 황재균은 감기 몸살 증세로 선발에서 제외됐다. 장준원이 선발 3루수로 출전했다.

송구실책을 범하는 원태인.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황재균 대신 출전, 장준원의 센스만점 기습번트, 흔들린 원태인의 송구실책

선취점은 KT 위즈의 몫이었다.

2회초 선두타자 배정대가 좌중간을 가르는 큼직한 2루타로 출루했다. 장성우가 원태인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전안타로 무사 1,3루.

원태인이 집중했다. 이호연을 149㎞ 몸쪽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를 했다.

황재균 대신 선발 출전한 장준원이 센스를 발휘했다. 초구 체인지업에 기습번트를 1루쪽으로 댔다. 원태인과 1루수 김태훈이 동시에 달려나왔다. 2루수 김호재가 베이스 커버할 시간이 부족했다. 급한 마음에 원태인이 비어있는 1루로 던졌고, 뒤늦게 들어온 김호재가 몸을 날려봤으나 미치지 못하며 우익수 쪽으로 흘렀다.

그 사이 3루주자는 홈을 밟았고, 원태인의 송구실책 때 주자들이 진루해 1사 2,3루. 김상수의 1루 땅볼 때 3루주자 장성우가 홈을 밟아 2-0이 됐다.

안주형의 역전 2타점 적시타.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두번째 타석부터 대타 vs 5회부터 불펜 필승조 투입, 양팀 벤치의 승부수

삼성은 0-2로 뒤진 4회말부터 반격을 시작했다.

선두 구자욱의 볼넷과 강민호의 중전 안타로 무사 1,2루. 믿었던 호세 피렐라가 하이패스트볼에 삼진을 당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을 뻔 했다.

하지만 류지혁이 1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직구 볼 2개에 이어 바깥쪽 아슬아슬한 체인지업 볼을 잘 골라내 볼넷으로 출루했다. 1사 만루의 결정적인 찬스를 만든 눈야구였다.

이재현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라간 삼성은 두번째 타석 부터 연속 대타 기용이란 승부수를 띄웠다. 대타 김지찬의 볼넷으로 2사 만루에서, 김태훈 대신 나선 안주형이 0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배제성의 146㎞ 직구를 밀어 좌전 2타점 적시타로 3-2 역전에 성공했다.

대타 역전 결승타의 주인공 안주형은 "경기 중간 갑작스럽게 대타 준비를 해서 정신이 없었다. 일단 무조건 쳐야 된다는 생각만 계속 머릿속에서 맴 돌았다. 정신은 없었지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직구만 노렸는데 다행히 직구가 들어오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기뻐했다. 이어 "시즌이 얼마 안 남았는데 시즌 끝까지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간절함을 담아 이야기 했다.

15일 경기가 없는 KT가 5회부터 일찌감치 배제성을 4이닝 만에 내리고 5회부터 주권을 투입하는 초강수로 필승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홈팬들의 뜨거운 응원속에 불 붙은 삼성 타선을 막을 수 없었다.

삼성은 5회 2사 후 5타자 연속 안타로 3점을 보태며 단숨에 6-2를 만들었다.

2사 후 좌전안타로 출루한 구자욱이 강민호의 밀어친 타구가 펜스에 맞고 나오는 사이 홈을 밟았다. 강민호는 3개를 루타를 보태 개인 통산 3300루타(역대 10번째)를 달성했다.

피렐라의 펜스에 박히는 라인드라이브성 인정 적시 2루타와 류지혁의 우전 적시타가 이어지며 6-2.

우천중단되는 라이온즈파크 경기.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비로 중단된 대구 삼성-KT전.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장성우, 투런포로 추격 시작 KT...하지만 야속한 비로 71분 중단, 빨리 오든가

KT가 공격을 시작한 6회초 비가 굵어지기 시작했다. 1사 후 원태인의 손에서 공이 빠지면서 박병호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2사 후 장성우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원태인의 체인지업 실투를 당겨 좌측 펜스를 넘겼다. 4-6 두점 차로 추격하는 시즌 10호 투런홈런.

원태인은 후속 장준원을 2루 땅볼 처리하고 리드한 채로 이닝을 마쳤다. 6이닝 동안 101구를 던지며 6안타 4사구 2개, 6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승리 요건과 함께 시즌 17번째 퀄리티스타트와 시즌 7승째를 달성했다.

원태인은 "17번째 커리어하이 퀄리티스타트를 생각하고 6회 마운드에 올랐다. 비가 와서 손에서 볼이 빠져 사구를 내줬다. 장성우 선배 타석에 볼넷을 주면 우천 중단 될 것 같아 승부를 적극적으로 하다 홈런을 맞았다. 정말 비와 인연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며 웃었다.

아시안게임 전 마지막 1경기를 남긴 원태인. 하지만 갑작스러운 손가락 통증과 수비 중 발목 통증으로 어쩌면 마지막 등판이 될 지 모르는 경기.

올시즌에 대해 원태인은 "10승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도 많이 좋아졌고, 작년보다 퀄리티스타트도 많이 한 전체적으로는 성장했다고 말할 수 있었던 시즌"이라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거세진 비로 심판진이 우천 중단을 선언했다. 오후 8시31분부터 71분 간 중단됐던 경기는 오후 9시42분에 재개됐다.

우천중단으로 올시즌 두차례나 조기 강판한 적이 있는 원태인. KT로선 진작 비가 왔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던 상황이었다.
빗속에 장성우에게 추격의 투런포를 허용한 원태인.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비 개인 라이온즈파크, 불펜 총력전 승자는 삼성 라이온즈

71분 만에 재개된 경기.

양팀은 사생결단 불펜 총력전을 펼쳤다. 북동진 하는 비구름에 빨리 달아나려는 삼성과 빨리 뒤집으려는 KT 타자들의 마음이 급했다.

양 팀 불펜 투수들은 타자들의 조바심을 이용하며 역투를 펼쳤다.

KT는 손동현 이채호가 7회까지 1이닝 씩을 무실점으로 이어던지며 역전의 기회를 틈을 엿봤다.

후반승부를 보려고 일찌감치 불펜을 투입했던 KT. 계산이 맞지 않았다.

타자들도 삼성 불펜 공략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4-6으로 뒤진 7회초 우완 이숭현에게 무득점,

8회초는 우구민과 김태훈에게 점수를 내지 못했다. 8회 1사 후 박병호가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배정대가 우규민의 초구를 들어올렸지만 펜스 바로 앞에서 잡히며 아쉽게 물러섰다. 장성우의 안타 때 중견수의 포구 실책이 이어지며 2사 1,3루 찬스를 이어갔지만 대타 조용호가 바뀐 투수 김태훈의 하이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경기를 마무리한 김태훈.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삼성은 8회말 선두 이재현이 안타로 출루한 뒤 희생번트와 이성규의 내야안타로 만든 1사 1,2루에서 김현준의 달아나는 적시타로 점수차를 벌렸다.이어진 1사 2,3루에서 김성윤의 2타점 적시타와 강민호의 희생플라이로 10-4로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멀티히트로 데뷔 첫 100안타를 돌파한 이재현은 "123경기 다 나갔는데 100안타를 쳐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100안타에 대해서 큰 감흥이 없고 팀이 이겨서 좋다. 100안타 경기 날 이겨서 더 기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비가 계속 왔는데 팬분들께서 비 맞으면서 끝까지 응원해 주신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삼성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자기 역할을 책임감있게 잘 해줬다. 타자들도 찬스에서 집중력을 가지고 득점을 만들어줬다. 덕분에 마지막 많은 점수를 올려 좋은 흐름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고 총평했다. "특히 안주형 선수의 적시타가 오늘 경기에서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짚은 박 감독은 "우천으로 경기가 중간에 잠시 중단됐었는데, 마지막까지 야구장에 남아서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승리의 소식을 전할 수 있어서 기쁘다. 이번주 남은 경기도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KT는 장성우가 투런홈런 포함, 4타수3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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