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SSG 제물로 5위 탈환 ‘쓱’ 다가섰다
1 대 2 패색 짙던 ‘9회말 2사’
허경민 적시타로 역전 드라마
4연승…5위에 한 경기차 추격
위기에 빠진 프로야구 두산을 주장 허경민(33)이 단 ‘한 타석’으로 구했다. 두산이 대타 출전한 허경민의 ‘9회말 투아웃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SSG를 꺾고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
허경민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전 9회말 1-2로 뒤진 2사 만루 상황에 9번 타자 조수행 대신 타석에 들어섰다. 앞서 두산 타선은 경기 내내 SSG 좌완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호투에 가로막혔다. 엘리아스는 이날 8이닝 5안타 1사사구 4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뒤 9회말 마무리 투수 서진용과 교체됐다. 답답한 흐름을 뒤바꿀 ‘한 방’이 필요한 순간, 홈 관중은 ‘해결사’ 허경민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뜨거운 함성을 보냈다.
상황이 두산에 유리하게 돌아갔다. SSG 서진용이 허경민을 상대로 던진 초구가 바닥에 그대로 내리꽂히며 폭투가 됐다. 그 사이 3루에 있던 이유찬이 홈을 밟아 2-2 동점을 만들며 서진용을 더욱더 압박했다. 허경민은 계속된 2·3루 기회에서 서진용의 4구째 포크볼을 받아쳐 좌중간 ‘끝내기 안타’로 연결했다. 그의 ‘6시즌 연속 100안타’ 기록이 가장 극적인 순간 완성됐다. 가장 중요한 순간, 단 한 타석으로 팀 승리를 책임졌다. 1회초 최정에게 적시 2루타를 맞은 뒤 단 한 번도 SSG에 앞선 적 없던 두산은 허경민의 끝내기 안타로 3-2 역전승을 거두며 4연승을 달렸다. 9회초를 잘 막은 두산 이영하는 1이닝을 던지고 시즌 2승째(2패)를 신고했다.
이로써 두산은 이날 패배로 5위가 된 SSG는 물론, SSG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선 4위 KIA를 1경기 차로 추격하며 5강의 꿈을 키웠다.
가을야구를 꿈꾸는 두산 마운드와 타선은 경기 내내 끌려가는 흐름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선발 최승용은 5이닝 6안타 1실점으로 제 몫을 해줬고, 불펜도 남은 4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 역전의 발판을 놨다. 9회말 상대 마무리 투수 서진용을 상대로 선두 타자 안타를 친 양석환 등 타선의 끈기도 돋보였다.
경기 뒤 만난 허경민은 “내 끝내기 안타는 마운드가 최저 실점으로 경기를 끌고 왔기에 가능했다. (양)석환이부터 시작된 타선의 집중력도 나에게 좋은 기운을 가져다줬다”며 “가을야구를 위해 매일 정말 중요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를 포함한 베테랑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남은 경기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주장이 주장답게 멋진 끝내기 안타를 때렸다. 타석에서 부담이 컸을 텐데 모든 걸 극복하고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다른 선수들도 칭찬하고 싶다. 한 번의 기회를 기다렸고 우리 선수들이 해냈다”고 칭찬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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