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될까, 열매 딸까…‘늦가을’이 변수네
KS 1차전 11월4일께나 개최 가능
추운 날씨 타격전·투수전 ‘갈림길’
NC 구창모· KT 엄상백 복귀 여유
LG는 플럿코·최원태 회복에 호재
이른 봄부터 ‘날씨 이슈’가 많았던 시즌이다. 지난 2월부터 한국야구 전반이 날씨로 시끄러웠다. 프로야구 7개 구단이 캠프를 차린 미국 애리조나 지역의 이상저온 현상으로 각 팀 주요 선수들은 물론 현지에서 집결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까지 타격을 입었다. 하늘을 바라보며 힘들게 시작한 2023시즌이 결국에는 날씨에 따라 마지막까지 좌지우지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다 수준의 우천 취소 경기 발생으로 프로야구 일정은 이미 뒤로 밀리고 또 밀리고 있다. 후반기로 돌입할 때만 하더라도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가 종료되는 10월7일 이후 하루 이틀 여유를 두고 포스트시즌 첫 무대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여는 것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계산이었다. 그러나 추가 취소 경기가 이어지며 가을야구 출발일도 일주일가량 뒤로 밀려 있다. 한국시리즈 1차전 또한 11월4일께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팀에 유리할지 불리할지 아직 예단할 수는 없다. 다만 추운 날씨에는 야수들의 어려움이 더 크다는 게 정설이다. 체감기온이 영하에 가까워지면 야수들은 옷을 한두 장 더 겹쳐 입고 나오며 움직임이 둔해지기도 한다. 가을야구 타격전과 투수전의 갈림길에서 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또 하나, 부상과 부진으로 애매해진 자원이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 이 대목에서는 NC 좌완 구창모가 부각된다. 구창모는 지난 6월 이후 왼팔 전완부 부상으로 재활에 집중하다가 실전 피칭 직전 단계에 올라와 있다. 우선은 아시안게임 조별리그를 시작하는 야구대표팀 일정에 맞추는 듯 보이지만 NC가 현재 2, 3위 싸움을 하는 것을 고려하면 점차 페이스를 올리면서 가을야구에도 팀에 큰 보탬이 될 가능성이 생기고 있다.
NC는 리그 최강 투수 에릭 페디와 또 다른 외인 태너 털리를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구창모가 예전 모습의 근사치로 돌아와준다면 가을야구 강자로 떠오를 수 있다.
KT 또한 한창 상승세이던 지난 8월 말 갈비뼈 미세골절로 이탈한 우완 엄상백 합류와 함께 정규시즌 마지막 승부와 더불어 포스트시즌 최선의 투수진을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간이 보약이 될 수 있다.
선두 LG는 우선은 정규시즌 우승 확정이 급선무지만 시즌의 늘어짐이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고관절 부상으로 이탈한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가 복귀 뒤 컨디션을 확인할 시간을 벌 수 있다. 또 키움에서 이적한 후 스태미너가 떨어진 우완 최원태에게 회복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이들 팀뿐 아니라 KIA, SSG, 두산 등 가을야구 티켓싸움을 하는 팀 모두 부상 이슈가 있다. 계속된 일정 변화가 어떤 식으로 이들 팀에 작용할지 모른다. 시간은 누구의 편일까. 11월 가을야구 한복판을 지날 즈음이면 대략 복기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안승호 선임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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