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교사에 똥기저귀 던진 부모 “정서학대에 대한 절규로 봐주길”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세종시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자신의 얼굴에 ‘똥 기저귀’를 던진 학부모를 고소한 가운데, 해당 학부모는 자녀가 어린이집에서 ‘정서적 아동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가해 학부모로 지목된 A씨는 1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똥) 기저귀를 (선생님에게) 투척한 것은 잘못된 일이고 이 일에 대해선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이 사건은 정서적 아동학대를 당한 학부모의 절규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10일 어린 자녀 치료 차 입원해 있던 병원에 사과하러 온 어린이집 교사 B씨의 얼굴을 향해 똥 기저귀를 던졌다.

이런 행위와 관련해 A씨는 “보호자 외에 출입이 금지된 입원실에 미리 알리지도 않고 막무가내로 들어와서 당황했다”면서 “온종일 잠을 못 자고 아파하는 둘째와 첫째를 모두 돌보다가 갑자기 찾아온 교사를 보고 그동안 쌓인 분노가 터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A씨는 ‘똥기저귀 사건’ 전날인 지난 9일 담임교사와 어린이집 원장을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어린이집 낮잠 시간에 자신의 세 살배기 아들이 다른 원아들과 함께 놀이방에서 자지 않고, 붙박이장처럼 좁고 깜깜한 방에서 혼자 잤다는 사실을 지난달 말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A씨는 “아이가 집에서 갑자기 ‘어두운 방에서 혼자 자는 거 무서워’라고 말했다”면서 “어린이집 측에선 처음엔 그런 적 없다고 했다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보겠다고 하니 그제야 ‘아이가 원해서 그랬다’라고 말을 바꿨다”고 했다.

이어 “처음에는 부인하다가 나중에는 의사 표현을 정확히 할 줄 모르는 만 2세의 아이(2020년 9월생)가 본인이 원해서 그랬다고 말을 바꾸는 것을 보고 정서적 학대가 있었던 것으로 봤다”라면서 “골방처럼 좁고 캄캄한 공간에 아이를 혼자 재웠다는 사실을 알고 오열했다”고 했다.

A씨는 “지난 6월 어린이집에서 오전 산책 후 인원 파악이 안 된 상태로 현관문이 닫히는 바람에 아이 혼자 몇 분간 밖에서 배회하고 있던 걸 이웃 주민이 발견한 일이 있었다”고도 주장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그는 “아이가 어린이집의 잘못으로 미아가 될 뻔한 일이 있었는데, 어린이집에서 실수라고 사과를 해서 그냥 넘어간 적이 있었다”면서 “두 달 정도 어린이집을 쉬다가 다시 어린이집을 보냈는데, 그 뒤로 머리 뒤를 어딘가에 박거나 머리카락을 쥐어짜는 등의 이상 행동 등을 보이기도 했다”고 했다.

A씨는 최근에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놀다가 상처가 생겼는데 A씨가 담임교사에게 아이 몸에 상처를 낸 아이와 그 학부모에게 행동 지도를 요구하는 과정에서도 담임교사와 마찰이 있었다고도 했다.

이후 A씨로부터 기저귀를 맞은 B씨는 10일 A씨를 상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어린이집에 출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의 남편은 12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글을 올려 어린이집 교사의 인권 보호를 위한 제도화를 촉구했다.

학부모 A씨의 아동학대 신고 사건은 세종경찰청이, B씨가 고소한 폭행 사건은 세종 남부경찰서가 맡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은 양 사건 모두 피해자 조사는 아직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