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구 시신 속 가족찾기, 처참한 리비아... 최대 2만명 사망
북아프리카 리비아 동부를 강타한 대홍수 사망자가 피해가 집중된 데르나시 한 곳에서만 2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리비아 당국이 밝혔다. 압둘메남 알가이티 데르나 시장은 13일(현지 시각) 알자지라 방송에 “현재까지 약 6000명의 사망자가 확인됐고, 실종자도 1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며 “최종 사망자 수는 1만8000명~2만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망자 수가 총 10만명쯤 되는 데르나 시민 5명 중 1명 꼴에 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현지 언론인은 BBC 라디오를 통해 “길거리 곳곳에 수습되지 못한 시체들이 나뒹굴고 있다”고 했다. 울먹이는 유족들이 수천 구의 주검 사이를 오가며 가족 시신을 애타게 찾는 처참한 광경이 벌어지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낮 온도가 30도 가까이 오르며 부패도 심해지고 있어 신원이 확인된 시신은 즉각 매장되고 있다. AFP는 “데르나 외곽에 집단 매장지가 여러 곳 만들어졌고, 트럭으로 실려온 시신 수백 구가 한꺼번에 매장되고 있다”고 했다.
3만5000여 명으로 추정되는 이재민들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BBC는 “피해 현장에는 대피소도 없고 식량과 깨끗한 물도 크게 부족하다”고 전했다. 리비아 의사 연합은 “각종 수인성 질병이 창궐해 더 큰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데르나에는 12일부터 국제 사회가 지지하는 트리폴리의 통합 정부(GNU)가 보낸 의료진과 구호품이 도착, 이재민 지원에 나섰다. 리비아는 2011년 이후 벌어진 내전과 이후 군벌 간 갈등으로 서부는 리비아 통합 정부가, 이번 호우로 타격을 받은 동부는 리비아 국민군(LNA)이 통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재난 대응에는 정파를 넘어선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인근 튀니지·아랍에미리트·카타르 등도 구조대를 급파했다.
지난 10일 강력한 열대성 폭풍 ‘대니얼’이 데르나 등지에 상륙, 유례없는 집중 호우가 쏟아졌다. 막대한 유량을 이기지 못한 댐 2개가 연달아 무너지면서 수백만t의 물과 진흙이 데르나 일대를 휩쓸었다. 곳곳에서 건물들이 붕괴했고, 물살에 휩쓸린 주민들이 대거 바다로 떠밀려가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다. 구조·복구 작업이 시작되면서 집계된 피해 규모는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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