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변경 큰 문제 아니야” 클린스만, 어렵지 않은 일을 떠밀려 한다
"함께 긍정적인 분위기 만들어야 좋은 결과 낼 수 있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일정 변경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했다.
영국에서 A매치 2연전을 치른 클린스만 감독은 14일 오후 3시 55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보통 대표팀이 귀국할 땐 선수단이 많은 관심을 받는다. 그러나 이날 가장 많은 시선이 향한 곳은 클린스만 감독이었다.
귀국 전부터 소란스러웠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진한 성적 외에도 ‘한국 상주’라는 조건을 성실히 수행하지 않았다. 과거 ‘재택근무’ 논란이 있었기에 대한축구협회 역시 클린스만 감독 선임 발표를 하며 “재임 기간 한국에 거주하는 걸 계약 조건으로 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자기 말을 뒤집었다. 국내보다는 미국, 유럽에 더 머물렀다. 한국 코치진에게 K리그 선수 관찰을 맡겼다. 미국 ‘ESPN’을 통해선 “유럽에 오가며 여러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건 대표팀을 성장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을 찾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당초 클린스만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전 이후 독일로 건너갈 예정이었다. 사유는 유럽파 관찰. 오는 16일(한국시간) 김민재가 속한 바이에른 뮌헨과 레버쿠젠 경기를 관전하고자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여론은 더 악화했고 팬심은 들끓었다. 그러자 협회가 클린스만 감독을 설득했다. 협회는 하루 전 “클린스만 감독은 뮌헨 경기를 관전하고 유럽 구단을 방문해 관계자 미팅, 코치진과 경기 분석을 할 예정이었다”라며 “하지만 10월 명단 발표 전 K리그 선수를 먼저 확인하는 업무를 시작하는 것으로 변경했다”고 전했다.
사실 클린스만 감독의 뮌헨 경기 관전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유럽파 관찰이라는 명목을 내세웠으나 A매치 기간 일주일 넘게 함께한 김민재를 또 본다는 건 설득력이 떨어졌다.
모든 감독이 마찬가지겠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김민재에게 크게 의지하고 있다. 이날 역시 “김민재가 합류하며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민재가 뮌헨에서 부진하더라도 선발할 수밖에 없다. 그런 김민재를 며칠 만에 다시 확인하겠다는 게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주 뮌헨-레버쿠젠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었는데 일정을 바꾼다고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이번 주말엔 K리그 현장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K리그 현장에 나타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다시 해외로 향할 뜻은 분명히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해외 경기 관전 등 계속 왔다 갔다 할 일정이 있다”며 출국 계획을 밝혔다.
큰 문제가 아닌 일을 참 어렵게 했다. 여론이 들끓지 않았다면 언제쯤 그를 볼 수 있었을까. 요즘처럼 대표팀을 향한 관심이 뜨거울 때는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팬들의 지지와 응원을 원한다면 그 역시 최소한의 자격을 갖춰야 한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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