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변경 큰 문제 아니야” 클린스만, 어렵지 않은 일을 떠밀려 한다

허윤수 2023. 9. 14.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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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 유럽 일정 변경해 귀국
"함께 긍정적인 분위기 만들어야 좋은 결과 낼 수 있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9월 A매치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일정 바꾸는 게 큰 문제는 아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일정 변경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했다.

영국에서 A매치 2연전을 치른 클린스만 감독은 14일 오후 3시 55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보통 대표팀이 귀국할 땐 선수단이 많은 관심을 받는다. 그러나 이날 가장 많은 시선이 향한 곳은 클린스만 감독이었다.

귀국 전부터 소란스러웠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진한 성적 외에도 ‘한국 상주’라는 조건을 성실히 수행하지 않았다. 과거 ‘재택근무’ 논란이 있었기에 대한축구협회 역시 클린스만 감독 선임 발표를 하며 “재임 기간 한국에 거주하는 걸 계약 조건으로 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 상주를 약속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클린스만 감독 역시 취임 기자회견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한국에서 보낼 예정”이라며 “유럽을 기반하는 코치는 각각 나라에서 해외 관전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자기 말을 뒤집었다. 국내보다는 미국, 유럽에 더 머물렀다. 한국 코치진에게 K리그 선수 관찰을 맡겼다. 미국 ‘ESPN’을 통해선 “유럽에 오가며 여러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건 대표팀을 성장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을 찾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당초 클린스만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전 이후 독일로 건너갈 예정이었다. 사유는 유럽파 관찰. 오는 16일(한국시간) 김민재가 속한 바이에른 뮌헨과 레버쿠젠 경기를 관전하고자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여론은 더 악화했고 팬심은 들끓었다. 그러자 협회가 클린스만 감독을 설득했다. 협회는 하루 전 “클린스만 감독은 뮌헨 경기를 관전하고 유럽 구단을 방문해 관계자 미팅, 코치진과 경기 분석을 할 예정이었다”라며 “하지만 10월 명단 발표 전 K리그 선수를 먼저 확인하는 업무를 시작하는 것으로 변경했다”고 전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렇게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한국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일정 변경 사유를 묻는 말에 “많은 분이 날 기다린다고 들어서 오게 됐다”라며 여론으로 인해 타의로 오게 됐다는 걸 인정했다. 그러면서 “협회에서도 보통 해외 원정 경기 후 감독도 같이 들어온다고 들어서 다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사실 클린스만 감독의 뮌헨 경기 관전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유럽파 관찰이라는 명목을 내세웠으나 A매치 기간 일주일 넘게 함께한 김민재를 또 본다는 건 설득력이 떨어졌다.

모든 감독이 마찬가지겠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김민재에게 크게 의지하고 있다. 이날 역시 “김민재가 합류하며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민재가 뮌헨에서 부진하더라도 선발할 수밖에 없다. 그런 김민재를 며칠 만에 다시 확인하겠다는 게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주 뮌헨-레버쿠젠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었는데 일정을 바꾼다고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이번 주말엔 K리그 현장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K리그 현장에 나타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다시 해외로 향할 뜻은 분명히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해외 경기 관전 등 계속 왔다 갔다 할 일정이 있다”며 출국 계획을 밝혔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을 향한 비판보다는 응원을 당부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을 향한 응원을 당부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강하게 뭉치고 긍정적이어도 외부나 많은 사람이 부정적인 여론, 이야기를 하면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안컵 전까지 언론, 팬 모두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었을 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며 “질타와 비판은 원하는 결과가 안 나왔을 때 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큰 문제가 아닌 일을 참 어렵게 했다. 여론이 들끓지 않았다면 언제쯤 그를 볼 수 있었을까. 요즘처럼 대표팀을 향한 관심이 뜨거울 때는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팬들의 지지와 응원을 원한다면 그 역시 최소한의 자격을 갖춰야 한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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