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크리에이터 위한 고성능 노트북, 에이수스 젠북 프로 14 OLED
[IT동아 김영우 기자] 노트북을 고를 때 단순히 연산 능력이나 크기, 무게 등의 단편적인 ‘스펙’만 보는 시대는 지났다.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사용자가 원하는 ‘경험’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지의 여부이다. 단순히 고성능 CPU(중앙처리장치)나 GPU(그래픽처리장치)를 탑재했다고 하여, 혹은 무게만 가볍다고 하여 모든 사용자에게 완벽한 만족감을 주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할 에이수스의 젠북 프로 14 OLED(ASUS Zenbook Pro 14 OLED, UX6404V)는 이런 최근의 트렌드를 정확히 반영한 제품이다. 각종 영상 콘텐츠의 감상 및 제작에 최적화된 능력을 제공하는 ‘크리에이이티브 노트북’을 지향하는 이 제품은, 차별화된 고화질의 OLED 화면, 직관적인 이용이 가능한 터치스크린 및 펜, 그리고 17.9mm의 얇은 두께를 갖췄다. 여기에 13세대 코어 i9-13900H 프로세서 및 지포스 RTX 4070 그래픽을 비롯한 최상위급의 사양까지 전문적인 콘텐츠 작업에도 대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높은 내구성 기대할 만
젠북 프로 14 OLED의 두께는 17.9mm, 무게는 1.6kg이다. 요즘 1kg 전후, 혹은 그 이하의 무게를 강조하는 저사양 노트북이 워낙 많아 젠북 프로 14 OLED가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젠북 프로 14를 아주 무겁다고는 할 수 없다. 코어 i9급의 CPU에 별도 GPU, 그리고 터치스크린까지 갖춘 고사양 노트북이 1.6kg이라면 양호한 편이다.
그리고 본체 여기저기에 무게대비 강도가 높은 알루미늄 및 마그네슘 합금 재질을 적용해 높은 내구성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 제품은 미국 국방성 군사 규격인 밀리터리 스탠다드(US MIL-STD-810H) 등급을 충족한다. 충격 및 진동, 고온 및 저온, 먼지 및 습도를 비롯한 여러 가혹한 환경에서도 잘 견딘다는 의미다.
고화질 OLED 화면, 터치&펜으로 차별화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역시 화면이다. 젠북 프로 14 OLED에 탑재된 14.5 인치 화면은 OLED 패널이라 애당초 기존 LCD 패널 대비 응답속도나 시야각, 명암비를 비롯한 대부분의 화질 관련 사양이 매우 우수하다. 응답 속도는 0.2ms로 지연이 사실상 없는 수준이며, 400니트의 높은 최대 밝기와 더불어 디지털 콘텐츠 제작의 표준 규격인 DCI-P3 컬러 영역을 100% 지원해 크리에이터에게 안성맞춤이다.
이와 더불어 일반적인 풀HD급보다 정밀도가 높은 2880x1800(16:10 비율)의 2.8K급 고해상도를 표시할 수 있으며, 기존 60Hz 대비 2배 더 부드럽게 움직이는 120Hz 주사율을 지원해 잔상이나 입력 지연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이는 콘텐츠 제작 외에 게임 플레이 시에도 유리한 조건이다.
화면을 직접 만지며 직관적인 조작을 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기능을 갖춘 점도 특징이다. 유명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에 주로 적용하는 코닝 고릴라 글래스를 적용해 화면의 내구성도 믿을 만하다. 4096 단계의 필압을 지원해 섬세한 필기나 드로잉이 가능한 전용 터치펜인 에이수스 펜(ASUS Pen) 2.0을 기본 제공해 터치스크린의 활용성을 높인 점도 눈에 띈다.
에이수스 펜 2.0은 펜은 펜 촉이 좁고 단단한 편이라 세밀한 표현이 가능하며, 각기 다른 필기감을 주는 교체형 펜촉 3개(H, HB, B)를 추가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USB-C 규격의 충전 포트를 통해 펜 본체를 충전할 수 있으며, 별도의 교체용 건전지는 사용하지 않는다. 노트북 내에 펜을 따로 수납하는 기능이 없는 점은 다소 아쉽다.
젠북 프로 14 OLED의 화면은 이렇게 좋은 구성을 갖추고 있지만, 화면을 180도까지 펴서 평평하게 만들거나 아예 끝까지 접어서 태블릿처럼 쓸 수 있는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이런 기능을 원한다면 태블릿 변신 기능을 갖춘 투인원 노트북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조작 편의성, 작업 효율성 높이는 다이얼패드 탑재
화면 외에 터치패드도 특색이 있다. 젠북 프로 14 OLED에 달린 터치스크린의 가장 큰 특징은 터치패드 좌측 상단에 있는 에이수스 다이얼패드(ASUS DialPad)다. 이름 그대로 다이얼을 돌리듯 둥글게 문지르며 조작하는 인터페이스인데, 이를 통해 화면 밝기나 음량의 조절이 가능하며, 다이얼 중간의 버튼을 눌러 기능 전환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일부 콘텐츠 제작용 소프트웨어의 특정 기능을 제어하는 데도 쓰는데, 이를테면 어도비의 프리미엄 프로 같은 소프트웨어에서 섬세하게 구간을 이동하거나 포토샵 2020에서 브러시 크기를 조정하는 등의 동작을 에이수스 다이얼패드로 할 수 있다. 만약 다이얼패드의 이용을 원하지 않는다면 터치패드 우측 상단의 터치 스위치를 대각선 안쪽 방향으로 문질러서 기능을 끄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기본 기능 및 어도비 소프트웨어 제어 기능 외의 다른 기능을 에이수스 다이얼패드에서 이용하려면 별도의 소프트웨어인 ‘프로아트 크리에이터 허브(ProArt Creatdr Hub)’를 통해 설정하면 된다. 여기에서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추가하거나 기능을 선택해 다이얼패드에서 제어하도록 지정이 가능하다.
최신 기술 적용한 측면 인터페이스 구성
노트북 측면 인터페이스의 구성도 요즘 노트북답다. 총 3개의 USB 포트를 갖추고 있는 데 그 중의 2개가 타입-C 규격이다. 특히 이 중 하나는 최대 40Gbps의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을 통해 초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썬더볼트4(Thunderbolt)4 규격을 지원하므로 외장형 그래픽카드와 같은 고급 주변기기를 연결하고자 할 때 유용할 것이다.
그 외에 썬더볼트4 포트를 포함한 2개의 타입-C 포트가 화면 출력 기능을 품고 있고, 여기에 더해 HDMI(2.1) 포트도 1개 있기 때문에 최대 3개의 외부 디스플레이를 연결해 총 4개의 화면을 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양한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구동하고자 할 때 활용할 만하다. 다만, 최신 인터페이스를 집중 배치하다 보니 통상적으로 많이 쓰던 타입-A 규격의 USB 포트는 1개만 달려있다. 이게 불편하다면 별도의 USB 허브를 구비해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동봉된 전원 어댑터는 200W 규격의 고용량 제품이다. 노트북 자체가 고사양이다 보니 이런 전원 어댑터를 적용한 것인데, 일반적인 보급형 노트북의 전원 어댑터에 비해 크기가 다소 큰 편이다. 대신 두께는 얇은 편이니 운반에 아주 큰 곤란을 겪진 않을 것 같다.
13세대 코어 i9, 지포스 RTX 4070 탑재로 고성능 구현
이런저런 특이한 부가기능에만 집중한 노트북 같지만, 컴퓨팅의 본질인 내부 사양도 상당히 충실하다. 세부모델별로 약간의 사양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이번 리뷰에 이용한 UX6404VI-P1084W 모델의 경우는 2023년 9월 현재 팔리는 노트북용 CPU 중에서도 최상위급에 가까운 13세대 인텔 코어 i9-13900H를 탑재하고 있다. 고성능(P) 코어 6개와 고효율(E) 코어 8개를 품었으며, 논리적 CPU 수를 늘리는 하이퍼쓰레딩 기능을 더해 최대 20쓰레드(처리단위)로 구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2.6~5.4GHz까지 클럭 속도가 자동 조절되는 것도 특징이며, 작업의 특징에 따라 고성능이 필요할 때는 P코어를 적극 활용하거나 클럭 속도를 높여 빠르게 작업을 처리할 수 있으며, 그 외의 상황에선 E코어를 주로 활용하거나 클럭 속도를 낮춰 전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
GPU 역시 노트북용 제품 중에서 상위급인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70(8GB)를 달아 높은 그래픽 처리능력을 기대할 수 있다. 이 밖에도 32GB(DDR5)의 넉넉한 시스템 메모리를 품고 있어 덩치가 큰 소프트웨어를 구동하거나 동시에 여러 작업을 처리할 때 유리하며, 저장장치는 고속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PCIe 4.0 기반 1TB의 NVMe SSD를 달았다.
게이밍 노트북을 지향하는 제품은 아니지만 최신 아키텍처 기반의 지포스 RTX 4070 GPU를 탑재한데다 게이머들의 선호도가 높은 MUX 스위치 기능까지 달아 게임 플레이용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MUX 스위치란 GPU에서 처리한 그래픽 데이터가 CPU 내장 그래픽을 거치지 않고 곧장 화면으로 전송되는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다. 노트북에서 게임이나 그래픽 작업을 할 때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멈칫거림을 해소할 수 있으며, 다소의 전력 사용량 상승을 감수하더라도 최대 그래픽 성능을 꾸준히 이용하고자 할 때 유용하다.
제품의 능력은 어느정도?
시스템의 그래픽처리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3Dmark 소프트웨어의 Time Spy 모드를 구동해 보니 합계 7971점(CPU 점수 7027점, 그래픽 점수 8165점)을 기록했다. 노트북 중에는 상당히 높은 점수이며, 신형 데스크톱 중에서도 중급형 이상의 모델과 비교할 만한 수준이다.
배터리 효율을 측정하기 위해 충전 100% 상태에서 유튜브를 연속 구동하니 4시간 정도 후 배터리 잔량이 낮아 충전하라는 메시지가 떴다. 작업의 종류에 따라 배터리 소모량이 달라지긴 하겠지만 이 정도면 고사양 노트북 치고는 무난한 편이다.
그리고 3Dmark 등의 부하가 많이 걸리는 작업을 한참 구동한 후 디지털 온도계를 통해 온도를 측정해보니 키보드 부분의 온도는 섭씨 48도 전후, 팜레스트 부분의 온도는 섭씨 33도 전후였다. 내부에 CPU나 GPU 등이 집중 배치된 키보드 부분의 온도가 다소 높긴 하지만, 사용자의 손목이 항상 접촉하는 팜레스트 부분의 온도가 안정적인 것을 보니 제품의 냉각 시스템 자체는 잘 구성된 것 같다.
개인화,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고성능 노트북을 원한다면
에이수스의 젠북 프로 14 OLED(UX6404V)는 한층 개인화된 경험, 그리고 특정 목적에 최적화된 제품을 원하는 최근의 소비자를 위한 노트북이다. 특히 고화질 OLED 화면의 탑재, 어도비 소프트웨어를 편하게 제어할 수 있는 다이얼패드의 탑재,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한 터치스크린 탑재 및 에이수스 펜 기본 제공 등은 콘텐츠 크리에이터에게 대단히 매력적인 요소다.
그 외에 13세대 코어 i9 프로세서 및 지포스 RTX 4070 그래픽을 비롯한 내부 구성 또한 상당히 강력한 편이라 데스크톱을 대체할 목적의 고성능 노트북을 찾더라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다만 여기저기 특색 있는 부가기능을 다수 탑재하고 기본 스펙 또한 높다 보니 제품 가격 역시 만만치 않다. 2023년 9월 온라인 판매가 기준, 리뷰에 이용한 모델의 가격은 500만원대 전후에 이른다. 어지간한 사람들이 수년 후에나 경험할 만한 고성능 노트북의 성능을 미리 접해보고자 한다면 구매를 고려할 만한 제품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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