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51달러 Arm…투자할 때 알아야 할 리스크 요인[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 9. 1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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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Arm /로이터=뉴스1

영국의 반도체 칩 설계회사인 Arm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 상장돼 거래를 시작한다. Arm이 2016년 일본 소프트뱅크에 인수돼 비상장기업으로 전환된 뒤 처음이다.

Arm의 공모가는 13일 51달러로 결정됐다. 이는 희망 공모가 47~57달러의 최상단이다. 주당 51달러에 공모가 이뤄지면 Arm의 가치는 545억달러에 이른다.

Arm은 독점적인 반도체 칩 설계에 대한 라이선스를 애플과 엔비디아 등 주요 전자기기 회사와 반도체 회사에 제공하는 대가로 선불 수수료와 로열티를 받는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Arm이 AI(인공지능)와 데이터센터, 자동차, 사물인터넷(IoT)에 대한 추세적 수요 강세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5년간 두자릿수 성장률 기대
뉴 스트리트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피에르 페라구는 13일 Arm에 매수 의견과 59달러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그는 2026년까지 Arm의 로열티 매출액이 연간 10% 중반대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연간 로열티 매출액의 27배와 세전 순이익의 40배를 적용하면 2026년에 Arm의 가치가 8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Arm의 2022년 매출액은 휴대폰 시장의 침체로 2021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향후 5년간은 평균 두 자릿수 초반의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매출액 증가에 따라 고정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전 순이익은 같은 기간 동안 세 배로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개방형 표준 칩 아키텍처인 RISC-V 등과의 경쟁과 상위 5개 고객사가 매출액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높은 고객 집중도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상위 5개 고객사 중 하나라도 이탈하면 매출 타격이 심하기 때문이다.

이외에 Arm에 투자할 때 감안해야 할 리스크 요인을 CNBC와 배런스 등을 참고해 정리했다.

중국 리스크
Arm은 매출액의 24%가 중국 합작법인인 Arm 차이나를 통해 발생한다. 문제는 Arm이 Arm 차이나에 행사할 수 있는 통제권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로스 MKM의 로히티 쿨카니는 지난 1일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Arm과 Arm 차이나의 다소 블랙박스 같은 관계는 실행 리스크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이어 "Arm은 Arm 차이나를 통해서만 중국 고객들에게 칩 설계를 판매할 수 있는데 Arm 차이나는 Arm 경쟁 제품도 중국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며 "Arm은 Arm 차이나에 직접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 중국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유일한 채널에 대한 통제력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Arm도 기업공개(IPO) 심사를 위해 제출한 서류에서 중국 법인을 통한 사업에 "상당한 리스크"가 있다고 인정했다.

밸류에이션

인디펜던트 솔루션 자산관리의 기술 펀드 매니저인 폴 믹스는 배런스와 인터뷰에서 Arm의 공모가에 적용된 밸류에이션이 지난 1년 매출액의 약 20배, 순이익의 거의 100배에 달한다며 "심하게 고평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성장세를 보이지 않았던 Arm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비정상적으로 공격적이라고 말했다.

뉴 컨스트럭츠의 기업분석팀은 소프트뱅크가 자사가 운영하고 있는 비전펀드에서 Arm 지분 25%를 인수하면서 Arm의 가치를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Arm의 공모가도 "펀더멘털보다는 밸류에이션을 높이기 위해 소프트뱅크가 비전펀드와 진행한 자기거래에 근거를 두고 형성됐다"는 지적이다.

소프트뱅크는 Arm의 IPO를 앞두고 비전펀드가 보유한 Arm의 지분 25%를 160억달러에 인수했다. 이는 Arm의 가치를 640억달러로 평가한 것으로 소프트뱅크가 원래 Arm에 지불한 금액의 두 배에 달한다.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에 160억달러를 향후 2년에 걸쳐 분할 지급하게 된다. Arm 주가가 하락하면 소프트뱅크가 비전펀드에서 Arm 지분을 비싸게 산 것이 되지만 향후 2년 동안 Arm의 주가가 상승하면 이 거래가 현명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인 새라 루소는 지난 8월 31일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2022년부터 2033년까지 Arm 매출액의 연평균 복합 성장률(CAGR)을 8%에서 11%로 상향 조정했다"며 "이는 전적으로 로열티 수입 증가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루소는 Arm의 가치를 400억달러에서 46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이는 13일 결정된 Arm의 공모가에 따른 예상 가치인 545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비용 관리
번스타인의 루소는 2022년에 Arm의 수익성이 하락한데 대해 "연구개발(R&D) 지출이 현재 모바일 분야가 경험하고 있는 경기순환적인 시장 하강기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려운 인건비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레드번 애틀랜틱의 애널리스트인 팀 슐츠-멜란더는 Arm이 새로운 칩 설계를 판매하려고 추진하면서 비용 절감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Arm은 2021년에 데이터센터용 칩을 만드는데 사용할 ARM v9 인스트럭션 세트 아키텍처(ISA)를 발표했다. 이는 Arm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슐츠-멜린더는 지난 11일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v9 ISA를 판매하고 고객이 v9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면 현재 예상되는 것보다 운영 비용을 통제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오버행
소프트뱅크가 Arm 지분을 매각함에 따른 오버행 우려도 제기된다. 소프트뱅크는 Arm 지분을 얼마나 오래 보유할지, 언제 지분을 줄일지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소프트뱅크는 한때 대규모로 보유했던 알리바바 지분을 서서히 매각한 것처럼 대규모 투자 지분을 증시에서 점진적으로 매각해온 경험이 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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