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위험수위… 집값 상승기대 꺾는 정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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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경제와 금융의 안정을 해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14일 '2023년 9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주택가격이 상승 전환하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은행 가계대출 규모가 확대돼 통화정책의 긴축 효과도 제약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가계부채가 주요국과 달리 디레버리징 없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거시경제 및 금융안정을 저해하는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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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경제·금융 안정 저해 수준
GDP 비중 104.5% 임계치 상회
대출 확대 긴축 효과도 제약 우려”
디레버리징 위한 당국 공조 강조
한국은행이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경제와 금융의 안정을 해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디레버리징(가계부채 축소)을 위해 당국 간 정책 공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4.5%로, 임계치(80% 수준)를 상회할 정도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74.4%)이나 일본(68.2%)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다. 과도한 수준의 가계부채는 장기성장세를 가로막고 자산불평등을 확대하는 등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주택 가격이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주택가격은 지난해 8월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고평가됐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에 따르면 주요 80개국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배율(PIR)의 중위값은 2023년 현재 11.9배인데, 한국은 26배에 달한다. 26년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집 한 채를 마련할 수 있다는 의미다.
홍경식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PIR의) 적정 수준은 존재하지 않지만, 과거 평균이나 다른 나라 수준 등 추세적으로 비교했을 때 고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면서 디레버리징이 지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올해 7월 이후 상승세인 가운데 비수도권도 가격 하락세가 둔화하고 있다. 여기에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 하락,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이 지난 4월 이후 증가로 전환한 상황이다.
한은은 중장기적으로 디레버리징을 지속하기 위한 정책당국 간 일관성 있는 공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꺾는 정책 대응을 통해 가계부채 축소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금융불균형 누증 가능성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구체적인 정책과 관련해선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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