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시스템도 문제"… 신생아 방치 숨지게 한 발달장애 산모 항소심도 집유

재판부 "피고인도 보호받아야 할 처지"

광주지방법원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출산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신생아를 방치해 숨지게 한 발달장애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1형사부(부장 김평호)는 14일 영아살해ㆍ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A(24)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구형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2021년 5월 전남 여수의 자택 화장실에서 낳은 아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능지수(IQ)가 74인 발달장애 여성으로 미혼인 상태에서 아이를 낳았고, 부모와 남자친구에게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가 뒤늦게 경찰에 자수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생명의 가치가 매우 소중하기 때문에 피고인을 처벌해야 하지만, 피고인도 보호받아야 할 처지”라며 “사회시스템이나 가족의 역할이 부족해 이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1심의 양형이 너무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광주=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