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에 증거인멸 시도…80대 노인 숨지게 한 마을이장 체포

자전거 타던 80대 남성 차량으로 추돌
현장 떠난 뒤 차량 전면유리 교체 시도
피해자 병원서 뇌출혈·장기파열로 숨져
“사고난 것 몰랐다” 진술, 구속영장 기각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80대 노인을 차량으로 들이받고 현장을 벗어나 숨지게 한 마을 이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 홍성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60대 마을 이장 A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8일 오전 9시 50분께 홍성의 한 편도 1차로에서 자신의 화물 차량을 운전하던 중 앞서 가던 80대 남성 자전거 운전자 B씨를 추돌한 뒤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사고 발생 10여분 만에 현장을 지나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중상을 입은 B씨는 지난 13일 뇌출혈 및 장기파열로 숨졌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해 사고 다음 날인 지난 9일 A씨를 긴급 체포했다.

A씨는 경찰에 “사고가 난 것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사고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경찰은 A씨가 사고 당시 탑승했던 화물차량의 전면 유리를 교체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B씨 사망 전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A씨의 주거가 일정하고 도망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경찰은 B씨가 사망함에 따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한 상태다.

이재은 (jaee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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