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 귀국' 클린스만 "기다린대서 왔다, 또 유럽 나갈 것"

홍지용 기자 2023. 9. 14.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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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향한 여론 부정적이었던 독일은 월드컵 탈락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오늘(14일) 오후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환한 미소로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러분들을 영국에서 봤었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저를 기다리고 계신다는 얘기를 들어서, 일단 오게 됐고요."

영국 현지에서 한 인터뷰에서 "내가 마음에 안 들면 다른 감독을 찾아라"라고 큰 소리치던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45일 만에 한국 땅을 밟으며 남긴 말입니다.

클린스만 감독은 오늘(14일) 오후 5시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취재진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지난 2월 선임된 이후 5경기째 무승에 그치다, 한국시간 13일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치른 6번째 경기에서 1대0으로 첫 승리를 따냈습니다. 클린스만 감독은 원래 사우디전을 마친 뒤 유럽에 더 머무르며 해외파 선수들을 점검할 예정이었으나, 급히 일정을 바꿔 귀국했습니다. 극도의 부진, 그리고 휴가와 외근으로 점철된 '태도 논란'까지 불거지며 커지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클린스만 감독은 급히 귀국한 이유를 질문받자, 해맑게 웃으며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계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왔다"며 "대한축구협회에서 해외 원정을 마치고 선수단이 귀국할 때 보통 감독들이 같이 이렇게 귀국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클린스만 감독은 오는 16일 김민재가 속한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를 볼 예정이었습니다. 계획을 취소한 배경에 대해 "일정을 바꾼다고 크게 문제될 것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김민재 는 이번 대표팀에서 웨일스,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에 모두 선발 풀타임 출전한 바 있습니다.

10월에 열릴 튀니지, 베트남과 평가전 이후 다시 해외로 나갈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계속 왔다 갔다 할 일정이 있다. 유럽에서 관전할 경기가 있다"며 다시 출국하겠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6개월 간 단 67일만 국내에 머무르며 대부분의 기간을 해외에서 체류했고, 이때 미국 ESPN 등 해외 스포츠 방송에 화상출연하거나,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추첨식에 참석하는 등 대표팀과 관련성이 적은 개인 용무를 수행했습니다.

비판여론을 의식한듯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결국 아시안컵이 시험대이다. 결과가 안 좋으면 그때는 정말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그게 감독의 숙명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긍정적인 여론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독일 대표팀을 예로 들었습니다. "팀을 둘러싼 모든 것이 부정적이었던 독일은 결국 탈락하고 집에 가는 수모를 겪었다"며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그때 질타와 비난, 비판을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클린스만 감독은 웨일스 선수 애런 램지에게 유니폼을 요청해서 아들에게 주려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해명했습니다. "아들 소속팀의 (웨일스인) 물리치료사가 부탁을 해와서 그렇게 했다"면서 "아들의 소셜미디어(SNS)에 비판적인 댓글이 많이 달려서 좀 슬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공항에서는 정식 기자회견이 아닌 귀국 후 약식 인터뷰인데도 수십 명의 취재진이 모여들었고, 방송사들은 인터뷰를 유튜브 등으로 생중계했습니다.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경찰과 공항 보안요원 등 40여명이 현장을 2시간 전부터 통제하기도 했습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오늘(14일) 오후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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