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연한 지능의 시대`가 열린다
우리는 지금 '융합'이 대세인 시대를 살고 있다. 예술, 문화, 경제, 산업 전반에 융합하지 않고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융합의 예를 들자면 끝이 없을 것이고, 최근 생성형 AI를 한 예로 들어보면 쉽게 다가올 것이다.
생성형 AI는 다양한 컴퓨터 과학 및 인공지능 기술의 융합체이다. 그러나 그 기술의 저변에는 사람들의 일상과 감성들을 기록한 수많은 데이터들이 존재한다. 다시 정리하자면 생성형 AI는 인간의 수많은, 그리고 다양한 경험의 데이터와 이를 바탕으로 분석과 조합의 기술이 더해져 탄생한 융합의 산물인 것이다.
이를 단순히 기술로 한정하여 정의 한다거나, 사람의 생각과 언어를 '단순히 흉내내는 것' 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기술이라는 시각으로 집착한다거나, '인간의 삶을 단순히 흉내내는 시각'으로 서로가 대립의 구도로 나아가기 보다는 각자의 장점들을 융합해 가다 보면, 인간지능과 AI의 장점들이 유기적으로 조합된 유연한 지능(Flexible Intelligence)의 창의적 결과물을 만나기에 이른다.
지난 여름 필자는 최근 핫한 생성형AI '챗GPT' 와 '바드'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날씨도 더운데 집 근처에 차를 운전하여 40분이내에 도착해서 쉴 수 있는, 강이나 호수 주변의 조용한 카페를 추천해 주렴.' 엔터를 치는 순간 거의 동시에 두 AI는 5~6개 카페에 대해 이름과 특징들을 주르륵 설명해 주었다. 그런데 몇몇 카페는 전화연결이 되지 않고, 몇몇은 영업을 하고 있지 않았다. 재미있는 것은 이후에 나타났다.
'전화연결이 안되거나 영업을 하지 않는 카페들이 있는데, 어떻게 된거야'라는 후속 질문에 바드의 답변은 이랬다. "저는 최근 데이터까지 학습이 되어있지만, 보다 더 자세한 정보는 해당 국가나 지역의 전문 정보검색 사이트를 이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반면 챗GPT의 답변은 이랬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제공 드려 죄송합니다. 저는 2021년까지의 데이터만 학습이 되어있어서 최신 정보를 미처 반영되지 않아 생길 수 있는 경우라 이해를 바랍니다. 그런데 2021년에는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업들과 자영업자들이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이로 인해 안타깝게도 많은 소상공인들이 폐업했다고 합니다. 연락이 되지 않는 카페들도 이러한 영향일 것 같습니다."
두개의 대표적 생성형 AI 답변에서 무엇이 느껴지는가? 데이터와 기술의 객관성이 강조된 'AI'와 조금 더 인간의 이해를 구하는 논거를 담은 부드러운 화법을 구현하는 'AI', 필자는 둘 중 어떤 하나를 편들고자 함이 아니다. 만약 우리가 생성형 AI 를 개발한다고 하면 어느 모델을 추구하겠는가? '최대한 최신의 객관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된, 논리 정연하지만, 때로는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는 화법을 구현하는 AI'가 순간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창의적'이라는 수식어가 이제 더 이상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닌 AI의 시대의 대표 수식어가 되었다. 그렇다고 우리가 아직 AI를 100% 신뢰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 간극을 조금씩 좁혀 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다시 말하지만, 유연한 지능은 AI의 새로운 명칭도 아니며, 인간의 경험기반의 지식에 국한되지 않는다. 점차 필연적으로 AI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시대이지만, 그 AI를 위한 기술과 원칙은 사람이 참여하는 영역이다. 그러므로 비즈니스를 기획하고 개발함에 있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노력이자 무기는 '기술과 원칙에 사람의 감성을 담을 줄 아는 유연함'을 갖추는 일이라고 본다. 결국은, '유연한 지능'을 통해 인간 냄새가 나는 창의적 비즈니스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30여년간 IT 비즈니스 기획과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최신 기술트렌드와의 융합을 통한 기업들의 새로운 비즈니스 개발을 위한 컨설팅을 해온 필자의 경험에서 나온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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