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지, “국회의원은 정신병자”라는 천하람에 “장애 혐오” 지적

이두리 기자 2023. 9. 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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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지난 6월 국회 본회의에서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 김 의원 옆은 안내견 조이. 연합뉴스

“천하람 위원장님, 이 책을 소개하신 행동이 왜 혐오 표현인지 모르시는 것 같아 말씀드립니다.”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을 향해 “국민의힘을 혐오 정치로 끌어들이지 말라”고 지적했다. 천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국회의원 109명에게 ‘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라는 제목의 책을 보내며 “자칭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정신을 똑바로 차리기는커녕 서로 골수 지지층을 모아 해괴한 빨갱이 논쟁과 친일파 몰이, 남 탓이나 하고 있으니 정상적인 국민이 보기에 정신병자들이 아니면 무엇이겠나”라는 내용의 편지를 동봉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는 지난 2022년 최종견해를 통해 우리나라 언론과 정치 논쟁에서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을 비롯해 심리사회적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태도와 만연한 증오 등 혐오 표현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면서 “천 위원장님의 이번 행동은 오히려 국제사회의 권고를 무시한 채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혐오를 더욱 불러일으키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썼다.

김 의원은 “혐오 표현은 단순히 개인적인 감정이나 표현 전부를 말하지 않는다”며 “같은 말이라고 하더라도 약자나 소수자를 향할 때, 특히 소수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나 편견이 담긴 동시에 이들이 겪는 차별을 고착화하는 경우 혐오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고 썼다. 그는 천 위원장이 보낸 책과 편지가 “아무런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국민들께 ‘정신질환=부정적 정치인’이라는 편견적 이미지를 고착시킨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현재의 정치적 상황이 국민들께서 보시기에 좋은 모습은 아닐 테지만 이럴수록 정신질환에 대한 그릇된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책 제목과 내용을 인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미 언론 등으로부터 무분별한 편견과 추측으로 인해 고통받고 계신 분들에게 크나큰 상처만 될 뿐, 우리 국민의힘의 가치인 자유와 인권 보장과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계신다”라고 비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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