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 직원 안 자르고 역베팅한 여행 플랫폼의 놀라운 대반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스러져간 여행 기업이 많다. 반면에 오히려 성장을 거두며 현재도 굳건히 여행업을 이어나가는 기업도 있다.
지난 13일 위기를 기회로 만든 여행플랫폼 3곳의 대표가 한 자리에 모여 ‘여행의 미래’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렉 대표는 “여행 시장은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2배 이상 성장했을 만큼 규모가 크다. 겟유어가이드 역시 올해 기업 가치가 20억 달러(약 2조6598억 원)로 성장했다”며 “여행 문화 체험 분야에서 넷플릭스나 아마존 같은 독보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마이리얼트립은 여행에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고, 누구와 함께할 것인가’를 생각할 때 여행자들이 흔히 빠지는 고충에 집중해 탄생했다”며 “관광 상품 판매에서 시작해 현재는 숙박, 교통, 보험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한 슈퍼 앱”이라고 설명했다.
체험 여행을 정체성으로 삼게 된 계기에 대해 렉 대표는 “항공·숙박 상품은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쉬우면서 제한적인 반면, 체험 상품은 폭넓은 선택지가 있어 더 복잡하지만 제한이 없다”고 운을 뗐다.
그는 “서울이라는 하나의 도시만 체험한다고 해도 미식·문화 등 다양한 주제가 넘쳐나서 더 흥미롭다”고 얘기하며 체험 상품의 매력과 주력 배경을 전했다.
이 대표도 “항공·숙박 상품은 이미 표준화된 상품이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필요하다. 같은 루브르 체험이라도 수십 가지의 상품이 있고 여행자는 그 안에서 각기 다른 경험을 한다”며 요하네스 대표의 의견과 결을 같이했다.
렉 대표는 “실제로 표준화한 여행 상품을 판매할 때보다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 그는 “응용프로그램과 운영체제 간의 통신을 연결해 주는 인터페이스인 API 관리에 중점을 두고 발전한 덕분에 고객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며 극복 방안을 덧붙였다.
마이리얼트립 역시 원활한 체험 상품 판매를 위해 기술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 이전 30명에 불과하던 현재 180명까지 늘려 항공권부터 시작해 체험과 숙박까지의 모든 여행 과정을 매끄럽게 이었다.
토론회의 가장 주요한 화두는 ‘두 회사의 AI 도입 현황 및 활용 방안’이었다.
겟유어 가이드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만들어 낸 여행 일정을 실제 상품으로 만들어 여행자의 수많은 예약을 끌어내며 큰 호평을 받았다. 겟유어가이드는 AI가 만든 여행 상품으로 수익 창출과 동시에 일부 작업을 인공지능으로 자동화하며 비용 절감 효과까지 봤다고 밝혔다.
렉 대표는 “AI 도입 이전까지는 콘텐츠 생성이나 번역과 같은 업무를 사람이 했다면 이제는 해당 영역을 인공지능이 담당하고, 사람은 제품 품질 관리(QA) 등의 업무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챗 GPT의 보편적인 답변이 독특한 여행 경험을 추구하는 한국인 여행객들의 특성과 맞지 않는 등 개선점이 많아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한 번의 고배를 마셨지만 이후 인공지능을 활용한 ‘면세점 가격 비교 스캐너’를 출시해 고객의 큰 호응을 끌어냈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 현대·신세계·신라 등의 여러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동일한 제품의 가격을 비교해 가장 저렴한 지점을 파악할 수 있다.
면세점 가격 비교 스캐너 제작 과정에서 AI를 이용해 상품에 대한 설명을 자동으로 채워 넣는 자동화 기술도 적용했다.
이에 렉 대표는 이전까지는 ‘강아지를 데리고 파리로 여행을 떠나는 가족이 나흘 동안 머무르기 좋은 여행 코스’와 같은 막연하고 구체적인 질문에 답할 수 없었으나 이제는 적어도 답변은 가능해졌다며 AI 생성 여행 플랫폼의 장점을 먼저 얘기했다.
다만 그는 “여행 일정은 여행의 전부가 아니라 한 부분일 뿐이다. AI로 짠 여행 일정은 언뜻 완벽해 보이지만 세심한 부분을 파악하지 못해 전반적인 여행 경험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일정을 생성하더라도 전반적인 질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며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해당 커뮤니티에서는 여행자의 목적 여행지를 과거에 다녀온 ‘비슷한 취향’을 가진 여행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렉 대표는 “해고 광풍이 불 때 직원을 해고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꼽았다.
그는 “팬데믹 이후 시장이 반등해 많은 인력이 필요했을 때 비싼 돈을 주고 급하게 채용하지 않아도 됐으며, 아울러 어려운 시기를 함께 이겨냈기에 직원의 충성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마이리틀트립은 코로나 이후를 내다보고 여행 업계의 향후 호재에 ‘역베팅’ 한 것을 지목했다.
이 대표는 “우리 역시 코로나 시기 쓸 수 있는 자금이 제한적이었다. 위기 극복에 대한 우리의 선택은 해고나 운영 중단 등이 아닌 투자였다”며 “기존 투자자들을 설득해 어려운 시기 400억 정도를 투자받았고 그 덕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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