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싶어요"…'어필' 나선 글로벌 CVC
글로벌 CVC, 국내 스타트업 대상 '리버스 피칭'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굉장히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많은 한국은 CVC(기업형 벤처캐피털)에게 아주 좋은 환경이다. 이미 좋은 인프라가 마련돼 있는 한국 스타트업들에게 투자 하려는 이유다."
미국 벤처캐피털인 어플라이드벤처스의 김한길 투자매니저는 14일 서울 DDP에서 열린 'DIPS 1000+ X Try Everything 2023'에서 국내 스타트업 10개사를 향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의 '트라이 에브리싱(Try Everything) 2023'이 진행 중인 DDP에서는 이날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스타트업들이 CVC에게 투자를 받기 위해 IR(기업설명)을 진행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날은 CVC가 스타트업들에게 IR을 하며 자신들의 매력과 강점을 '어필'하는 '리버스 피칭'(ReversePitching)이 진행됐다.
리버스 피칭에는 어플라이드벤처스와 판게아벤처스를 비롯해 △Energy Tech Ventures △LG Technology Ventures △Doral Energy Tech Ventures △Deutsche Bank CVC 등 총 9개의 글로벌 CVC가 연사로 나섰다.
리버스 피칭에 나선 김한길 어플라이드 벤처스 투자 매니저는 회사 소개와 목표 등을 소개하며 한국 스타트업 관계자들에게 매력을 어필했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 2위 기업인 '어플라이드 머터리얼즈'를 모회사로 둔 '어플라이드 벤처스'는 머티리얼즈 사업과 관계있는 테크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이미 한국 스타트업 6개사에 투자했고, 이 가운데 4곳이 IPO(기업공개)를 마쳤다.
그는 "한국 스타트업들에게 투자하려는 이유는, 한국에는 굉장히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많기 때문"이라며 "특히 반도체 측면에서 보면 한국에는 이미 좋은 인프라가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타트업 파트너의 제조 역량, 서플라이, 네트워크 구축 등은 물론 (우리가 가진) 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판게아벤처스(Pangaea Ventures) 펀드 담당자 사라 애플밤은 "판게아벤처스는 '차세대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면서도 "특히 인류 건강, 식량안보 등 글로벌 문제는 소프트웨어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하드웨어적인 측면도 함께 해야 탄소를 줄이고 식량위기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하게 숨쉬고, 물을 마실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며 "이 같은 점에 따라 단순 투자를 넘어 (투자를 통해) 세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버스 피칭에 앞서 국내 스타트업 10개의 IR도 진행됐다. 참여한 스타트업들은 2023 혁신창업패키지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 참여 우수 기업으로 △세이프웨어 △원더무브 △이와이엘 △Good Intelligence △유엔디 △지앤티(G&T) △델타엑스 △로비고스 △플로틱 △로엔서지컬 등이다. 이 가운데 원더무브와 델타엑스는 각각 서울시의 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통해 베트남과 인도 진출 등의 기회를 얻은 바 있다.
이들 기업의 IR을 경청한 글로벌 CVC 관계자들은 각 기업들에게 성장 목표, 경쟁기업, 투자 희망 액수 등 구체적인 질문과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시는 이날 행사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과 글로벌 CVC 간의 투자가 현실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스타트업과 글로벌 CVC 간의 '만남의 장'이 된 'DIPS 1000+ X Try Everything 2023' 행사는 서울시의 글로벌 스타트업 대축제 '트라이 에브리싱'의 일환이다. 트라이에브리싱은 13~15일 DDP서 열리며 혁신기업을 찾는 220개 국내외 투자사와 바이오·핀테크·로봇 등 유망 스타트업 1500개가 참여하고 있다.
전날 개막식을 통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가 키워낸 스타트업들이 혁신기업으로 성장하고,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여기 있는 분들이 이 정도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고, 서울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투자사들을 향해 "지갑을 여셔도 된다"며 "우리 스타트업의 잠재력과 혁신과 창조적인 아이디어에 투자해달라. 서울시가 보증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만들어진 길이 아닌 본인만의 길을 개척하고 있는 모든 스타트업들에게 '지금 걷는 그 길이 누군가에게는 나침반이자 이정표이자 새로운 경로가 될 것'이라 이야기해달라"고 밝혔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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