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이 아닐 텐데?' 클린스만은 초긍정의 사나이?
갖가지 논란에 휩싸인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귀국 후 "많은 분들이 환영해 주시는 건 새로운 경험"이라 기자 회견 내내 '긍정'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후 열린 기자 회견에서 밝은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렇게 많은 분들이 환영해 주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새로운 경험"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당초 클린스만 감독은 유럽 평가전 2연전을 마친 뒤에도 남아서 해외파들을 점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계획을 바꿔 대표팀 국내파 선수들과 함께 귀국했다.
일정을 변경한 이유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은 "많은 분들이 저를 기다리고 계신다는 얘기를 들어서 오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축구협회에서도 많은 분들이 얘기했고, 해외 원정을 마치고 선수단이 귀국할 때 보통 감독도 같이 귀국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그 부분을 다시 한번 저도 생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또 "제가 독일이나 미국에서 일할 때는 그냥 친선 경기로 해외에 갔다 왔을 때 많은 분들이 환영해 주시는 건 또 새로운 경험"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번에 많은 얘기를 듣고 일정의 변화를 주게 됐다"고 부연했다.
현재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비판 여론은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클린스만 감독이 국내보다 해외에 더 오래 체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월 27일 부임한 이후 199일 동안 고작 68일만 한국에 머물렀을 뿐이다.
그가 취임했을 당시 기자회견에서 "한국 감독이면 한국에 머무르는 게 일반적"이라고 직접 말한 부분과 정면 배치되는 행동이다. 해외 재택 근무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 축구 대표팀 사령탑 최초로 부임 후 5경기 연속 무승 부진까지 겹쳤다. 팬들 사이에서는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심지어는 해외에서도 클린스만의 근무 태만 논란을 짚었을 정도다. 영국 BBC는 지난 7일 "클린스만 감독은 원격 조종 방식으로 대표팀을 운영한다"며 "처음에 그는 한국에 살 것처럼 말했지만 6개월 동안 그가 한국에 머문 기간은 67일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부정적 여론에 대한 클린스만 감독의 입장은 '긍정'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일단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계속 발전되는 팀 분위기를 가져가고 있다"며 "선수단 조화를 어떻게 이룰지, 앞으로 아시안컵까지 가는 과정에서 어떻게 선수들을 꾸리고 발전하고 성장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어 상당히 긍정적인 팀 분위기를 가져려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클린스만 감독은 "큰 대회가 끝나고 다음 대회를 준비할 때 상당히 긍정적인 여론과 긍정적인 힘을 팀이 받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내부적으로 아무리 강하게 뭉치고 아무리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져도, 외부에서 자꾸 부정적인 그런 여론을 조성하거나 부정적인 얘기가 나오면 팀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독일 대표팀을 예로 들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은 월드컵 가기 직전부터 많은 질타를 받고 모든 것이 부정적이었다. 팀을 둘러싼 모든 것이 부정적이었고, 결국 조별 예선 탈락하고 집에 가는 그런 수모를 겪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긍정적인 여론과 긍정적인 분위기, 긍정적인 에너지를 선수들이 받아야 한다. 성적이 안 좋거나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을 때 질타를 하고 비난을 해도 늦지 않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까지는 여러분들과 선수단, 코칭스태프, 미디어가 같이 긍정적 분위기를 조성하면 더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고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첨언했다. 결국 커지는 비난 여론에 급거 귀국한 모양새인데 클린스만 감독은 일단 부정적인 상황을 홀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형국이다.
인천공항=CBS노컷뉴스 이우섭 기자 woosubwaysandwiche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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