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증, 치료 패러다임 변할까
"주 1회 주사제의 등장으로 성장호르몬 결핍증 치료의 패러다임도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성장호르몬 주사제' 시장에 일주일에 한 번 주사하는 새로운 치료제가 나왔다. 주 3~5회 주사하는 기존 제품들과 비교해 연간 키 성장 속도를 높이는 효과도 비슷하다. 벌써부터 시장 재편에 대한 기대감까지 나온다.
14일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채현욱 교수는 주1회 성장호르몬 제제 '엔젤라(성분명 소마트로곤)'의 보험급여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전문가 의견을 밝혔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중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부족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어린이 3500명~1만 명 중 1명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산된다. 소아의 경우 성장속도가 평균 범위에 들지 못하며, 성인에서도 뇌하수체 기능저하일 경우 나타날 수 있다.
한국화이자제약이 공급하는 엔젤라는 DNA 재조합 기술을 통해 약물 반감기가 길어진 인간 성장호르몬 제제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주 1회 주사하는 간편한 투약 방식으로, 뇌하수체 성장호르몬 분비 장애로 인한 만 3세 이상 소아의 성장부전 치료에 대해 올해 1월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지난 9월 1일부터는 '엔젤라프리필드펜주 24mg', '엔젤라프리필드펜주 60mg' 두 개 품목이 건강보험 약제 급여 목록에 등재되면서 보험 적용을 받게 됐다. 24mg 용량 기준 약가 상한금액은 13만1282원으로 책정됐다. 매일 투여하는 성장호르몬제를 사용하는 환자에서 엔젤라로 전환하는 경우, 기존 주사제 마지막 투여 후 다음날부터 주 1회 투여요법을 시작할 수 있다.
이날 채 교수는 "성장호르몬 치료 과정에서 소아 환자는 육체적, 심리적 부담을 받게 되며 순응도는 소아 환자의 키 성장 속도와 선형 성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며 "허가 임상을 보면 엔젤라는 매일 투여하는 성장호르몬 제제 대비 연간 키성장 속도에서 비열등성을 보였으며, 유사한 안전성과 내약성 프로파일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엔젤라는 2017년 4월에서 2019년 8월까지 한국을 포함해 21개 국가에서 사춘기 이전의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 환자 228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3상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해당 연구에 최종적으로 참여한 환자는 224명으로, 주 1회 엔젤라 투여군(0.66 mg/kg/week)과 소마트로핀 투여군(0.034 mg/kg/day)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주요 결과를 보면, 치료 12개월 시점에서 엔젤라 투여군의 연간 키 성장 속도는 1년에 10.10cm, 매일 투여하는 성장호르몬 투여군은 1년에 9.78cm로 0.33cm의 차이를 보고했다. 또한 하위그룹 분석 결과에서도 엔젤라 투여군의 키 성장 속도는 연령, 성별, 성장호르몬 분비 수치와 관계없이 소마트로핀(기존 주사제) 투여군과 유사했다.
채 교수는 "주 1회라는 투약 편의성과 프리필드펜 타입의 사용 편리성을 갖춘 엔젤라는 치료 부담과 관련해 평가한 3상 교차연구에서 매일 투여하는 성장호르몬 제제에 비해 낮은 치료 부담을 보였다. 또 치료 만족도가 높아 환자와 보호자에게 선호되는 치료 옵션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급여 적용으로 임상현장에서도 실제 처방이 가능하게 됐다.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의 치료 순응도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한편, 화이자는 국내에서 소마트로핀 성분의 주사제 '지노트로핀'을 공급 중인 가운데 시장 점유율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지노트로핀 외에도 LG화학 '유트로핀' 제품군을 필두로 동아ST '그로트로핀투', 한국머크 '싸이젠', 노보 노디스크 '노디트로핀 노디플렉스', 싸이젠코리아 '싸이트로핀에이', 한국페링제약 '조맥톤' 등이 매출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시장 1위 품목인 LG화학의 유트로핀과 2위인 동아에스티 그로트로핀의 경우, 각각 '주 3회 이상', '주 5회 이상'의 투여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원종혁 기자 (every8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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