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팬들에게 응원 부탁..."아시안컵 성적 보고 비난해도 늦지 않다"[인천톡톡]
[OSEN=인천공항, 고성환 기자] "만약 아시안컵에서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그때 비난하고 질타해도 늦지 않다."
위르겐 클린스만(59)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3 카타르 아시안컵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힘을 보태달라고 부탁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대표팀 설영우, 김영권, 정승현(이상 울산), 문선민(전북) 등 국내파 선수들과 함께 귀국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꺾고 첫 승을 따낸 그는 밝은 표정으로 입국장에 들어섰다.
사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 아니었다. 그는 사우디전이 끝난 뒤 곧장 독일로 이동해 바이에른 뮌헨 경기를 직접 관람하고 유럽 구단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미팅을 하려 했다. 10월 A매치를 앞두고 유럽에 머물고 있는 코칭스태프와 현지에서 만나 분석하고 귀국할 심산이었다.
갑자기 일정이 바뀌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13일 코칭스태프와 회의한 끝에 10월 A매치 명단 발표전에 K리그 선수를 먼저 확인하는 업무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45일 만에 한국 땅을 밟은 클린스만 감독의 얼굴은 환했다. 그는 "한국에 와서 기쁘다. 여러분을 영국에서 봤다면 더 좋았을 거란 생각도 한다. 일단 매번 소집할 때마다 기분이 좋고, 긍정적 요소를 많이 찾을 수 있다"라며 "우리가 내부적으로 얼마나 발전하고, 아시안컵을 향해 이런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부분을 많이 느꼈다. 카디프와 뉴캐슬에서 경기를 하면서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다. 또 스태프들과 함께 다음 소집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논의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 이하 클린스만 감독과 일문일답.
- 갑작스레 일정을 바꿔 귀국한 이유는?
여러분이 요청해서 왔다. 많은 분들이 날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오게 됐다. 그걸 떠나서 협회에서도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면서 보통은 해외 원정을 마치고 선수단이 귀국할 때 감독도 함께 귀국한다고 들었다. 그 부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사실 이번 주에 바이에른 뮌헨과 레버쿠젠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었다. 그 일정을 바꾼다고 해서 크게 문제 될 상황은 아니었다. 그래서 일단 팀과 함께 이동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들어왔다. 이번 주말에도 K리그 현장에서 만나게 될 것 같다.
내가 독일이나 미국에서 일할 때는 이렇게 해외에 갔다 왔다고 많은 분들이 환영해 주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특히 이런 친선경기 후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환영해 주셔서 새로운 경험이다. 또 많은 얘기를 들으면서 이런 일종의 변화를 갖게 됐다
- 다음 출국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계속 좀 왔다 갔다 할 일정이 있다. 외국에도 관전해야 할 경기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10월 A매치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영국에서 경기가 끝난 후부터 코칭 스태프들과 다음 상대를 분석했다. 이제 친선경기가 두 번밖에 남지 않았다. 10월 A매치가 끝나면 바로 월드컵 예선 실전이다.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선수를 구성하고, 어떻게 팀을 꾸려야 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 10월이 끝나면 바로 월드컵 예선이 있고, 그다음엔 아시안컵까지 있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손흥민과 김민재가 다시 합류하면서 큰 힘을 받았고, 팀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두 선수가 건강하게 계속 함께하는 게 중요하다. 이제 시간이 많지 않다. 다음 소집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지속적이고 내부적으로 상대를 분석하고 대비해야 할 것 같다.
- 여론이 굉장히 좋지 않다. 이를 알고 있는지? 그렇다면 바뀔 생각이 있는지?
일단 상당히 긍정적이고 계속 발전하는 팀 분위기다. 3월엔 월드컵에 나섰던 선수들과 같이 했고, 6월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주요 선수들이 빠지면서 새로운 선수도 기용했다. 팀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시험대에 올랐었다. 그러면서 소집할 때마다 새로운 선수들이 합류하고, 이전에 많이 뛰지 못했던 선수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고민했다. 또 아시안컵까지 가는 과정에서 선수들을 어떻게 꾸리고 성장하고 발전해야 하는지 계속 고민했다. 그런 부분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팀 분위기를 가져가려 하고 있다.
선수들이 소집될 때마다 우리 코치진이 원하는 부분이 뭔지, 팀을 어떻게 운영하고 싶어 하는지에 대한 부분을 조금씩 더 이해하고 있다. 긍정적인 부분이다. 우리 목표는 결국 아시안컵이다.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란 자신감도 있고, 기대도 크다. 그 과정에서 분명히 많은 부분을 발전하고 수정해야 한다. 상대팀 분석과 주요 선수 분석을 하면서 어떻게 준비하는지가 관건이다. 그러면서 긍정적으로 같이 발전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일단 협회 차원에서 큰 대회가 끝나고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데 큰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 속에서 또 여러 이슈들이 있을 수 있다. 협회 차원에서도 팀으로서도 만족시키면 참 좋겠지만, 어쨌든 큰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22세와 24세 연령별 대표팀과 함께 소집하면서 두 대회를 연속으로 준비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그러면서 어떻게 팀적으로 성장하고, 큰 대회를 잘 마무리하고 다음을 준비하는지가 중요하다.
이제 11월부터는 실전이다. 가장 중요한 시기다. 그전까지 8번의 A매치가 있다. 그 기간 동안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많겠지만, 결국에는 아시안컵에서 최상의 선수단을 꾸려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 아시안컵 결과에 거취가 달려있다고 봐도 될지?
다시 한번 말하지만, 결국엔 아시안컵이 우리 벤치마크다. 코칭스태프도 선수들도 아시안컵을 두고 준비하고 있다. 당연히 결과가 좋지 않으면, 팬분들과 미디어도 내게 질문을 던지고 질타할 것이다. 그때는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그게 감독의 숙명이다. 하지만 난 토너먼트 경험이 많고, 선수로서도 감독으로서도 언제나 즐겼다.
유럽 챔피언십과 월드컵 등 여러 토너먼트를 경험하면서 어떻게 팀을 준비하고 꾸려가야 하는지 경험을 갖고 있다. 충분히 좋은 팀을 꾸리겠다고 말씀드리겠다.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 손흥민도 김민재, 황희찬도 이번에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100% 컨디션이 아니었다. 이강인도 부상으로 빠져있다. 이 선수들이 건강하게 잘 준비하면, 최상위 팀으로 카타르까지 갈 수 있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일단은 큰 대회가 끝나고 다음 대회를 준비할 때까지 긍정적인 힘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성공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 아무리 강하게 뭉치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더라도 외부에서 부정적인 얘기가 나오면 흔들릴 수밖에 없다.
독일 대표팀이 아주 좋은 사례다. 독일은 월드컵에 가기 전부터 많은 질타를 받았고, 팀을 둘러싼 모든 게 부정적이었다. 결국은 탈락하고 집에 가는 수모를 겪었다. 선수들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아야 한다. 국가대표라는 건 나라를 대표하는 팀인 만큼 긍정적인 분위기를 같이 만들어가는 게 큰 도움이 된다. 그다음에 행여나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그때 비난하고 질타해도 늦지 않다. 카타르까지는 여러분들 모두가 선수와 코치진, 미디어와 함께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때 더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고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 독일 대표팀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문이 있는데.
현재는 아시안컵 트로피를 갖고 오는 데 집중하도록 하겠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왔는데 여러분들과 함께 아시안컵 현장에 있기를 희망한다.
- 아론 램지 유니폼을 잘 챙겨왔는지?
그렇다. 사실은 내 아들이 있는 소속팀 물리치료사가 그런 부탁을 해서 받아오게 됐다(KFA 관계자: 치료사가 웨일스 사람이라 요청을 했다고 한다). 솔직히 잘 이해가 안 된다. 정말 슬프고 안 좋은 부분은 그런 이야기가 나오고 나서 내 아들 소셜 미디어에 나쁜 댓글이 달렸다. 정말 말도 안 되는(absolutely stupid) 이야기다. 집에 램지뿐만 아니라 여러 선수 유니폼이 있다. 지난 40년간 축구 생활을 하면서 많은 유니폼을 교환했다.
- 파리 생제르맹이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차출 조건으로 아시안컵 합류를 늦추려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들었는지?
나는 듣지 못했다. 이강인이 아직 회복하고 있다고 들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과 문자하면서 이강인 이야기를 나눴다. 어쨌건 아시안컵은 FIFA에서 인정한 차출할 수 있는 대회이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부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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