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스크리닝] 김지운 감독이라 만들 수 있는, 영화팬들을 위한 종합선물 세트 '거미집' ★★★
▶ 줄거리
1970년대 꿈도 예술도 검열당하던 시대. 성공적이었던 데뷔작 이후, 악평과 조롱에 시달리던 김감독(송강호)은 촬영이 끝난 영화 ‘거미집’의 새로운 결말에 대한 영감을 주는 꿈을 며칠째 꾸고 있다. 그대로만 찍으면 틀림없이 걸작이 된다는 예감, 그는 딱 이틀 간의 추가 촬영을 꿈꾼다. 그러나 대본은 심의에 걸리고, 제작자 백회장(장영남)은 촬영을 반대한다. 제작사 후계자인 신미도(전여빈)를 설득한 김감독은 베테랑 배우 이민자(임수정), 톱스타 강호세(오정세), 떠오르는 스타 한유림(정수정)까지 불러 모아 촬영을 강행하지만, 스케줄 꼬인 배우들은 불만투성이다. 설상가상 출장 갔던 제작자와 검열 담당자까지 들이닥치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는데… 과연 ‘거미집’은 세기의 걸작으로 완성될 수 있을까?
▶ 비포스크리닝
'조용한 가족', '반칙왕',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악마를 보았다', '라스트 스탠드', '밀정', '인랑'에 이어 10번째 장편영화로 돌아온 김지운 감독의 신작이다. 1998년 처음 '조용한 가족'을 내 놓은 이후 꾸준히 작품을 했던 김지운 감독은 2018년 '인랑' 이후 5년 만에 내놓는 '거미집'이다. 하지만 중간에 애플TV의 '닥터 브레인'을 연출하기도 했으니 그야말로 쉼 없이 창작을 이어가는 감독이다.
작품마다 화려한 수상, 다양한 장르에의 도전을 보여왔던 김 감독은 이번에 인간 군상의 다이내믹항 앙상블을 보여준다.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박정수, 장영남 등 그야말로 핫한 배우들이 모두 1970년대 인물로 변신해 소동극을 펼칠 예정이다.
'거미집'은 2023년 제76회 칸 영화제 공식 비경쟁 부문(Out of Competition) 부문에 초청돼 세계 영화 관객을 먼저 만났다. 이미 칸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와 더불어 세 번째 칸을 방문한 김지운 감독은 상영 후 12분간 기립박수를 받고 돌아왔다.
과연 국내 관객들은 '거미집'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1970년대 한국영화계의 현실을 재조명하는 소동극이 얼마나 큰 추억의 파장을 불러 일으킬지 기대된다.
▶ 애프터스크리닝
영화 속에 또 하나의 영화가 들어있는 구조다. 영화 감독과 배우, 제작사가 주요 인물이며 이들이 '거미집'이라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그런데 이게 70년대 유신정권 당시의 문화 정책의 일부도 보여주고 있어 색다르며, 2023년도의 배우들이 70년대 영화 특유의 말투와 흑백화면 속에서 연기를 펼치는 장면도 볼 수 있다. 화면 비율조차 1.66:1로 예전 영화의 비율을 갖추고 있다. 연기에서 누구 하나 쳐지지 않는 쟁쟁한 배우들이 앙상블을 펼치는데 깜짝 출연하는 카메오들 마저 탑급이다. '다채로운 볼거리'라는 말은 이 영화를 위해 만들어 진 말이 아닐까 싶게 다양한 의미의 눈호강을 시켜준다.
쉽지 않은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 내내 깔깔거리며 웃음이 터진다. 이제쯤 한 고비를 넘기고 클라이막스에 도달했나 싶으면 또 한 고비가 나타나 새로운 국면을 보여준다. 끊임없는 방향 전환과 이야기는 쉴 틈이 없다. 영화 속의 영화 '거미집'도 평범한 영화가 아니라 시선 강탈과 뇌의 일부에 잔재를 남겨 계속 장면이 생각나게 하는데, '거미집'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인물별 에피소드와 사연이 있어 누구의 사연에 깊이 빠져들어야 할지 갈등하게 만든다.
세계적인 거장으로 인정받은 송강호가 초반에는 다른 배우에 비해 전혀 연기를 하지 않아 보이던데, 영화의 엔딩에 가서는 왜 송강호여야 했는지 이해가 되는 연기를 보인다. 영화 속 미모와 반짝임은 모두 몰빵한 듯한 정수정의 연기도 돋보였으며 엄청난 에너지로 휘젓고 다닌 전여빈의 모습도 여운이 남는다. 속사포 같은 사이다 멘트로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든 장영남의 연기, 현실 멘트로 잔 웃음을 안기는 박정수의 모습, 세기의 카사노바로 변신한 오정세의 능청스러움, 기괴한 인물들 사이에서 정석같은 연기를 펼친 임수정까지 누구 한 사람에게만 별을 달아 줄 수 없는 치열한 연기 열전이었다. 여기에 깜작 등장한 정우성은 혼을 쏙 빼놓는 대사까지 쏟아내며 이 영화가 김지운 감독의 일기장은 아닌지 의심하게 만든다.
다시 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김지운 감독이기에 가능했던 영화다. 그만의 미장센이나 새로운 시도가 꾹꾹 눌러담긴 문제작이다. 영화란 무엇인지, 영화를 만드는 사람의 고뇌는 무엇인지, 영화를 만들며 평소 들어온 이야기는 무엇인지를 이 영화 곳곳에 지문처럼 남겨놔 공감과 웃음을 안긴다. 김지운 감독의 마음을 우리나라의 명배우들이 대신 연기로 펼쳐낸 듯 하다.
한번 보면 너무 향이 강렬해 어질어질 할 정도인데 대중적인 향은 아니다. 하지만 마니아라면 N차를 달리며 김지운 감독과 1:1 대화를 나누듯 이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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