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6700억 팔아치운 외국인, AI·로봇·반도체는 담는다

한영준 2023. 9. 1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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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피'에 지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주식을 던지고 있지만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 관련주를 담으며 다음 상승장에 대비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에서 6715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7824억원어치 사들였다.

외국인은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한 네이버(NAVER) 주식을 1390억원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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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등 기대
삼성전자·하나마이크론 사들여
‘생성형 AI’ 네이버도 순매수 2위
로봇 대장주 레인보우로보틱스
'박스피'에 지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주식을 던지고 있지만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 관련주를 담으며 다음 상승장에 대비하고 있다.

■고민 많은 외국인 "반도체 믿는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에서 6715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박스권에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이달 6일 이후 7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코스피비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1% 상승으로 마감했지만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만 5182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매도 공세를 펼치는 가운데서도 외국인들이 담는 종목의 특징은 뚜렷하다. 첫 번째는 삼성전자와 반도체주에 대한 믿음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7824억원어치 사들였다. 삼성전자우선주(608억원)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납품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HBM 납품, 메모리 반도체의 전반적인 가격 상승 등의 기대가 매수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순매수 4위에 오른 하나마이크론(1199억원)도 반도체주다. 반도체 후공정 전문기업으로,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AI·로봇·반도체가 주도주 이어받을까

반도체 다음으로 외국인의 주목을 받는 테마는 AI다. 외국인은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한 네이버(NAVER) 주식을 1390억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순매수 2위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출시 직후 실망감 탓에 주가가 조정을 받기도 했지만 외국인의 매수세 덕분에 회복하고 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올해 하반기 본업 내 과금을 통한 수익화 시동과 동시에 하이퍼클로바X가 탑재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며 "특히 B2B 상품들이 가장 먼저 수익화에 나설 전망이어서 비용을 일정 부분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 AI주의 대표로 꼽히는 루닛(695억원)은 외국인 순매수 5위다. 지난해 7월 상장 이후 주가가 4만원에서 22만원대로 5배 넘게 올랐다. 많이 오른 탓에 조정도 겪지만 외국인들은 루닛의 주식을 꾸준히 담고 있다. 외국인 보유비중도 14.82%로 높은 편이다.

국내 로봇 대장주로 꼽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순매수 3위(1252억원)에 이름을 올렸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가도 1년 새 5배 이상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2차전지 관련주가 흔들리면서 시장이 새로운 주도주 찾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공급망에 변화가 없고 기술 사이클의 큰 혁신이 없다면 소수의 기업, 산업이 시장 주도주 역할을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서로 이질적으로 보이는 산업이 주도주의 후보군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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