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동결' 아이폰15, 中 리스크 극복할까
(지디넷코리아=류은주 기자)애플이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할 신제품을 선보였다. 가격 동결이란 강수까지 두며 시장점유율 수성에 나섰다. 미중 갈등에 휘말리며 각종 리스크에 휩싸인 애플이 시장 침체를 뚫고 흥행에 성공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신제품 공개 후 애플 주가는 오히려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인다. 13일(현지시간) 애플의 주가는 전날 대비 1.19% 하락한 174.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신제품 발표날인 12일에도 전날보다 1.71% 하락한 176.30달러를 기록했다. 아이폰은 애플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제품군이다. 중국 아이폰 금지령 악재와 신제품에 '와우포인트(놀랄만한 부분)'나 '혁신'이 없었다는 점이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아이폰15 시리즈 공개된 이후 '애플의 혁신은 스티브 잡스 창업자와 함께 죽었다' 등의 비판글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하기도 했다.
신제품 발표 시기마다 혁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꽤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럼에도 아이폰은 항상 잘 팔려 왔다. 사실 더 큰 위기는 '중국'에 있다.
■ 미·중 갈등 국면 샌드위치 된 애플
애플은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 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부진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판매량이 6% 가량 증가하면서 점유율 19.9%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1분기 점유율이다. 전체 매출에서 중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를 훌쩍 넘어섰다.
2분기 중국 내에서 2위 사업자로 밀려나긴 했지만, 2분기 애플 전체 매출 약 948억달러(약 125조7천억원)의 19%쯤인 178억달러(23조6천억원)가 중화권에서 발생했다.
중국 시장에서만 분기별로 수십조원을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중국은 애플에 중요한 시장이 돼 버렸다. 문제는 미중 갈등 형국에 애플이 제대로 휘말려 버렸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최근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에게 아이폰 사용을 금지한 사실이 알려지며 애플을 둘러싼 우려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14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공식적으로 외산폰 구매나 사용을 금지하는 규정을 발표하지 않았다며 반박하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그는 "중국 정부는 보안을 매우 중시한다"며 "애플 스마트폰 관련 보안 사고에 대한 언론 보도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아이폰 사용에 대한 부정적인 뉘앙스를 흘린 것이다.
이같은 발언은 사실상 당국 기류에 민감한 중국인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화웨이는 메이트60 시리즈의 하반기 출하량을 당초보다 20% 늘려 올해 최소 4천만대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들의 애국 소비를 겨냥한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화웨이가 지난달 29일 출시한 메이트60가 초반 흥행에 성공하며,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중국 화웨이 복귀로 올해 아이폰 전체 판매량이 전년대비 5%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 가격 동결 앞세워 위기 돌파하나…전작보다 많이 팔릴 듯
당초 시장에선 아이폰15 시리즈 가격이 전작보다 100달러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애플은 가격을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애플의 이같은 가격 전략에 중국 시장 위기를 의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심지어 중국 아이폰15 가격은 한국보다 낮다. 아이폰15와 아이폰15프로맥스 중국 출고가는 각각 5천999위안(약 109만원)과 9천999위안(약 182만원)으로 국내 출고가 대비 8~16만원 저렴하다.
상위모델 소재가 티타늄으로 바뀌고 업계 최초 3나노미터 기반 A17칩을 탑재하는 등의 변화를 줬음에도 가격을 동결한 것은 흥행에 긍정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아이폰 전체 판매량 감소를 예측한 트렌드포스도 아이폰15 판매량은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약 8천만대 출하량을 예측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6% 늘어난 수치라는 것이 트렌드포스의 전망이다.
해외 증권가에서는 중국 아이폰 금지령 관련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과 중국 아이폰 금지령으로 500만~1천만대 아이폰 판매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 증권가는 아이폰15 흥행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이규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애플 주가는 아이폰15 시리즈 판매 둔화 가능성과 중국 공무원 사용규제 등으로 하락했으나 우려가 과도하다고 판단된다"며 "초기 반응이 양호할 경우 주가가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작 대비 전반적인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와 기저 효과, 가격 동결 등을 고려했을 때 전작 대비 약 10% 증가한 6천940만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수익성 개선도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부품 수급 이슈로 초도 물량에 차질이 생기며, 일부 모델의 출시일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4개 모델 모두 오는 22일에 출시될 예정인 데다,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프로모델 비중 확대로 실적 증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프로 모델 비중 증가로 애플 ASP는 2019년 1분기 816달러에서 2023년 2분기 1천달러로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
아이폰15 판매 증가로 iOS 비중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IDC는 iOS가 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20% 비중을 차지하며, 사상 최고 점유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류은주 기자(riswell@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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