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데이터 `한방에`, 임상시험엔 `DX` 장착… 헬스케어 혁신작
메디케이시스템 & 제이앤피메디
▷한방 의학에 첨단 솔루션 '메디케이시스템'
허브링커로 한의원·탕전실·환자 징검다리 역할
한의정보 앱엔 데이터 5만건… 해외진출도 모색
▷의료 디지털 전환 선도기업 '제이앤피메디'
모바일 등 비대면 디지털 치료…시간·비용 절감
임상시험 분야별 전문가들 '컨설팅팀 확대' 편성
DX(디지털전환) 바람이 의학, 한의학까지 파고들고 있다. 먹는 약을 대체하는 '디지털 치료제'부터 임상 시험, 탕전실 관리까지 건강관리와 의료 분야를 SW(소프트웨어) 기술로 돕는다.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는 디지털 헬스케어 흐름을 잡기 위해 네이버, 카카오 등 IT(정보기술) 기업뿐 아니라 대형병원들까지 앞다퉈 융·복합 서비스를 개발하는 가운데 SW 명장급 인재들이 난이도 높은 무대의 링 위에서 뛰고 있다. ◇ 메디케이시스템, 탕전실 관리도 SW로…환자·한의원·탕전실 연결하는 디지털 솔루션
일반 병원의 ICT(정보통신기술) 도입은 익숙해졌지만, 전통의학으로 분류되는 한의학은 첨단 기술을 적용한다고 하면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다"는 인식이 여전하다. ICT 불모지로 꼽히는 한의학에 용감하게 뛰어든 SW 명장이 있다. SW마에스트로 8기 출신인 김헌성 메디케이시스템 대표다. 한방 통합 솔루션 '허브링커'를 개발한 메디케이시스템은 2017년 첫 창업 이후 한방 산업을 혁신하기 위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허브링커는 약재를 뜻하는 '허브'와 연결을 뜻하는 'hub', 두 단어의 의미를 함께 담았다. 한의원과 탕전실, 환자의 의료 과정을 디지털화한 솔루션이다. 한의업계에도 의약 분업의 필요성과 제약조제 관리를 체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늘고 있지만,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다. 2020년 정식 출시된 허브링커는 환자가 한의원에 방문해 한약을 받을 때까지 전 과정을 관리해 준다.
한의원에서는 무인접수 시스템, 환자 대기열 관리 시스템을 이용해 내원 환자를 관리하고, 진료 후에는 처방 전송 시스템을 통해 탕전실로 처방전을 전송한다. 탕전실에서는 한약 조제 전 과정을 관리하는 '한약 조제관리 시스템'과, 한약재의 입출고 통계관리를 하는 '스마트 약재 재고관리 시스템'을 통해 한약을 조제한다. 한의사와 한약사간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게 핵심이다. 그 결과 환자들도 제조된 한약을 믿고 먹을 수 있다. 통합 솔루션을 통해 한의학계에 '신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김 대표는 확신한다.
김 대표는 "한의학계는 근본 치료를 한다. 감기에 걸렸다고 하면 원인을 찾아 해결해주는 치료를 하는데, 원인을 파고들어 해결하려면 데이터가 필수다"면서 "한약도 데이터화가 안 돼 있는 부분이 많아 SW가 접목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메디케이시스템이 허브링커에 이어 한의정보 앱(애플리케이션) '한방에'를 내놓은 이유다. 한방 데이터 5만건을 정제한 이 앱은 한의사나 한의학도가 자주 찾는다. 앞으로 한약사나 한의사들이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대학시절 SW동아리 재능기부 챌린지 프로그램에 참여해 장관상을 수상한 후 SW마에스트로 과정에 참여했다. 그는 "당시 한의원 차트 시스템을 기획했는데 피드백이나 자문에 만족했다"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팀원들과 팀워크를 맞추고 창업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메디케이시스템은 디자인과 상품화를 개선해 내년에 3세대 솔루션을 출시할 계획이다. '환자가 믿고 복용할 수 있는 한약'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홍보에도 전념할 예정이다. 비대면 진료 서비스 영역에도 진출해 진료부터 약 제조 과정까지 추적·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환자들이 피부 미용이나 건강관리, 다이어트 한약 제조 등을 할 때 일일이 한의원을 찾지 않아도 되도록 도울 수 있다. 향후 한약 가격을 비교하는 기능도 접목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중국, 베트남뿐 아니라 미국 한인 사회에도 한약에 대한 수요가 큰 만큼 각 국가 상황에 맞게 해외 진출도 신중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임상시험 DX 선도하는 제이앤피메디…SaaS로 원하는 기능 선택
제이앤피메디는 임상시험 영역에서 데이터 중심의 DX를 이끌고 있다. 기존의 전통적 임상시험은 설계와 평가, 수정, 제출 등 모든 과정을 전문 인력이 수행해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분류된다. 제약사는 전체 R&D(연구·개발) 비용 중 인건비 비중이 평균 30%에 달해 원재료비, 위탁용역비보다 높은 수준이다. 임상시험만 대행하는 CRO(임상시험 수탁기관)는 인건비 비중이 70~80%에 달한다. 제이앤피메디는 임상시험의 DX를 통해 신약 개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임상시험 참여율 향상, 데이터 수집과 품질 향상을 이뤄낸다는 목표다.
임상 데이터 플랫폼 '메이븐 클리니컬 클라우드'는 제이앤피메디가 자체 개발한 임상시험 데이터 관리·운영 솔루션이다. 제약사, CRO 등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곳에서 이 솔루션을 통해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관리할 수 있다. 임상시험 대상자의 참여 동의와 신원 확인, 임상결과 평가 등 분산형 임상시험 시장을 위한 솔루션도 제공한다.
박영용 제이앤피메디 공동창업자이자 CTO는 "이 솔루션은 클라우드 기반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로, 시스템 설치비와 별도 운영인력을 두지 않고 목적과 규모에 따라 필요한 기능을 선택적으로 도입할 수 있다"며 "SaaS 방식의 기술 고도화를 통해 임상시험 디지털화 솔루션의 글로벌 표준을 제시하는 전문 SW 기업으로 자리잡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 투자 경색 상황에도 14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제이앤피메디는 제품 고도화를 위해 데이터 인프라와 내부 R&D 조직을 강화할 예정이다. 임상시험 분야별 전문가들로 컨설팅팀을 확대 편성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에도 나선다.
SW마에스트로 4기 출신인 박 CTO는 당시 데이터 기반의 광고 마케팅 솔루션을 과제로 수행했다. 그는 "솔루션으로 제공하기 이전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방법을 체득하려고 노력했는데, 제이앤피메디에서도 제품 개발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SW 강점을 무기로 제이앤피메디는 지난해 1월 분산형 임상시험(DCT) 및 연구연합(DTRA)에 한국 최초 회원사로 합류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국내 최초로 DCT를 통한 디지털 치료제 확증 임상 시험을 완료했고, 디지털 의료기기 품목허가 취득에 성공하는 성과를 얻었다. 분산형 임상시험은 기존 병원 중심의 전통적 임상시험이 아니라 모바일이나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비대면, 온라인 위주로 디지털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으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박 CTO는 "우리나라의 임상시험 글로벌 경쟁력은 세계 6위 수준이지만 참여자 수는 20위권에 머물러 점유율과 참여율 간 괴리가 있다"며 "국내에서도 임상시험 환경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기존 임상시험의 한계를 극복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글로벌 의료, 제약 기업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DCT 선진사례를 확보하고 서비스 개발에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디지털 치료기기는 비대면이면서 데이터 활용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약을 처방받거나 주사를 맞는 것이 아니라 SW로 치료를 받아 굳이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제이앤피메디는 SW 개발 전문성을 기반으로 디지털 치료제 확산을 통해 회사 성장에 가속도를 붙일 계획이다. 박 CTO는 "임상시험의 디지털 혁신을 통해 기간과 비용을 단축하고 환자 중심의 임상시험을 실현할 수 있는 SW를 개발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디지털 전환의 적용 방안을 고민하는 의료업계에 한발 빠른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파트너가 돼 의료 환경의 긍정적 변화를 불러오겠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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