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탕함인가?’ 클린스만 귀국 이유 묻자 “여러분이 불렀잖나”

[인천공항(영종도)=뉴스엔 김재민 기자]

클린스만 감독이 비판 여론에도 웃음을 잃지 않으며 농담도 던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9월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클린스만호는 9월 A매치 기간 두 차례 친선 경기에서 1승 1무를 거뒀다. 웨일스와의 경기를 0-0 무승부로 마친 후 사우디아라비아에 1-0으로 승리했다. 사우디전은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 후 6경기 만에 거둔 첫 승이다.

영국에서 열린 9월 A매치 이후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 경기를 관람하고 관련자 미팅을 가지는 등 유럽 체류를 계획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과 함께 귀국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부임 후 약 7개월이 지나는 동안 한국에 고작 70일 가량 체류한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상주 조건을 어긴 것으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9월 A매치 종료 후 유럽에 또 남을 생각이었던 것이다. 오는 10월 A매치가 국내에서 열리는 것을 고려하면 클린스만 감독의 생각을 더욱더 납득하기 어렵다.

입국장에 나타난 클린스만 감독에게 귀국하기로 마음을 바꾼 이유를 묻자, 클린스만 감독은 호탕하게 웃으며 "여러분들이 요청하지 않았느냐"며 되물었다.

"많은 분들이 기다린다고 해서 돌아왔다. 협회에서도 해외 원정을 마치면 선수단과 함께 감독이 귀국한다고 얘기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답한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이나 독일에서는 공항에서 이렇게 환영을 받은 적이 없다"며 웃었다.

이어 그는 "친선 경기 이후인데도"라고 덧붙였다.

엄밀히 따지자면 환영 인파는 아니다. '원격 근무' 논란, 부진한 성적, 답답한 경기력을 보인 클린스만호를 긍정적으로 보는 축구팬이나 언론인은 거의 없을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 역시 이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알면서도 '환영'이라는 표현을 썼을 가능성이 크다.

클린스만 감독이 거센 비판 여론을 농담으로 웃어넘길 정도로 호탕한 것인지, 이를 비꼬려는 의도를 담고 표현을 선택했을지는 클린스만 감독 본인만 알 것이다.(사진=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뉴스엔DB)

뉴스엔 김재민 j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