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나니 '중꺾마'"…송강호X김지운 '거미집', 독특한 매력·새로운 문법[종합]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영화 '거미집'이 독특하고 색다른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다가오는 추석 한국영화 대전 주자인 영화 '거미집'(감독 김지운) 언론배급시사회가 14일 오후 2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박정수, 장영남 배우, 김지운 감독이 참석했다.
'거미집'은 1970년대 영화 ‘거미집’의 촬영 현장을 배경으로, 다 찍은 영화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영화감독(송강호)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지난 5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 초청작으로 선보였던 '거미집'은 '조용한 가족', '반칙왕',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 '밀정'으로 호흡을 맞춘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가 오랜만에 함께하는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송강호는 "사실 김 감독의 개인적인 욕심, 야망으로 결말을 바꾸기 위해서 촬영에 들어간다. 영화 속에 바꾸고 싶었던 결말 자체도 상당히 김 감독 입장에서 도발적이고 도전의 장면이 아닐까. 이 모든, 김 감독의 욕망 때문에 모이게 되고 좌충우돌을 겪고 이런 수많은 과정을 거치고 결말을 완성해가는 자체가 있다. 저는 각자의 영화 속에 나오는 배우들의 개인의 작은 욕망이 엮이고 점철되지 않나. 모든 욕망의 카르텔 속에서 허우적대는 모든 사람들에게 상징적인, 지독한 우화같은 영화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고 영화를 본 감상평을 밝혔다.
김지운 감독은 "김 감독이 이미 만들어놓은 영화 속 '거미집'은 가부장적인 집안 내에서 헌신적이고 현모양처의 순애보를 다뤘다. 이렇게 해서는 더 강렬한 이야기를 못 만든다. 그걸 편집하고 좀 더 적극적이고 투쟁적이고, 여성의 욕망을 강렬하게 그리고 싶은 영화로 바꾸면서 영화 속 '거미집'이 됐다. 치정멜로에서 호러, 스릴러 느낌으로 간다. 뻔한 것을 뒤집고 영화적 비전과 세계를 새롭게 찾아보려는 김감독의 욕망이 아닌가. 그래서 거미집이란 영화 속 영화가 만들어졌다. 나중에 '거미집'이란 작품을 만들어볼까 생각도 했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거미집'은 고(故)김기영 감독의 유족들로부터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을 당한 상황이다. 김기영 감독의 유족들은 13일 첫 심문기일에서 송강호가 연기한 김 감독에 대해 고인을 모티브로 만든 캐릭터이며, 영화를 통해 고인을 부정적으로 묘사해 인격권과 초상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김지운 감독은 영화 안에 실제 감독들을 연상하게 하는 이름을 사용한 것에 대해 "70년대에 약간의 한국 영화 침체기였다. 그 당시의 감독님들 이만희, 김기영 감독님 등은 어떻게 지금보다 훨씬 열악한 시대를 돌파해나가고 영화의 꿈과 비전을 잃지 않으면서 2000년대 또 다른 영화 르네상스를 가져오게 했을까. 그 자본은 무엇일까 고민하면서 영화를 만들었다. 그러면서 70년대 문화적 패션들, 무드를 끌어오려고 했다"고 밝혔다.
또한 "개인적으로 1960, 70년대 한국 지식인들과 예술가들, 영화감독들을 좋아한다. 버버리 코트에 담배를 물고 고뇌하는 초상에서 예술가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이번 작품에서도 김 감독을 예술가의 초상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에 대해 "보고 나니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이런 얘기를 하는 영화였구나 생각이 든다. 김 감독은 끊임없이 모순과 불합리함의 세계에서 수없이 난관과 역경에 부딪히는데 어떻게 돌파해나가는지. 이런 얘기를 하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주제 면에서는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영화의 꿈을 이루는 사람이라는 주제와 생각이 들었고, 영화를 만드는 집단을 통해 재밌는 에피소드나 당시 풍속, 시대상을 즐기실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저는 외국 영화들은 앙상블 코미디를 하고 싶었다. 정말 재밌는 장르라는 걸 '거미집'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며 "특히 하나의 티켓으로 두 편의 영화를 감상하실 수 있는 프리미엄이 있지 않나 싶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송강호는 "추석을 떠나서 한국영화의 다양성 측면에서 봤을 때 '거미집'이란 영화가 새로운 지점에 있지 않나 싶다. 물론 추석 때 다같이 좋은 작품 개봉해서 관객 분들이 행복한 고민을 하시며 어떤 영화를 선택할지 하실텐데, 그 동안 봤던 영화적 문법과 형태를 떠나서 '거미집'이 가지고 있는 스타일이 주는 영화적인 멋이나 묘미들이 새롭게 다가올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미집'이라는 영화에서 얘기하는 것이 보시고 나서 결말을 아시겠지만, 어떤 얘길 하고 싶어했구나 의견이 분분하고 '거미집'이란 형태나 스타일이 한국 영화의 다양성 측면에서 반가운 영화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새롭게 시도하고 새로운 문법으로 연기하신 분들의 새로운 모습, 연기들, 다양한 볼거리와 묘미가 있는 점에서 반가운 영화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거미집'은 오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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