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에 OLED 삽입해 직접 ‘빛 치료’…당뇨병 개선 가능성 확인

KAIST “세계 최초 OLED 카테터 구현”

빛을 이용해 체내 장기에 직접 자극을 가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팀이 개발했다.

유승협 카이스트(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와 박도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공동연구팀이 유기발광다이오드(Organic Light-Emitting Diode‧OLED) 기반 카테터(Catheter)를 세계 최초로 구현, 빛 치료를 체내 장기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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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터는 환자의 소화관‧기관지‧혈관에 사용하는 의료기기로, 혈전(피떡) 등을 제거하거나 약제나 세정제 등을 신체 내부로 주입하는 데 쓰이는 고무 또는 금속 재질의 가는 관을 뜻한다.

빛 치료는 의약품이나 물리적인 힘을 사용하지 않아도 긍정적 효과를 일으킬 수 있어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빛을 피부 속이나 장기에 직접 쬐기 어려운 한계로 미용이나 온열치료 등 체외 활용에 국한됐다.

연구팀은 OLED를 활용한 카테터를 개발해 십이지장과 같은 튜브 형태의 장기에 직접 삽입할 수 있는 빛 치료기기를 개발해 이를 2형 당뇨병 개선에 사용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알아내고자 했다.

이를 위해 기계적으로 안정적이면서도 물기가 많은 환경에서도 잘 동작할 수 있는 초박막 유연 OLED를 개발했고, 이를 원통형으로 된 카테터 몸통을 감싸는 형태로 배치해 모든 방향으로 균일한 빛을 방출하는 의료기기(OLED 카테터)를 구현했다.

또 평면 광원으로 특유의 저발열 특성을 유지해 체내 삽입 시 열에 의한 조직 손상을 방지했으며, 생체적합성 재료를 활용해 인체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연구팀은 OLED 카테터를 활용해 2형 당뇨병을 가진 실험용 쥐의 십이지장에 총 798밀리줄(mJ)의 빛 에너지를 전달해 혈당 감소와 인슐린 저항성이 줄어드는 추세를 확인했다. 또 간 섬유화 저감 등의 의학적 개선효과도 나타났다.

유승협 교수는 “이 연구는 체내에 OLED 소자를 삽입해 빛 치료를 진행한 세계 최초의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생체 의료에 응용할 OLED 기술 확보는 주로 디스플레이와 조명 분야에 국한된 OLED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도현 교수는 “OLED를 활용한 십이지장 내 빛 조사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영향을 줘 장내 유익균 증가와 유해균 감소를 통한 2형 당뇨병의 혈당 개선과 인슐린 저항성 감소 등의 효과를 보인 것으로 생각된다”며 “다만 이번 연구결과는 소형동물 실험을 바탕으로 얻어진 것으로 순차적인 검증단계가 요구되고, 그 원리에 대한 후속연구도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