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證, 스타트업도 투자···판 커진 'STO 대전'

양지혜 기자 2023. 9. 1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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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001510)이 블록체인 스타트업인 '블록체인글로벌'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토큰증권발행(STO) 사업에 가속 페달을 밟았다.

SK증권이 블록체인글로벌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것은 STO 사업에 필요한 기반을 정교하고 빠르게 구축하기 위해서다.

SK증권 관계자는 "증권사 영업 구조와 블록체인 기술을 모두 잘 알고 있는 회사이기에 금융사가 투자할 수 있는 최대 지분을 인수했다"며 "SK증권 외에도 블록체인글로벌에 지분 투자를 고려하는 회사가 몇 곳 더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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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글로벌 '2대주주' 등극
삼성·한투證 등도 협력체계 구축
NH·KB·신한證은 이달 업무협약
여의도에 위치한 SK증권 사옥 전경. 사진제공=SK증권
SK증권이 지분을 인수한 블록체인글로벌. 사진제공=블록체인글로벌 홈페이지 캡처
[서울경제]

SK증권(001510)이 블록체인 스타트업인 ‘블록체인글로벌’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토큰증권발행(STO) 사업에 가속 페달을 밟았다. 금융투자 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토큰증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증권사와 금융사·기업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1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최근 블록체인글로벌 지분을 인수하면서 2대주주에 올랐다. SK증권이 토큰증권 관련 기업에 투자한 것은 지난 2021년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펀블’ 지분 인수 이후 2년만에 처음이다. 블록체인 글로벌은 2017년 6월 설립된 STO 플랫폼 구축 전문 기업으로 2021년 6억 원, 지난해 약 1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SK증권이 블록체인글로벌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것은 STO 사업에 필요한 기반을 정교하고 빠르게 구축하기 위해서다. 토큰증권 발행·유통에는 블록체인 핵심 기술인 분산 원장 방식의 계좌관리 시스템이 필수적인데 증권사 내부 정보기술(IT) 인력만으로는 이를 개발하기 어렵다는 게 SK증권 측 판단이었다. 김호영 블록체인글로벌 대표가 대신증권 등 증권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는 점도 SK증권이 투자 결심을 굳힌 지점으로 꼽힌다.

SK증권 관계자는 “증권사 영업 구조와 블록체인 기술을 모두 잘 알고 있는 회사이기에 금융사가 투자할 수 있는 최대 지분을 인수했다”며 “SK증권 외에도 블록체인글로벌에 지분 투자를 고려하는 회사가 몇 곳 더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최근 STO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는 금융투자 회사는 비단 SK증권뿐이 아니다. 앞서 SK증권은 지난달 말 삼성증권(016360), 우리은행과도 토큰증권 공동망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들은 해당 협약을 계기로 토큰증권 사업 모델을 공동으로 발굴하기로 약속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자체 기술 역량으로 토큰증권 플랫폼에 대한 기능 검증을 완료하고 관련 블록체인 지갑과 증권계좌 연계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SK증권처럼 토큰증권이 새로운 방식의 자금 조달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여러 업체와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006800)도 최근 하나금융그룹, SK텔레콤과 손잡고 토큰증권 생태계 확장을 위한 초대형 사업자 연합체인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를 구성했다. 또 이와 별도의 자체 토큰증권 실무협의체인 워킹그룹도 운영하고 있다. 이달 6일에는 콘텐츠 제작사인 게니우스와 투자사 쏠레어파트너스를 워킹그룹에 합류시켰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월 카카오뱅크(323410), 토스뱅크 등 인터넷 은행과 손을 잡고 ‘한국투자 ST프렌즈’를 구성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연내 분산원장 시스템을 구축하고 안정성·보안성 테스트를 마친 후 본격적으로 토큰증권 상품을 공급할 방침이다.

NH투자증권(005940)과 KB증권, 신한투자증권 역시 이달 토큰증권 컨소시엄 발족을 위한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들은 연내에 토큰증권 사업을 펼치기 위한 공동 기반 구축 사업도 발주할 계획이다.

업계는 토큰증권 법제화가 늦어지는 상황에서도 유력 증권사들이 STO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앞으로 더 강한 협력 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STO 사업은 증권사가 다른 기업들과 협업해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라며 “법제화가 이르면 내년 하반기쯤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MOU를 통해 영역을 확보해 놓으려는 증권사들의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지혜 기자 hoj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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