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산산 키즈의 힘…中 골프 이유있는 선전
세계랭킹 1위 인뤄닝 등 두각
학생 골프 대회 1년 1100개
여자 프로 대회도 올해 38개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도 영향
한국과 미국, 태국, 일본만 있는 게 아니었다. 최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중국의 돌풍이 거세다. 한 선수가 반짝 잘 치는 것이 아니다. 인뤄닝은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톱10에 7번 이름을 올리며 지난 12일자 롤렉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여기에 린시유는 톱10에 5번 들며 상금랭킹 10위에 자리하는 등 중국 골프의 존재감이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중국 골프가 강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2009년부터 중국여자프로골프협회(CLPGA)를 이끌고 있는 리훙 대표(사진)는 최근 중국 선수들의 선전 비결로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환경을 꼽았다. 리 대표는 "올해 중국에서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2019년과 비교해 28%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새롭게 골프를 시작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눈에 띈다"며 "학생 골프 인구가 늘어나면서 대회 수도 급격하게 많아졌다. 올해 중국골프협회(CGA)에 등록된 학생 골프 대회는 1100여 개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학생 골프 대회 수만 많아진 게 아니다. CLPGA가 주관하는 프로 대회도 올해 38개로 늘어났다. 지난해 27개와 비교하면 11개 대회가 더 열리는 것이다. 리 대표는 "유소년 골프 시장의 발전이 프로 대회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여자 프로골프 시장의 발전 속도가 인상적"이라며 "중국 골프계 관계자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중국 각 성의 스포츠국에서 골프 선수 육성에 공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골프가 채택된 것도 중국 골프가 발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리 대표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골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펑산산의 영향으로 프로골퍼라는 꿈을 갖게 된 학생들이 많다"며 "최근 LPGA 투어에서 맹활약하는 선수들 대부분이 올림픽 출전에 대해 남다른 욕심을 갖고 있다. 2016년부터 이어져 온 투자의 결과가 나타난다면 중국 골프의 위상이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박세리와 박인비를 보며 프로골퍼 꿈을 키운 박세리·박인비 키즈처럼 중국에는 펑산산 키즈가 있다고 했다. 리 대표는 "중국 선수 최초로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펑산산은 골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준 선수다. 수많은 학생이 골프에 관심을 갖게 하는 데 엄청난 영감을 줬다"며 "한 나라의 스포츠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롤모델이 있는 게 중요하다. 펑산산의 뒤를 이어 인뤄닝이라는 새로운 스타가 탄생한 만큼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LPGA 투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국 선수들이 많아진 또 하나의 이유로는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꼽았다. 중국 골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중국 주니어 선수들 중 거의 대부분이 LPGA 투어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등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한다. 1부 투어보다 더 주목해야 하는 건 하부 투어에서 활약하는 중국 선수들 숫자"라며 "확실한 꿈이 있는 만큼 2부 또는 3부에서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지난해 콘페리 투어에서 1위와 4위로 PGA 투어 출전권을 따냈던 위안예춘과 더우쩌청이 대표적인 선수"라고 설명했다. 리 대표는 한국 골프에 대해 인재 양성과 산업 모두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극찬했다. 그는 "한국은 10년 넘게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배출하고 산업 측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가장 인상적이었던 선수는 김주형이다. PGA 투어에서 20세 김주형이 우승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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