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르부르크링 2바퀴 완주한 고성능 ‘아이오닉 5 N’...비결은 바로 이것

이재덕 기자 2023. 9. 1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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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모터스포츠 서킷인 ‘뉘르부르크링’을 두바퀴째 주행 중인 아이오닉 5 N. 주행 중 배터리 온도는 46도, 최고 속도는 260km/h를 기록했다. 현대차 제공.

독일 중서부 뉘르부르크에 있는 모터스포츠 서킷인 ‘뉘르부르크링’은 한 바퀴(1랩)가 20.8㎞에 달한다. 코너는 154개, 코스 중 높낮이 차이는 300m에 이른다. 내연기관차량으로도 어려운 이 서킷을 순수 전기차로 고속 주파해낸 브랜드(양산차 기준)는 테슬라, 포르쉐 등 몇 안된다. 최근 여기에 현대자동차도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는 14일 서울 마포구 레이어 11에서 가진 ‘아이오닉 5 N 테크 데이’에서 최근 아이오닉 5 N으로 뉘르부르크링을 2바퀴 완주했다고 밝혔다.

김용재 현대차 남양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전기차를 레이스 서킷으로 가져가면 브레이크가 버티지 못하고, 배터리가 과열되면서 출력이 제한된다”며 “전기차가 레이스 서킷에 적합하지 않다는 편견을 깨는 것이 개발 목표였다”고 말했다.

박준우 현대차 상무(N브랜드매니지먼트실장)가 아이오닉 5 N 테크데이에서 아이오닉 5 N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특히 기계식 브레이크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제동방식이 필요했다. 브레이크는 차량 중량이 크고 속도가 빠를수록 마모가 심하다. 내열기관차 대비 40% 이상 무겁고 고출력의 전기차 특성상 기계식 브레이크만으로는 트랙 주행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전기차의 특징인 ‘회생제동’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했다.

연구소는 회생제동을 활용해 최대 0.6G 수준의 고감속 영역까지 에너지 회수가 가능한 ‘N 브레이크 리젠’을 개발해 아이오닉 5 N에 적용했다. 0.6G는 내연기관차에서 기계식 브레이크를 세게 밟아 급제동했을 때 감속도 수준이다. 특히 브레이크 잠김 방지 시스템(ABS) 제어 시에도 최대 0.2G까지 회생제동이 작동해 급격한 감속이 자주 발생하는 트랙 주행 상황에서 회생제동 작동 비율과 에너지 회수율을 높여 제동 부하를 최소화하고, 에너지 회수를 최대화해 오랜 시간 제동 성능 저하 없이 트랙을 달릴 수 있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아이오닉 5 N. 현대차 제공.

아이오닉 5 N에는 4세대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이 적용됐다. 배터리 시스템 구조를 단순화하고 배터리 케이스와 냉각 채널을 일체화해 배터리 셀과의 열전달 경로를 줄여 냉각 성능을 강화했다. 배터리 셀과 냉각 채널 사이에 적용된 방열 소재의 열전도도를 높여 방열 성능도 향상시켰다. 주행 시작 전에 적합한 온도로 배터리를 냉각하거나 예열해 최적의 주행 조건을 제공하는 ‘N 배터리 프리컨디셔닝’ 기술도 아이오닉 5 N에 적용했다.

현대차는 이날 행사에서 뉘르부르크링 1랩 주행에 걸린 시간(랩타임)은 공개하지 않았다. 박준우 현대차 상무는 “랩타임 경쟁을 하게 되면 재미있는 차를 만드는 것에서 멀어지게 된다”며 “N브랜드에서 이를 공식 발표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S 플레이드’는 7분25.231초에 뉘르부르크링 1랩을 완주한 바 있다. 주행 중 최고 속도는 288km/h를 기록했다. 이날 현대차가 공개한 영상에서 아이오닉 5 N의 뉘르부르크링 주행 중 최고속도는 260km/h였다. 양산차 기준 뉘르부르크링 랩타임 최고 기록은 메르세데스-AMG의 하이브리드 하이퍼카 ‘메르세데스 AMG 원’이 세운 6분 35.183초로, 주행 중 최고 속도는 338km/h였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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