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라면 환갑 맞아 '넥스트' 공개한 29살 오너3세
비전선포식서 29세 오너 3세 전면에
창업주 전중윤 손자 전병우 SCO
"전에 없던 새로운 식문화 만들 것"
1조클럽 진입 앞두고 대변신 예고
“100년 전엔 햄버거가 없었고, 70년 전엔 라면이 없었습니다. 늘 어렵고 필요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했던 것처럼 시간이 걸린다 해도 새로운 개념의 식품을 만들어내겠습니다"
14일 서울 종로구 누디트익선에서 열린 ‘삼양라면 출시 60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 이날 무대에 오른 여러 삼양라운드스퀘어(舊 삼양식품(003230)그룹) 경영진 중 단연 관심을 끈 인물은 전병우(29) 전략기획본부장(CSO)이었다. 전중윤 창업주의 손자이자 김정수 부회장의 아들인 전 본부장은 사실상 처음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며 회사의 미래 비전을 직접 밝혔다. 전 본부장은 약 50분에 걸쳐 진행된 발표와 질의 응답을 주도하며 삼양라운드스퀘어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가 밝힌 미래 비전의 주요 골자는 과학과 문화의 융합이다. 과학기술 기반의 ‘푸드케어’와 문화·예술 기반의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를 두 축으로 식품 뿐 아니라 유전자 연구를 바탕으로 한 예방의학, 글로벌 푸드 콘텐츠 디지털 플랫폼 등까지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먼저 전 본부장은 새롭게 바뀐 그룹명과 기업 이미지(CI)에 대해 설명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라는 새 명칭은 하늘과 땅, 사람을 풍족하게 만든다는 기업 철학 ‘삼양(三養)’에 음식과 문화를 의미하는 '라운드', 과학기술을 뜻하는 '스퀘어'를 더해 만들었다. 바뀐 CI 역시 동그라미와 네모가 맞물려 교집합을 형성한 듯한 모양이다. 해당 작업을 전두지휘한 전 본부장은 “라운드 모양에는 즐거움을 바탕으로 한 문화·예술, 스퀘어 모양에는 이성을 바탕으로 한 과학기술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본부장은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등 생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개인 맞춤형 식품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해 음식으로 질병을 예방하는 푸드케어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삼양스퀘어랩(舊 삼양중앙연구소)는 의료기관과 협력해 개인 별 메타데이터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사람 별로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어 보다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고, 예방의학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그 중에서도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식물성 단백질 시장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본부장은 “식물성 단백질이야말로 과학기술과 문화·예술 기로에 서 있다”며 “콩, 대체육, 팔라펠 등 단편적인 음식이 아닌 하나의 독자적 식문화로 인정받는 식물성 단백질 활용한 식품을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아시아 최대 규모인 600만평의 삼양라운드힐(舊 삼양목장)이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덧붙였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더 즐거운 식문화를 만들기 위해 콘텐츠 플랫폼, 글로벌 커머스도 구축할 예정이다. 삼양애니를 필두로 전세계적인 인기를 이끌어 냈던 ‘불닭챌린지’와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플랫폼 기반 글로벌향 푸드 콘텐츠부터 ‘한국의 매운맛(K-spicy)’을 핵심으로 하는 푸드컬쳐 커머스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이른바 ‘이터엔터테인먼트’를 새롭게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양애니는 영향력 있는 미디어 플랫폼과 푸드컬쳐 커머스 플랫폼을 만들 예정이다. 전 본부장은 “영양학적인 측면에서 더 좋은 음식을 먹으면 건강해진다는 것을 알지만, 실천하기에는 어렵다”며 “정서적, 문화적 차원에서 더 즐거운 식문화를 만들어 이트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 본부장은 새로운 사업 분야 개척에 앞서 구성원들에게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신사업은 형성돼 있는 산업에 진입하는 것이 아닌, 실현 안 된 영역에 들어가는 부분이 많다 보니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함께하게 될 구성원들이 좀 더 도전적이고, 파괴적인 한편, 융합적인 사고를 하는 게 비전 실현의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한편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액이 9090억 원으로 올해 ‘1조원 클럽’ 진입을 앞두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불닭 브랜드 누적 판매량이 50억 개, 누적 매출액 3조 원을 돌파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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